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언더그라운드 파티를 대표하는 크루들을 소개한 지난 2회에서는 특정 클럽들을 대표하는 크루에 대해 소개했다면, 이번에는 특정 클럽을 대표하기보다 여러 공간들을 서포트하고, 새로운 베뉴들을 찾아 떠돌며 파티를 만드는 크루들에 관해 소개하고자 한다.

 

1. BNS KREW

사진 출처= BNS KREW 페이스북

2011년부터 지금까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크루 중 하나인 BNS KREW는 ‘2014 Miller Soundclash’ 세계 결승 3위에 빛나는 바가지 바이펙스 써틴(Bagagee Viphex13)과 ‘2004 Heineken Thirst’ DJ 컴피티션 우승자인 에어믹스(Airmix), ‘2015 Miller Soundclash Korea’ 우승자인 바리오닉스(Baryonyx) 등 세 명의 디제이와, 비주얼을 맡은 VJ 나인(Nine), VJ 신(Sinn), 호스피탈포토그래프(Hospital Photograph)가 함께 하는 크루다. 멤버 모두 북방형의 얼굴인 데다, ‘잘 생기지 못한 우린 갈 곳이 없다’라고 해서 북방 NO 스페이스(BNS)라 이름 지었다는 이들은 추구하는 음악의 분위기와는 달리, 언제나 예상치 못한 코믹한 컨셉의 포스터와 영상으로 자칫 어두워 보일 수 있는 클럽 문화의 이미지를 환기해주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즐거운 분위기와 함께 월드클래스의 디제잉를 느끼고 싶다면 언제 열릴지 모르는 파티를 기다리며 이들의 움직임을 주목하자.


ㅣBNS KREWㅣ페이스북

 

2. NBDKNW

사진 출처=인스타그램 @YOUNGINSEOUL

NBDKNW(Nobodyknows)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언더그라운드 크루이자 뮤직 플랫폼이다. 2015년 한예종에서 열렸던 Danja Gunz의 Djing Workshop 'Spin That Shit’을 계기로 모인 이후, 트위터에서의 해시태그로 시작한 파티 시리즈 '#야솔직히오늘은여기아니냐’라는 이름으로 2016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소목장 세미’로 알려진 Seesea를 비롯, 전시 기획과 평론을 하며 전시 공간 ‘개방회로’를 운영하는 !an Bahc, 그래픽 디자이너 Leevisa, 프로듀싱에서 디제잉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PPUL과 Sindo, 경영학을 전공한 Frikimo, 파운더 Danja Gunz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클럽에 국한되지 않은 파티를 열며, 프로듀싱과 디제잉 워크샵 같은 다양한 방식의 전개로 클럽 음악의 경계를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ㅣNBDKNWㅣ페이스북

 

3. FUNK ME

2015년 2월 문래동 철강단지에서 처음 열린 Warehouse 파티를 기점으로 시작된 FUNK ME 크루는 건축가이자 크루 내 디렉터인 이준선, 미술가이자 음악가인 윤영완, 설치미술가 황현호, JYP 레코딩 엔지니어 출신 디제이 DJ Wake, Terry, Glow가 멤버다. 미술과 파티를 결합한 흥미로운 형태의 파티를 제시하는 이들의 지난 1주년 파티는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 제1장 ‘두 개의 세계’를 컨셉으로, 사진스튜디오로 사용되고 있는 한남동의 단독주택에서 진행했다. 건물의 두 개 층을 스테이지로 하여 층마다 각기 다른 컨셉의 전시와 그에 어울리는 음악을 연출한 유니크한 파티로 빠르게 입소문이 나고 있다.


ㅣFUNK MEㅣ페이스북

 

4. LFO.

‘Low Frequency Operators.’의 줄임말인 LFO.는 테크노를 기반으로 한 크루이자 레이블이다. DJ 겸 프로듀서인 E.you, Klof, Alexa, Aain, Cy Nico와 VJ Team CPR(Terry, Nahsol, Yeowa)로 이루어진 이들은 세 명의 DJ와 세 명의 VJ로 구성된 만큼 언제나 음악과 영상의 결을 함께하며, 마치 여행을 하는 듯한 독특한 파티를 만들어 낸다. 트렌드에 상관없이 자신들만의 아카이브를 통해 독보적인 무브먼트를 선보이는 이들은 대중적인 시선으로 보았을 때 화려하진 않지만 결과물에 있어 항상 진중한 애티튜드로 높은 퀄리티의 파티를 만들어 내고 있다.


ㅣLFO.ㅣ페이스북


Writer

GRAYE는 군산 출신의 프로듀서다. 비트 신의 음악을 탐구하는 것으로 시작해, 전시와 무용 등 다방면의 예술 세계를 만나는 것으로 꾸준히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13년 [MON] EP로 인상적인 데뷔를 치렀고 [{notinparis}], [Junk Pixel/Empty Space] 등의 음반을 발표했다. 토키몬스타(TOKiMONSTA), 온라(Onra) 등의 내한 파티에서 오프닝을 맡는 동시에 '소음인가요', 'Crossing Waves' 등의 전시에 참여하고 'Fake Diamond' 무용 공연에 뮤직 수퍼바이저로 참여하는 등 현재 한국 비트 뮤직 신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GQ KOREA는 그를 ‘6인의 비트메이커’로 선정했고, [Junk Pixel/Empty Space]는 린 엔터테인먼트가 꼽은 2015년 한국 팝 싱글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