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블레어 위치> 속편은 3분 만에 입장권이 매진되며 흥행을 예고한바 있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 연휴에 개봉해 동시기 개봉작 중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2주 만에 제작비 5백만 달러의 4배에 가까운 수입을 기록하였다.

<블레어 위치 2016> 예고편

영화의 오리지널은 무명이었던 다니엘 미릭(Daniel Myrick)과 에두아르도 산체즈(Eduardo Sanchez)의 순수한 인디영화 프로젝트였다. 둘이서 6만 달러를 갹출하고, 중소형 배급사 아티잔(Artizan Entertainment)으로부터 30만 달러를 투자받아 저예산 모큐멘터리로 제작한 <블레어 위치>가 1999년 개봉했다. 핸드헬드 카메라의 흔들리는 화면과 검은 화면에서 들리는 오싹한 소리를 영리하게 사용하여 관객들의 몰입도를 최대한 끌어냈고, 배급사의 입소문을 이용한 홍보전략은 흥행 돌풍으로 이어졌다. 결과는 제작비의 650배 수익으로 나타났고, 이는 인디영화에서뿐만 아니라 역대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았다.

원작 <블레어 위치> 예고편

원작의 성공 후, <블레어 위치>는 속편을 향해 17년 동안 표류한다. 아티잔은 이듬해 <블레어 위치> 소재를 이용하여 전혀 다른 스타일의 <Book of Shadow: Blair Witch 2>를 내놓았는데, 전작의 명성 덕에 흥행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지만, 평가는 썩 좋지 않았다. 그 후 2003년 아티잔이 대형 배급사 라이온스게이트(Lionsgate)에 인수되면서 공은 라이온스게이트로 넘어갔다.

영화 <Blair Witch 2: Book of Shadows> 예고편

라이온스게이트는 오리지널 영화의 엄청난 신화에 걸맞은 작품을 내기 위해 장고에 장고를 거듭했다. 수차례 스토리라인과 감독이 교체되는 진통을 겪으면서, 이른바 흥행 대작의 속편 개발에서 흔히 생기는 ‘Development Hell’에 빠진 듯했다. 결국 원작의 두 감독도, 이름있는 감독도 아닌, 저예산 슬래셔 영화를 주로 만들던 무명작가 사이먼 배릿(Simon Barrett)과 아직 무명이긴 하지만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와 일본 공포영화 <데스노트>의 할리우드판 감독으로 발탁된 애덤 윈가드(Adam Winggard)의 제안을 선택하였다. 오리지널 <블레어 위치>의 광팬이기도 한 이 듀오는 지난 3년간 철저한 보안 속에서 시나리오를 같이 쓰고 신속히 촬영을 끝내, 올해 6월 ‘코믹콘(Comic Con)’에서 <더 우즈>라는 가짜 제목으로 시사회를 진행하였다.

<블레어 위치> 제작진 인터뷰(코믹콘 2016)

<블레어 위치> 속편이 전작의 흥행 기록을 넘어설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공포의 판도가 뒤집힌다”([Bloody Disgusting]), “이 시대의 공포영화 중 가장 놀랍다”([The Daily Beast]), “블레어 위치의 재발견”([Crave Online]) 같은 호평을 받았고, 첫 주 대비 둘째 주의 성적이 괜찮았다는 점에서 청신호가 들어왔다. 전작도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대박을 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 11월에 개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