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ME>(New Musical Express) 매거진은 1952년 창간된 영국의 음악 잡지다. 원래는 신문의 음악 칼럼에서 시작해 1980년대에 이르러 잡지로 거듭났다. 올해 70주년을 맞이한 매거진은 격동적인 음악의 역사를 목격하고 발 빠르게 담아왔다.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을 맞이하며 2018년 이후로는 종이 간행물을 발행하고 있진 않지만, 매주 발행하던 <NME> 매거진의 커버 속엔 아이코닉한 음악적 사건들이 담겨있다.

 

비틀즈 <Fab Four: The Beatles, 11 October 1963>

이미지 출처 © <NME>

<NME> 신문은 1960년 대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발행 부수를 자랑했다. 여기에 크게 기여를 한 것이 바로 비틀즈의 등장이다. 비틀즈는 1963년 데뷔 정규 앨범 <Please Please Me>를 발표하고, 예사롭지 않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매거진은 역사상 가장 거대한 팝 그룹 중 하나가 되기 직전의 그들을 포착하여 커버에 싣는다. 이제는 비틀즈를 설명하기 위해 굵직하고 무게감 있는 단어들이 필요하지만, 당시 비틀즈의 데뷔를 목도한 에디터는 ‘흥미롭고 역동적이며 환상적이다'라며 명쾌하고 간단하게 밴드를 소개하고 있다.

비틀스 ‘Love Me Do’

 

너바나 <Nirvana: American rock phenomenon of 1991’>

이미지 출처 © <NME>

너바나의 첫 <NME> 커버 이미지다. <NME>는 당해 전설적인 앨범 <Nevermind>를 막 발표한 너바나 신드롬을 커버에 담았다. 너바나의 두 번째 앨범은 발매 당시 100만 장이 팔렸다. 현재까지는 전세계에서 3,000만 장 이상 팔린 역대 가장 잘 팔린 앨범 중 하나다. 하지만 당시 소속사는 앨범이 이렇게까지 잘 될 줄 모르고 LP를 4만 장만 제작했다고 한다. 시들어가던 록음악 신에 이례 없는 신드롬을 불러온 언더그라운드 밴드. 너바나는 <NME>와의 인터뷰 중 자신들의 초기 팬들이 이번 앨범에 혹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다고 얘기하고 있다.

너바나 ‘Smells Like Teen Spirit’

 

블러 vs 오아시스 <The battle of Britpop: Blur vs Oasis, 12 August 1995>

블러냐 오아시스냐. 현재까지도 유효한 질문이 이때부터 시작됐다. 너바나의 성공 이후, 영국에서도 이들을 필적할 밴드를 배출하기 위한 노력이 벌어지고 있었다. 블러는 음악성은 뛰어나지만, 뚫고 올라갈 뚜렷한 정체성이 필요한 상태였다. 이때 오아시스가 등장한다. 오아시스는 등장부터 신드롬을 예고했다. 두 밴드가 음악적 라이벌 관계로 불리기 시작한 데에는 여자 관계부터 시작해 정치적인 이유까지 복잡한 이유들이 있지만, 이런 라이벌 관계가 두 밴드에게는 손해볼 것 없는 장사였다. NME 매거진은 역사적인 라이벌 관계를 커버에 실었고, 이는 지금까지도 블러와 오아시스의 오래된 라이벌 역사를 보여주는 아이코닉한 커버가 되었다.

블러 ‘Song 2’
오아시스 ‘Wonderwall’

 

에이미 와인하우스 <Back to black: Amy Winehouse, 30 July 2011>

찬란한 미소가 담긴 흑백사진. NME 매거진은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마지막을 어떠한 문구도 없이 그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장식했다.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27살이라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빛과 어둠 사이에서 몸부림치던 그는 사진에서만큼은 평온해 보인다.

 

노엘 갤러거 <NME 60 birthday issue, 29 September 2012>

영국의 음악 매거진 <NME>, 그들의 60년 역사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커버가 아닐까. 노엘 갤러거는 자신의 얼굴이 실린 과월호를 손에 든 채 사진기 앞에 섰다. <NME> 매거진이 영국을 대표하는 뮤지션과 역사를 함께 해왔다는 사실이 한 장의 사진에 축약된다. 60주년을 맞이해 잡지는 총 8개의 스페셜 커버로 발행되었는데, 다른 호에는 리암 갤러거가 같은 컨셉으로 담겼다는 것 역시 재미있는 사실이다.

노엘 갤러거 <High Flying Birds> ‘If I Had A Gun…’

 

리한나 <Holy smoke: Rihanna, 18 September 2015>

리한나의 커버 사진은 매거진의 새로운 역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순간이다. 커버 사진의 맨 위쪽 글씨를 잘 찾아보면 ‘가격은 티셔츠에서 확인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리한나는 ‘무료’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매거진이 무료 배포 간행물로 전환되었음을 전달하고 있다. 인터뷰에서는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는 리한나의 자유로움에 대해서도 다룬다. 지금도 우리를 애타게 만드는 리한나는 2013년부터 앨범을 발표하지 않아 해당 인터뷰에서도 이에 대한 얘기가 주로 다뤄지고 있다.

리한나 ‘BItch Better Have My Money’

 

Writer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신샘이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