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영화제와 시상식을 휩쓸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아온 <라라랜드>가 국내 극장가에 첫발을 디뎠다. 그동안 <라라랜드>를 무작정 기대하게 만든 이유는 상당부분 <위플래쉬>와 그것을 연출한 다미엔 차젤레 감독의 공이 컸다. 그러나 앞으로 <라라랜드>에 쏟아질 호평은 고스란히 영화 자체의 몫일 것이다. ‘LA’를 지칭하는 ‘라라랜드’에서 만난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다채로운 음악, 춤과 함께 아름답게 펼쳐진다. 듣기만 해도 설레는 곳, <라라랜드>가 있는 극장으로 가야할 이유를 소개한다.

 

#<위플래쉬>에 앞서는 감독의 애정 어린 작품

2015년 개봉한 <위플래쉬>는 천재 드러머를 갈망하는 학생과 그의 광기가 폭발할 때까지 몰아치는 폭군 선생의 모습을 그리며, 관객들에게 충격에 가까운 전율을 안겨줬다. 당시 30세의 젊은 신인 감독 다미엔 차젤레의 작품은 이례적으로 ‘2015년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로도 지명되었고, 그 외 다수의 영화상을 휩쓸었다. 덕분에 차기작 <라라랜드>는 공개 전부터 상당한 주목을 모았지만, 사실 전작 <위플래쉬>보다 먼저 쓰였던 작품이다. 제작 지원을 받기 어려웠던 신인 감독은 절치부심으로 <위플래쉬>를 완성했고, 이 작품의 세계적인 흥행에 힘입어 감독의 오랜 소망인 <라라랜드>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의 아름다운 재회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2011)와 <갱스터 스쿼드>(2013)에서 커플로 연기한 바 있는 엠마 스톤과 라이언 고슬링이 LA에서 화려하게 재회했다. 다소 빛을 발하지 못했던 전작과 달리, 두 배우의 만남은 그 자체로 화제를 모으며 영화의 비주얼과 음악에 대한 기대를 더했다. 특히 두 배우가 직접 부른 OST ‘City of Stars'와 ‘Audition’은 적재적소에 다양한 편곡으로 울리며 작품 전반의 분위기를 아우른다. 목소리뿐 아니라 철저한 노력 끝에 탄생한 그들의 열연은 단연 영화의 아름다움을 주도한다.

최고의 멜로 영화로 손꼽히는 <노트북>(2004)에서 사랑에 헌신하는 순정남을 보여주며 주목받기 시작한 라이언 고슬링은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2013), <킹메이커>(2011), <드라이브>(2011) 같은 영화를 거치며 더욱 다양한 역량을 증명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더욱 새로운 능력을 발휘한다. 라이언 고슬링이 맡은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은 전통 재즈의 부활을 꿈꾸며 자신의 클럽을 차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살아간다. “재즈는 미래에 관한 것이다”라고 말하는 친구 ‘키이스’(존 레전드)와 마찰을 빚기도 하는 신념 곧은 인물이다. 라이언 고슬링은 이러한 캐릭터를 완벽히 연기함과 동시에 감춰왔던 음악적 재능을 선보였다. 그는 영화를 위해 몇 개월 동안 피아노 연습에 매진했고, 영화에서 손가락만 나오는 장면까지도 대역없이 완벽하게 연주했다. 그랜드피아노 앞에 앉아 음악에 심취해 연주하는 재즈 피아니스트의 자연스러운 모습은 온전히 그의 것이다. 

엠마 스톤은 <라라랜드>로 ‘제73회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파 배우로 한층 올라섰다. 첫 주연을 맡았던 <이지 A>(2010)에서 발랄한 존재감을 또렷이 새긴 그는 최근 우디 앨런의 <이레셔널 맨>(2015)과 알레한드로 곤잘레스의 <버드맨>(2014)에서 거장 감독들과 호흡을 맞추며 할리우드 차세대 배우로 자리매김 해왔다.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현시대 가장 훌륭한 여배우 중 하나임이 틀림없다”고 말하며 엠마 스톤의 연기를 극찬했다. 계속되는 실패에도 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배우 지망생 ‘미아’로 분한 엠마 스톤은 역할을 위해 노래와 탭댄스, 왈츠 같은 춤까지 오랜 기간 준비하며 캐릭터에 완벽히 동화됐다. 엠마 스톤과 라이언 고슬링의 노력은 춤과 노래를 통해 여실히 관객에게 전해질 것이다.

 

#전에 없던 장르와 음악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데뷔작 <가이 앤 매들린 온 어 파크 벤치>(2009)와 유지니오 미라 감독의 <그랜드 피아노>(2013)의 각본을 맡았을 때도 ‘음악’이라는 소재를 다뤄왔다. 게다가 <위플래쉬>에서는 빅 밴드와 드럼 연주를 통해 웅장한 재즈를 들려주었다. <라라랜드>에서는 재즈를 향한 애정을 다시금 드러내면서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춤을 함께 선보이는 뮤지컬 형식을 취했다. 특히 <사랑은 비를 타고>(1952), <톱 햇>(1935), <쉘부르의 우산>(1964), <스윙 타임>(1936) 같은 고전 뮤지컬 영화로부터 영감을 받아, 클래식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도 진부하지 않은 현대적 감각의 영화를 완성했다. 단순히 음악 영화 혹은 뮤지컬 영화라고 단정하기엔 부족한, 새로운 장르의 매력을 발산한다.

▲ <라라랜드> OST 'City of Stars' (Duet ft. Ryan Gosling, Emma Stone)

극 중 세바스찬의 친구이자 재즈스타 ‘키이스’를 맡은 존 레전드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10번의 그래미어워드 수상을 비롯 최고의 R&B 싱어송라이터로 꼽히는 존 레전드가 영화 OST에 직접 참여했다. 동시에 극 중 뮤지션을 연기하며 배우로서의 면모도 톡톡히 드러낸다. 또한 다미엔 차젤레 감독과 하버드 동문으로도 알려진 음악 감독 저스틴 허위츠가 <위플래쉬>에 이어 <라라랜드>의 음악을 맡았다. 저스틴 허위츠 음악 감독이 각본 작업까지 함께 참여하며 만들어낸 음악들은 영화의 서사를 밀도 있게 아우른다.

 

 #안팎으로 끊임 없는 미장센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고전 영화를 향한 애정을 영상에도 고스란히 반영했다. 1950년대 할리우드 영화들이 주로 사용하던 2.55:1 비율의 시네마스코프 사이즈로 촬영한 화면은 고전미를 살리면서도 결론적으로 영화의 영상미를 돋보이게 한다. 가로비가 훨씬 넓은 화면에 담긴 <라라랜드>의 장면은 그래서 더욱 화려하고 독특한 느낌이다. 1949년에 문을 연 재즈 클럽과, 레돈도 해변의 라이트하우스 카페, 그리피스 공원 천문대 같은 전설적인 장소를 배경으로 한 장면들에서 그 효과를 여실히 볼 수 있다.

영화를 이루는 다채로운 색깔은 영상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배우들의 빈티지 의상들은 흑백과 컬러를 넘나들며 극의 분위기를 조절한다. 마치 동화 같은 푸른 빛의 밤하늘이나, 왈츠를 추는 엠마 스톤과 라이언 고슬링의 뒤로 펼쳐지는 분홍빛 노을 등은 <라라랜드>를 더욱 특별하고 사랑스럽게 만든다.

▲ <라라랜드> 메인 예고편

 (메인이미지=<라라랜드>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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