글로벌 스탠다드라 하지만 여전히 영미권 음악이 세계 음악 시장을 주도 하고 있습니다. 음악 시장의 규모 면에서는 미국이 압도적으로 크지만(심지어 일본이 영국보다 두 배 이상 크지만) 영국은 언제나 걸출한 뮤지션들을 배출해내며 그 중심에서 밀려난 적이 없습니다. 들여다보면 그 뿌리엔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단단하고 두터운 인디신이 있습니다. 영국에서 주목받는 밴드들은 성공을 위해 런던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다시 세계로 뻗어 나갑니다. 2017년의 런던, 주목받는 신예 뮤지션들을 소개합니다.

 

리버풀 출신의 반항아, 루이스 베리(Louis Berry)

이미지- Louis Berry 페이스북

루이스 베리(Louis Berry)는 1992년생으로 리버풀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조니 캐쉬(Jony Cash) 같은 로큰롤 뮤지션에게 영향을 받은 루이스 베리는 2015년 첫 싱글 <Rebel>을 발표한 후 리버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곧바로 2016년 싱글 <.45>, <Nicole>, <Restless> 등을 발표하며 영국에서 주목받는 아티스트가 되었습니다. 그의 노래를 듣다 보면 영국 특유의 거친 억양이 귀를 사로잡습니다. 악센트 때문일까요? 반항적인 스타일은 어딘가 제이크 벅(Jake Bugg)을 닮은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고집이, 그가 추구하려는 음악이 요즘과 달라서 오히려 개성 있어 보입니다. 루이스 베리는 많은 공연과 페스티벌로 경험을 쌓으며, 빠르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2017년 발표한 싱글 <She Wants Me>, <25 Reasons>로 루이스 베리는 런던에서 데뷔 앨범이 가장 기대되는 뮤지션이 되었습니다. 대니 보일(Danny Boyle) 감독의 <트레인스포팅>(1997)이 떠오르는 ‘25 Reasons’ 뮤직비디오를 보며 그의 정규 1집을 손꼽아 기다려 봅니다.

 

엠버 베인이 탄생시킨, 재패니즈 하우스(The japanese house)

이미지- The japanese house 페이스북

재패니즈 하우스(The japanese house) 버킹엄셔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의 앰버 베인(Amber Bain)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재패니즈 하우스란 이름은 엠버 베인이 유년시절에 가족과 함께 머물렀던 일본식 집에서 가져왔다고 하는데, 재미있게도 이 집의 소유는 배우 케이트 윈슬렛이라고 합니다. 2015년, 밴드 1975의 드러머 (George Daniel)과 함께 작업한 EP <pools to bathe in>을 시작으로 <Clean>, <Swim Against the Tide>, <Saw You In A Dream> 등 총 4장의 EP 앨범을 발매했고, 주로 인디 팝과 드림 팝을 다루고 있습니다. BBC, Bedets, Herts and Bucks에서 라이브를 하며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이후 휴 스테판(Huw Stephens)과 처치스(Chvrches)의 지지를 받으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커트 코베인 처럼 왼손으로 일렉 기타를 치는 매력 넘치는 이 아티스트는 이제 겨우 22살입니다. 하지만 ‘BBC 사운드 오브 2017’의 후보에 오르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습니다. 비치 하우스(Beach House)나, 콕토 트윈스(Cocteau Twins) 같은 뮤지션을 좋아하셨다면, 재패니즈 하우스를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런던에서 성장하고 있는, 지오울프 (Geowulf)

이미지- Geowulf 페이스북

지오울프(Geowulf)는 기타를 맡고 있는 스타 켄드릭(Star Kendrick)과 보컬 토마 벤자닌(Toma Banjanin)으로 이루어진 혼성듀오입니다. 호주 출신인 이들은 몇 년 전부터 런던에 거주하며 곡을 쓰기 시작했고, 2016년 7월 음반사 37 Adventures를 통해 첫 번째 트랙인 'Saltwater'를 발표했습니다.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팀은 제가 하고 있는 밴드 ADOY와 아주 작은 인연이 있습니다. 싱글로 발표한 ‘Laika’가 작년에 영국의 인디 차트에 올랐는데, 그때 차트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던 노래가 바로 'Saltwater' 였습니다. 어찌 보면 비슷한 시기에 데뷔를 한 셈인데요. 제목과는 달리 아주 청량한 사운드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멤버들이 호주 해안가 출신이라서 그런지 카디건스(The Cardigans), 비치 하우스(Beach House), 매지 스타(Mazzy Star), 비치 보이스(The Beach Boys) 등의 뮤지션을 좋아하고, ‘비치 팝(Beach pop)’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듣고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이들의 노래를 놓치지 마세요.

 

마음 내키는 대로 하는, 올리버 트리(Oliver Tree)

LA 기반의 싱어송라이터/프로듀서 올리버 트리(Oliver Tree)는 맥 드 마르코(Mac DeMarco)를 닮은 것 같기도, 토로 이 모아(Toro Y Moi)를 닮은 것 같기도, 짐 캐리(Jim Carrey)를 닮은 것 같기도 합니다. 노래도 딱 4곡 밖에 없습니다. ‘When I'm Down’, ‘Welcome To LA’, ‘All I Got’, ‘Cheapskate’. 하지만 이 곡 들은 팝적이면서, 록적이고, 힙합적이면서, 일렉트로닉합니다. 곡 여기저기서 기발한 유머 감각이 돋보이는 놀라운 보컬 레인지를 보여줍니다. 츄리닝을 입고 바가지 머리를 한 올리버 트리는 런던의 인디 차트에서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재밌는 걸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고 점점 많아지면 어느새 유행이 됩니다. 인디 음악은 상업적인 면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장 큰 매력이 있습니다.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하는 거죠. 여기 그걸 아주 잘하는 뮤지션이 있습니다. 바로 올리버 트리입니다.

 

Writer

지큐, 아레나, 더블유, 블링, 맵스 등 패션 매거진 모델로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 개러지 록밴드 이스턴 사이드킥(Eastern Sidekick)과 포크밴드 스몰오(Small O)를 거쳐 2016년 초 밴드 아도이(ADOY)를 결성, 팀 내에서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다. 최근 첫 에세이집 <잘 살고 싶은 마음>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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