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 앨런(Woody Allen) 감독이 최근엔 ‘미스터리 로맨스’라는 장르로 돌아왔다. 여든을 넘긴 노장임에도 여전히 해마다 훌륭한 작품을 발표하는 왕성한 창작력으로 타 감독들의 존경을 받는 미국의 대표 감독이다. <미드나잇 인 파리>(2011), <블루 재스민>(2013) 등 아직도 수많은 화제작을 남기는 그의 경이로운 창작활동을 기리며, 최근작 <이레셔널 맨>(2016)과 함께 그와 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여배우들의 대표작을 소개한다.

 

OLD & NEW

(이미지=<애니홀>, <부부일기> 스틸컷)

1. 다이안 키튼(Diane Keaton)

추천작 <애니 홀>
Annie Hall|1977|감독 우디 앨런|출연 우디 앨런, 다이안 키튼, 토니 로버츠

우디 앨런 감독이 “성숙함으로 나아가는 첫 발자국”이라고 자평한 영화다. 또한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로 작품상을 받은 코미디 영화이자, 우디 앨런에게 감독상과 각본상을, 다이안 키튼에게는 여우주연상을 안긴 영화이기도 하다. ‘우디 앨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여배우가 바로 ‘다이안 키튼’인데(주인공 ‘애니 홀’ 역시 키튼의 원래 이름 '다이안 홀'에서 따왔다), 영화 속에서 큰 키와 늘씬한 몸매에 어울리는 타이와 양복 조끼로 이루어진 유니섹스 패션을 선보였고,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대중들에게 매력을 한껏 어필했다. 이 둘은 1969년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만나 한때 연인으로 지냈고,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좋은 친구이자 동료로 지낸다. ‘제7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한 우디 앨런이 불참하자 다이안 키튼이 대리 수상하기도 했다.

 ※ 다이안 키튼 with 우디 앨런
-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번> (1972)
- <슬리퍼>(1973)
- <사랑과 죽음>(1975)
- <애니 홀>(1977)
- <인테리어>(1978)
- <맨하탄>(1979)
- <라디오 데이즈>(1987)
- <맨하탄 살인사건>(1993) **[다운로드 바로가기]

 

2. 미아 패로우(Mia Farrow)

추천작 <카이로의 붉은 장미>
The Purple Rose Of Cairo|1985|감독 우디 앨런|출연 미아 패로우, 제프 다니엘스

쇼트커트를 멋지게 소화하며 1960년대 패션 아이콘으로 떠올랐던 미아 패로우. 그녀는 우디 앨런을 만나기 전에도 <위대한 개츠비>(1974), <허리케인>(1979) 같은 다소 굵직한 명작에 출연했던 연기파 배우다. 스물한 살 어린 나이에 프랭크 시내트라와 결혼했다 헤어졌고 이후 앙드레 프레빈과 짧은 결혼생활을 끝낸 미아 패로우는 우디 앨런과 동거하며 그의 뮤즈로 지낸 10년 동안 열세 작품에 출연했다. 그중 <카이로의 붉은 장미>에서 그는 스크린 밖으로 빠져나온 영화 속 캐릭터와 사랑에 빠지는 ‘세실리아’ 역을 맡아, 가정 폭력에서 벗어나 영화 같은 삶을 꿈꾸는 연약하고 로맨틱한 여성을 섬세하게 연기했다. 하지만 앙드레 프레빈과 미아 패로우 사이의 양녀인 한국계 여성 ‘순이 프레빈’이 우디 앨런과 결혼하면서 그들의 인연은 지독하게 막을 내렸다.

※ 미아 패로우 with 우디 앨런
- <한여름 밤의 섹스 코미디>(1982)
- <젤리그>(1983)
- <브로드웨이의 대니 로즈>(1984)
- <카이로의 붉은 장미>(1985)
- <한나와 그 자매들>(1986)
- <라디오 데이즈>(1987)
- <9월>(1987)
- <또 다른 여인>(1988)
- <뉴욕 스토리>(1989) **[다운로드 바로가기]
- <범죄와 비행>(1989)
- <중년의 위기>(1990)
- <그림자와 안개>(1991)
- <부부 일기>(1992)



OLD & NEW

(이미지=영화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이레셔널 맨> 스틸컷)

3. 스칼렛 요한슨(Scarlett Johansson)

추천작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Vicky Cristina Barcelona|2008|감독 우디 앨런|출연 하비에르 바르뎀, 페넬로페 크루즈, 스칼렛 요한슨

'21세기의 마릴린 먼로’라 불릴 정도로 헐리우드 고전 여배우 이미지를 지닌 스칼렛 요한슨. 우디 앨런 감독은 <매치 포인트>(2005)를 시작으로, 이듬해 <스쿠프>(2006)와 이 영화를 통해 스칼렛 요한슨 특유의 관능적이면서도 지적인 매력을 끌어냈다. 스칼렛 요한슨은 우디 앨런의 일대기를 그린 다큐멘터리에서 “우디의 영화를 보고 자란 나에게 그와 일하는 건 해냈어! 라는 뜻이었다”고 고백하며 감독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표했다. 우디 앨런 역시 그와의 만남을 “복권에 당첨된 것 같은 행운”이라 표현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펼쳐지는 4각 로맨스를 다룬 이 영화에서 스칼렛 요한슨은 로맨스라면 고통도 달콤하다고 느낄 정도로 사랑 앞에 용감한 ‘크리스티나’ 역을 맡았다. 평론가들은 “우디 앨런에겐 시들어갈 시간도 없다.”(씨네21, 박평식), “두 시간 내내 낄낄댈 수 있다, 제목만 참아낼 수 있다면.”(왓차, 이동진) 등으로 영화의 매력을 평했다.

▼ 예고편

ㅣ영화보기ㅣ씨네폭스

※ 스칼렛 요한슨 with 우디 앨런
- 매치 포인트(2005)
- 스쿠프(2006)
-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2008)

 

4. 엠마 스톤(Emma Stone)

추천작 <이레셔널 맨>
Irrational Man|2015|감독 우디 앨런|출연 호아킨 피닉스, 엠마 스톤, 파커 포시, 제이미 블랙리

생기 넘치고 매혹적인 철학과 학생 ‘질 폴라드’(엠마 스톤)와 새롭게 전임 온 교수 ‘에이브 루카스’(호아킨 피닉스)를 둘러싼 무수한 소문과 미스터리한 사건을 담은 영화다. 지독한 삶에 염증을 느끼는 교수에게 맹목적으로 끌리는 제자 ‘질’ 역의 엠마 스톤은 우디 앨런의 전작 <매직 인 더 문라이트>(2014)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당시 우디 앨런은 한 인터뷰를 통해 캐스팅 비화를 밝혔는데, 엠마 스톤이 누구인지도 몰랐지만, 우연히 TV에 나온 그녀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밝은 미소, 인상적인 연기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캐스팅을 했다고. 엠마 스톤은 <이지 A>(2010)로 '제20회 MTV영화제'에서 최고의 코믹연기상을 받은 바 있으며, 우디 앨런 특유의 유머가 담긴 전작에서 심령술사 ‘소피’ 역으로 분해 엉뚱하고 귀여운 매력을 발산했다. 두 번째로 함께 작업한 이번 영화에서는 또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 예고편


※ 엠마 스톤 with 우디 앨런
- 매직 인 더 문라이트(2014) **[다운로드 바로가기]
- 이레셔널 맨(2015) **[다운로드 바로가기]



+Tip. 우디 앨런을 더 알고 싶다면?

사실 우디 앨런의 작품 중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매우 많다. 196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거의 빠짐없이 매년 장편 영화를 꼬박꼬박 만들어왔으니, 그중 추천작을 손에 꼽기에도 힘들 지경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세계를 좀 더 깊이 알고 싶다면, 그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우디 앨런: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를 챙겨 보자. 이 영화는 헐리우드 여배우들의 사랑은 물론 세계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천재 감독 우디 앨런의 예술과 삶에 대한 최초의 이야기다. 그동안 우디 앨런과 함께 작업한 할리우드 최고의 여배우들이 전하는 솔직 발칙한 증언(?)도 들을 수 있다.

ㅣ영화보기ㅣCinef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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