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각종 경연 프로그램만 다섯 차례 출연한 가수가 있다. 여러 프로그램의 본 방송에서 공식적으로 소화한 노래만 추려도 20곡이 넘는다. 노래 잘하는 이들이 잔뜩 모인 <보이스 코리아>(2012)와 <싱어게인 – 무명가수전>(2020)에서는 준결승과 파이널에 올랐다. 언뜻 발라드와 R&B 혹은 재즈가 잘 어울리는 목소리 같지만, 각종 장르를 섭렵한 아이돌 그룹 활동도 이어가고 있고, 지난해 <리지>로 뮤지컬에도 데뷔했다. 게다가 그 모습과 목소리가 전부 잘 어울리는 것을 넘어 그로부터 진심이 뚝뚝 묻어난다.

 

이소정의 그럴 법한 진심

가수를 향한 다양한 수식 가운데 ‘진심을 다해 노래를 부른다’라는 말은 너무 상투적이다. 비단 가수나 아티스트가 아니더라도 자기 일에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게 이들이 세상에 어디 한둘일까? 그런데 때때로 그 말이 입바른 말 아닌 유독 진실처럼 우리 마음에 꽂혀 그럴 법하게 보이게 하는 순간이 혹은 목소리가 있다. 이소정은 지난 행보와 여러 차례 반복해 말해온 인터뷰를 통해, 무엇보다 노래하는 순간들을 통해 그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진솔한 지 묵묵히 증명해왔다. 그저 가만히 노래만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끊임없이 무대에 올라섰다.

어느새 레이디스 코드로 데뷔한 지 9주년, 솔로로 데뷔한 지 5주년이 되었다. <보이스 코리아> 출연 이후로는 10년이다. 큰 아픔을 겪기도 하며 잠시 쉬어 갈 수도 있지만, 이소정은 긴 휴식 없이 노래의 시간과 장소를 자신의 자리로 것으로 여겨 왔다. 타고난 목소리의 매력이 귀를 사로잡지만 그보다 더욱 완성도 높은 가창과 갈수록 발전하는 감정 전달은 자연스럽게 그의 다음 노래와 이야기를 궁금하게 한다.

 

이별 순간의 진심에 관하여

“걱정하지 마. 너와 나는 이제 남이니까.” – ‘너와 나는 이제 남이니까’ 중에서

지난해 가을에 발표한 ‘너와 나는 이제 남이니까’는 발라드에 가장 흔한 이별 노래다. 그러나 마냥 뻔하지 않은 구성이 눈에 띈다. 언뜻 평범하게 차분하고 담백한 전반부에서 감정이 폭발하는 후반으로 나아가는 일반적인 구성 같지만 그렇지 않다. 첫 번째 코러스(1절) 이후 후렴이 등장하기까지는 별다른 점이 없지만, 후렴 이후에 다시 나와야 할 것만 같던 2절이 제대로 나오지도 않은 채 다시 절절한 후렴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렇게 나머지 절반에 해당하는 노래 대부분이 이소정의 열창으로 채워진다. 이는 아마도 이별의 순간을 현재 진행형으로 표현한 서사 때문이리라. 감정을 다 게워낸 뒤 절대 다시 처음의 심정으로 돌아갈 수 없는 현실의 이별을 노래하려 함이었을 테다.

이소정의 ‘너와 나는 이제 남이니까’ 배민라이브 영상은 가을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강변의 황량한 들판에서 촬영했다. 무대 뒤 흐릿하게 보이는 산등성이와 동네의 정취, 멀리 어스름하게 붉게 빛나는 석양과 그에 물든 하늘, 가까이 듬성듬성 보이는 갈대가 마치 모든 슬픔을 다 집어삼킬 듯 쓸쓸함과 따스함의 정서를 동시에 전달한다.

앞서 방송과 다른 라이브 영상을 통해 이미 몇 차례 보아온 노래이자 라이브이지만 탁 트인 공간 위 겉으로 드러난 밴드 세션과 함께 마주하는 무대는, 분위기와 솔직함의 밀도 및 농도가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인지 이소정의 목소리는, 노래 속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이별 선언은, 붉게 빛나는 그의 머리칼과 격렬한 몸짓은 한 편의 드라마 장면 같은 몰입감을 준다.

‘너와 나는 이제 남이니까’ 배민라이브

 

이별 후 시간의 진심에 관하여

“나만 부를 수 있었던 너는 무슨 노래를 부르고 있을까” – ‘내가 제일 사랑했던 노래’ 중에서

두 번째 공개한 라이브는 올여름에 발표한 ‘내가 제일 사랑했던 노래’다. 이별 당시의 순간 아닌 이별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의 순간을 다룬다. 덕분에 노래로 전달하는 감정의 온도 또한 확연히 다르다. 리드미컬한 흐름, 록킹한 사운드가 단순히 침잠하는 슬픔이 아닌 털어내고자 하는 씁쓸한 심정, 증오와 애정이 뒤범벅된 복잡한 마음을 함께 대변한다. 라이브 영상 속 들판에 펼쳐진 세 갈래 길 위에서 이소정의 노래와 목소리는 단단하게 전진하는 반주에 맞춰 반대로 어디로든 가지 않고 잠시 멈춰서 모든 감정을 쏟아낸다.

드넓은 야외 풍경이 그의 노래와 진심을 유독 돋보이게 하는 배민 라이브 촬영 후 남긴 아래 소감을 통해 노래의 뜨거운 온도와는 다르게 쿨하고도 유머러스한 이소정의 일상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제일 사랑했던 노래’ 배민라이브

 

Q1. 배민라이브를 촬영하게 된 소감은요?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배민라이브와 함께 작업하게 되어 정말 좋았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Q2. 작업/음악 준비하시면서 자주 시켜 드시는 가게/메뉴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닭발과 족발을 좋아해요! 다 발들이네요. 하하하

 

Q3. 배민라이브 구독자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소정입니다! 너무너무 좋아하는 배민라이브와 함께하게 되었는데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뮤지컬 공연에서도 만나요. ❤ 항상 건강하세요!

 

* 배민라이브는 숨은 음악 맛집을 찾아 배달하는 배달의민족의 음악 콘텐츠입니다. 유튜브 채널에서 매달 새로운 아티스트의 라이브 영상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