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co Buarque 앨범 <Construçᾶo>에 수록된 ‘Construçᾶo’ 실황

그는 세계적인 석학 세리지우 부아르키 데 올란다(Sergio Buarque de Hollanda)의 아들로, 어릴 적부터 문학과 음악에서 재능을 보이다가 결국 보사노바 음악에 매료되어 전공인 건축 대신에 음악의 길을 택했다. 1960년대 극작가와 가수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그는, 1964년 브라질에서 군사 쿠데타가 발발하자 이에 반발하여 검열을 무릅쓰고 독재정권을 비판하는 음악과 희곡을 만들었다. 그의 작품은 정권과 끊임없이 부딪히면서 희곡 <호다 비바>(Roda Viva)가 문제가 되어 실형을 살기도 했으며, 그가 만든 모든 노래가 전면 금지를 당하기도 하였다. 결국 도망치듯 해외로 떠나 이탈리아 로마에 머물기도 했으나, 고국으로 돌아와 뜻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작품 활동을 통하여 독재정권에 항거하였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초반에 걸친 그의 작품 중 상당수가 독재정권을 비난하는 의미를 내포했는데, 로마에서 돌아온 직후 출반한 여덟 번째 정규 앨범 <Construçᾶo>(1970)가 대표적인 앨범이다.

앨범 <Construçᾶo>에 수록된 ‘Cotidiano’

부아르키의 대표작 <Construçᾶo>는 많은 평론가들이 브라질 역대 최고의 앨범으로 선정했으며, 앨범의 타이틀곡은 2009년에 롤링스톤지가 브라질 최고의 노래로 선정한 바 있다. 이 앨범이 출반된 1971년은 브라질 군사정부가 가장 혹독한 방식으로 통치했던 시기인데, 여기에 수록된 10곡에는 보사노바와 MPB(Popular Brazilian Music) 등 폭넓은 음악 장르로 정권을 비난하는 은유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네 번째 트랙인 타이틀곡 ‘Construçᾶo’(Construction)은 브라질 역대 최고의 명곡으로 자주 거론되는 노래로, 건설 노동자의 비인간적인 처우와 정부의 권위적인 정책에 항의하는 내용을 담았다. 여섯 번째 트랙 ‘Olha Maria’는 보사노바의 거장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과 공동 작곡하였고 미국에서 온 재즈 기타리스트 리 릿나워(Lee Ritenour)가 함께 연주에 참여하였다.

앨범 <Construçᾶo>에 수록된 ‘Olha Maria’

그가 약 60년 동안 출반한 50장가량의 앨범에는 중남미 국가들의 정치적 현상을 비난하는 견해가 강하게 표출되어 있다. 포르투갈어 단어 중 ‘cala-se’(shut-up)과 ‘calice’(chalice, 성배)가 발음이 비슷한 점에 착안하여, 군정에 항의하는 내용을 은유적 가사에 담았던 에피소드는 유명하다. 부아르키의 데뷔작이나 다름없는 앨범 시리즈 <Chico Buarque de Hollanda>(1966~1970)의 커버에 담긴 두 장의 사진은 최근에 ‘행복한 시쿠’와 ‘슬픈 시쿠’를 상징하는 인터넷 밈으로 활용될 정도로 그는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그는 뮤지션 외에도 10여편의 장편 소설과 대여섯 편의 연극 시나리오를 쓴 작가였으며, 2019년에는 포루투갈어 문학의 가장 중대한 상인 카몽이스 상(Camoes Prize)을 받았다. 열광적인 축구 팬이기도 한 그는 여전히 보사노바로 대표되는 브라질 문화의 살아있는 아이콘이다.

행복한 시쿠와 슬픈 시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