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프렌치 하우스(New French House) 음악의 기수 FKJ(French Kiwi Juice)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활동이 제한되자, 자신의 장비들을 꾸려 필리핀의 외진 환경 속으로 들어갔다. 그 곳에 주택 하나를 장기간 마련하여 고독하고 적막한 환경에 자신을 밀어 넣고 음악을 만들었다. 그렇게 하여 만든 14곡을 올해 6월 세 번째 앨범 <VINCENT>(2022)에 담아 발매했고, 7월에는 그 곳에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Tiny Desk Concert) 팀을 불렀다. 영상에서 열대 우림의 조용한 주택에서 기타, 피아노와 키보드, 색소폰과 드럼에 둘러 쌓여 자신의 음악을 창조하는 FKJ의 근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FKJ의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2022년 7월 7일)

FKJ는 자신의 신보에 대해 메이킹 영상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무언가 탈출구를 찾는다는 생각이었다. 다 자랐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많이 움직일 수 없고 극히 제한된 여건 속에서, 내가 어렸을 때를 상상하면서 천진난만함을 찾았다. 내가 아무것도 모른 채 처음 음악을 시작할 때를 상상했다.” 그래서인지 앨범 제목을 5년 전 데뷔 앨범 <FKJ>와 대비하여 음악을 하기 전의 본명 <VINCENT>로 정했다. 전체 열네 곡의 트랙에는 카를로스 산타나의 기타 연주를 담은 ‘Greener’, 스웨덴의 일렉트로닉 그룹 ‘리틀 드래곤’(Little Dragon)을 피처링한 ‘Can’t Stop’, 싱어송라이터 ‘토라 이 모아’(Toro y Moi)을 피처링한 ‘A Moment of Mystery’ 등 컬래버 곡도 포함되어 있다.

앨범 <VINCENT>의 메이킹 영상

프랑스 투르에서 태어난 빈센트 펠톤(Vincent Felton)은 뉴질랜드 출신으로 음악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음악을 시작했고, 뉴질랜드의 과일 키위로 만든 주스를 워낙 좋아해서 예명도 ‘프렌치 키위 주스’(FKJ)라 했다. 원래 영화의 음향 엔지니어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으나 독학으로 곧 자신의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고, 일렉트로닉과 재즈, 그리고 R&B를 결합한 뉴 프렌치 하우스(New French House) 음악의 선구자가 되었다. 2017년 처음으로 정규 앨범 <FKJ>을 발표하였고, 마세고(Masego)와 함께 만든 ‘Tadow’가 인터넷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 곡은 현재 유튜브에서 조회 수 4억 회를 넘겼다. 2019년에는 첫 앨범에서 ‘Vibin’ Out’을 콜라보했던 필리핀계 미국인 동료 준 마리이지(June Marieezy)와 결혼하였고 아이도 생겼다.

앨범 <VINCENT>에 수록한 산타나 콜라보 싱글 ‘Greener’

FKJ가 2019년에 이어 3년 만에 통산 네 번째 내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이다. 무대 위에서 기타, 키보드, 색소폰, 드럼 등 각종 악기에 둘러싸여 홀로 루프 스테이션을 가동하며 음악을 만들어 내는 신박한 모습을 다시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 모습을 미리 보고 싶다면 유튜브에서 여러 공연 영상을 찾아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