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oceanfromtheblue)은 떠오르는 R&B 신예다. 2018년 데뷔해 개성 넘치는 자신만의 작업을 차근차근 쌓아오고 있다. 학창 시절 밴드부 보컬로 음악을 시작한 그는, 평범한 4년제 대학교 시절 사운드클라우드에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를 불러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차가운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여린 하이 톤의 보컬, 소울 넘치는 그루브가 어우러지는 오션의 음악은, 다양한 색깔의 얼터너티브 R&B가 넘쳐나는 요즘 트렌드를 감안해도 무척 특별하다. 무엇보다 사랑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내면의 감정들을 그만의 관점으로 솔직하게 털어놓는 가사가 신선한 감상과 함께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태원 앤트러사이트 근처에 위치한 그의 소속사 사무실에서 실제로 만나본 오션은 그의 노래 속 가사 만큼이나 소박하고 솔직한 사람이었다. 오롯이 저만의 섬을 만들고 싶다는 오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Q 만나서 반가워요. '오션(oceanfromtheblue)'이라고 쓰는 이름이 무척 독특해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오션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오션'이라는 이름으로 음악을 시작했어요. 당시 별 생각 없이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을 좋아하고 이름의 어감이 예뻐서 사용했어요. 그런데 2018년에 첫 EP를 내려고 보니, 같은 이름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렇다고 기존 이름을 버리고 싶지 않았기에 한 달 정도 고민을 했죠. 주로 운동을 하면서 생각했어요. 운동에 열중하다 보면 내면의 생각들이 올라오잖아요. 그때 든 생각은, 이름에 무게가 있었으면 하는 것과 이름이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저는 음악에 당시 제 기분을 담고는 하는데 그걸 이름에 담고 싶었고요. 'blue'라는 단어는 내면의 우울한 감정을 담고 있잖아요. 제 기존 이름 'ocean'과 물로 연결되기도 하고. 그래서 두 단어를 엮기로 했죠.

 

Q 음악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해요.

오션 무척 자연스러웠어요. 노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시작했어요. 친구들에게 끌려서 장기자랑에 함께 나갔는데 그때 노래를 잘했나 봐요. 친구들의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그 전까지 무척 조용하고, 책만 읽던 아이였거든요. 다른 아이들도 제게 관심이 없었고요. 그런데 다음 날 학교에 갔더니 제가 연예인이 되어 있었어요. 제가 모르는 친구들이 저를 알아봐 주는 게 좋았어요. 그때의 기분을 잊지 못해서 음악을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Q 초등학교 시절 이후에는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

오션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모두 밴드 활동을 했어요.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저는 예술대학을 가고 싶었는데 부모님은 4년제 인문대학을 원했어요. 그리고 당시 <슈퍼스타K>가 인기를 끌었는데, 저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눈에 띌만한 스타일은 아니었거든요. 그때는 요즘의 사운드클라우드 같은 플랫폼도 별로 없었고, 제가 래퍼를 생각하지도 않았고요. 오로지 예술대학밖에 길이 안 보였는데 '나는 이 길이 아닌가? 음악을 하면 안 되나?' 하는 의심을 했어요. 부모님의 의사와 맞물려서 제가 예술대학을 포기하게 하는 계기가 됐죠.

 

Q 그리고 막상 인문대학에 가니 음악이 하고 싶었던 거군요.

오션 맞아요. 일반대학에 갔는데 사운드클라우드를 알게 됐어요. 낮에는 학교 생활을 하고, 밤에 혼자 녹음을 시작했죠.

 

Q 당시 반응은 어땠어요?

오션 저는 당시 'HIPHOPPLAYA', '힙합LE'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를 자주 이용했어요. 아시다시피 그곳들은 블랙뮤직 사이트지만, 당시에는 랩만 주로 올라오고 노래는 잘 안 올라오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올려봤죠. 아무래도 저는 R&B, 슬로우잼 음악을 하니까 야하고 노골적인 가사가 다른 장르보다 자연스럽잖아요. 그런 노래를 만들고, 사람들이 잘 안 보니까 게시물 제목을 일부러 길고, 자극적으로 짓기도 했어요. 특수문자도 많이 넣고. 그때 그런 식으로 행동했던 사람은 저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웃음) 처음에는 그렇게 호기심에 눌러봤던 사람들이 점차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그 이후 사운드클라우드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요.

 

Q 중, 고등학교 밴드 시절에는 보컬을 한 거죠?

오션 네. 어떤 분들은 “어떻게 노래하면서 작사, 작곡까지 다 하냐?”고 물으시는데, 사실은 밴드 영향이 매우 컸어요. 악기의 구성과 포인트를 다 알게 되잖아요. 편곡도 함께하고. 밴드 활동을 5~6년 정도 하면서, 전국 대회에도 나가고 수상도 하는 등 진지하게 경험했기 때문에 당시 경험이 음악적으로 큰 뿌리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EP <khaki>(2020.01.09 발매)

 

Q 이후 2018년 첫 EP <Luv-fi>를 냈고, 2020년 1월에 두 번째 <khaki>를 냈어요. 그리고 한 달만에 이번 <episode ii>를 냈고요. <khaki>와 <episode ii>를 짧은 간격으로 내보낸 이유가 있을까요?

오션 <episode ii>의 곡들은 <khaki>를 만들 때 함께 만든 곡들이에요. 시기와 감성이 모두 겹치고, 제가 만드려고 했던 사운드도 같아요. 그래서 'khaki 1', 'khaki 2' 혹은 이번의 'episode 2'처럼 나누어 발표하더라도 어떻게든 연관성을 가져가려고 했어요. 사실 'episode 3'을 내놓을 수 있을 만큼 같은 시기에 만든 곡들이 더 있지만, 그중에 다른 사람들이 좋아해 주실 법한 곡을 고르고, 스케줄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되었네요.

EP <episode ii>(2020.02.20 발매)

 

Q 두 EP의 연결성은 감상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아요. 듣는 분들이 <episode ii>를 어떻게 들어주셨으면 하는 특별한 바람이 있나요?

오션 이번 두 EP를 연달아 낼 때 <khaki>와 <episode ii>가 이어지는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그래서 이 EP를 들으실 때 <khaki>를 들었을 때의 감정을 다시 상기해 주시면 좋겠어요. 이번 EP 다음에 나올 앨범들은 더 많이 고민하고, 진지하게 만든 작품들이에요. 그러니 다음 앨범에 대한 일종의 예열로서 가볍게 즐기면서 들어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요. <episode ii>의 주제가 그리 무거운 내용은 아니거든요.

싱글 <i am>(2019.10.30 발매)

 

Q 지난해 나온 싱글 '사랑해'부터 강아지가 표지 아트워크에 계속 등장해요. 어떤 의미일까요?

오션 그 개는 회사 대표님의 동료분 강아지예요. 사람은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잖아요. 물론 사람과 개도 유대와 공감이 있지만, 서로 사람처럼 대화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의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완전히 사람처럼 될 수는 없으니까요. '사랑해'의 가사를 보면 나는 너무 평범한 사람인데 특별한 사람을 좋아해요. 그래서인지 그 특별한 사람이 나를 특별하게 봐주지 않아요. 이러한 관계를 개와 사람에 비유를 했어요.

 

Q <khaki> 이후 음악적으로 다채로워진 느낌이에요. 의도한 음악적 변화일까요?

오션 저는 앨범마다 R&B라는 틀 안에서 장르들을 어느 정도 달리하고 싶어요. 그러한 틀 안에서 로파이(lo-fi) 음악을 할 때 나올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얼터너티브 음악을 할 때 나올 수 있는 장점이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예 힙합을 할 수도 있고 디스코, 일렉트로닉 같은 댄스 음악을 할 수도 있고요. 아직은 보여드린 게 두 가지밖에 없어서 변화했다고 받아들이는 분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여러 가지를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결국 그렇게 하는 것이 세상에 있는 음악이나 다른 장르를 보여준다기보다 제 이야기를 다양하게 표현해서 소통하고 공감한다는 의미 같아요. 특정한 장르로 말하면 경쟁해야 할 게 많아서, 차라리 저만의 섬을 만드는 게 훨씬 좋은 것 같아요.

 

Q 보컬을 악기처럼 사용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오션 사실 제가 밴드 보컬 출신이기는 하지만 가창력이 엄청나게 뛰어난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래서 저는 노래를 돋보이게 하기보다는 노래가 음악에 녹아드는 게 좋다는 생각을 해요. 저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보다 음악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실 저도 처음엔 노래밖에 관심이 없었는데, 하다보면 또 다른 게 보이잖아요. 기타를 치고 싶어서 기타를 만지고, 피아노 치는 사람이 멋있어 보여서 피아노도 쳐보고요. 나중에는 비트 만드는 작업이 신기해서 비트도 만들어 보고. 물론 노래를 제일 오래 파기는 했어요. 최근에는 노래 코치가 한 분 생겼어요. 그동안 노래에 대해 제가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특히 <khaki>의 사운드를 만들 때는 노래가 재미없을 때였는데 요즘에는 다시 흥미가 생겼어요.

 

Q <episode ii> 수록곡들에 대해 질문을 할게요. 트랙 순서는 어떻게 배치했나요?

오션 EP를 순서대로 들었을 때, 인트로와 아웃트로의 뉘앙스 정도만 느낄 수 있게 했어요. 물론 노래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큰 곡선을 그리는 것 같아요. 조금씩 상승하다가, '안정' 같은 곡에서 어두워지기도 하고, 후반부도 다시 하강하다가 마지막 'FAN'에서 귀엽게 마무리되고요.

 

Q 1번 트랙 'ice(feat. slchld)'는 특이하게도 사랑을 얼음으로 표현한 곡이에요.

오션 흔히 'R&B' 하면 섹시하고 따뜻한 이미지만 많이 떠올리잖아요. 차갑고, 얼음장 같고, 날카로운 느낌의 R&B를 한 번 만들어보자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제가 'oceanfromtheblue'라는 활동명을 지니게 된 후 아무래도 파란색에 애착이 가더라고요. 생각도 늘 그런 쪽으로 하게 되고요. 그래서 제 색깔을 담아서 사운드도 파랗고, 차갑게 들렸으면 했어요. 일부러 하이도 더 키우고, 가사에도 '겨울', '남극'을 암시하는 단어들을 많이 넣었고요. 들으시는 분들도 이 인터뷰를 보고, 음악을 들으시면 그런 느낌을 더 받으실 거예요.

 

Q 2번 트랙 'LOVE YOU SO'는 비트의 점멸하는 효과가 두드러지네요.

오션 'LOVE YOU SO'를 작업할 때 제 보컬이 비트보다 많이 튀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비트의 킥이 마치 심장을 때리는 듯한 기분을 주거든요. 그래서 저도 비트와 합을 맞추며 멜로디를 타야겠다고 생각했고, 노래도 속삭이는 듯이 했어요. 제가 노래할 때 워낙 하이밖에 없지만, 믹스에서 더욱더 로우컷을 하거든요. 비는 로우 부분을 비트에 맡기는 거죠. 이 노래는 특히 더 그랬어요.

 

Q 3번 트랙 'sex (feat. 100KGOLD)'는 사실 무척 직설적이고, 야한 노래인데 후반부 가사는 조금 의미가 모호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오션 후반부 가사는 사실 피쳐링한 100KGOLD가 쓴 가사예요. 저는 협업할 때 대부분 상대가 해야 할 파트를 비워놓고 보내거든요. 그래놓고 특별한 요구나 터치를 일절 안 해요. 그냥 “현재 가사가 이렇고, 멜로디가 이러니, 하시고 싶은 대로 하세요.” 이렇게요. 이 곡도 그랬어요. 저는 제목 그대로 야한 내용을 상상하고 작업분을 보냈는데, 100KGOLD가 가사의 해석을 다르게 한 거예요. 자기 성찰에 관한 노래인 줄 알았대요.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그대로 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그대로 냈어요. 사실 그동안 주로 혼자 작업을 많이 했는데, 이번 EP에서 여러 사람과 작업을 하다 보니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Q 4번 트랙 'TINASHE'는 이번 EP의 중간 절정에 해당하는 노래 같아요. 그런데 이 곡만 유일하게 프로듀싱을 오션님 본인이 아닌 노마(Noma)님이 했어요.

오션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그냥 비트가 좋았어요. 평소에 스스로 모든 작업을 하므로 비트 역시 '어, 이건 내가 낼 수 있는 사운드다.' 싶으면 제가 직접 하거든요. 그런데 노마님이 비트를 들어달라고 메일을 보내셨을 때 무척 좋더라고요. ‘이건 놓치면 나중에 아쉬울 것 같다.’고 생각해서 바로 작업했습니다.

 

Q 티나셰(Tinashe)로부터 영감을 받은 곡이라고 해요.

오션 티나셰가 물론 비욘세(Beyoncé) 같은 스타나 디바는 아니지만, 저는 나름대로 그가 비욘세 다음 세대의 디바들 중 제일 눈에 띄었어요. 리아나(Rihanna)도 있고, FKA 트윅스(FKA Twigs)도 있고 많겠지만요. 제가 어렸을 때 노래를 듣고 자랐던 비욘세의 다음 세대로서, 현재 시대를 대표하는 디바이자 뮤즈를 저만의 노래로 만들고 싶어서 작업한 곡입니다.

 

Q 설명을 듣고 보면, 노래 제목을 비교적 단순하게 짓는 것 같아요.

오션 저는 제목을 미리 안 정해요. 제목을 정해놓으면 그에 관한 키워드들이 너무 많이 떠올라서 결국 작업이 산으로 가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충동적으로 가사를 쓰고, 가사가 완성되면 그걸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나 문장을 단순하게 뽑아요. 저는 이러한 제 스타일에 만족하고 있어요. 직관적인 것만큼 좋은 건 없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노래를 기억할 때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Q 5번 트랙 '안정'의 경우 사랑을 이루지 못해서 안정을 이룬다는 콘셉트가 무척 신선해요.

오션 제가 지닌 기본적인 감성을 이름처럼 '물'로 표현했을 때 사랑은 잠잠한 물에 무엇 하나가 들어와 파문이 번지는 일 같아요. 그걸 두려워한 거죠. 저는 어렸을 때부터 저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없었어요. 누군가를 혼자 좋아하다가 그 사람과 저를 비교해보곤 했어요. '저 사람은 예쁘고 잘 나가는데, 나는 키가 작고, 잘난 점도 없고. 그는 분명히 나를 안 좋아할 거야.'. 가사를 보면 노래의 화자가 혼자 짝사랑하다가 후반부에 고백해요. 그런데 거절을 당하고, 거기서 안정을 얻어요. 왜냐하면 그 이상은 생각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만약에 이 사람이 고백을 받아주면 그다음부터는 오히려 혼란스러워지는 거예요. 파도가 이는 거죠.

 

Q R&B 음악을 하면서 사랑을 얘기하되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 흔한 스웨그가 없다는 게 오션만의 색깔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침울하거나 마냥 개인적이지도 않고요.

오션 저는 저 같은 사람을 위한 가사를 쓰고, 노래하고 싶었어요. 항상 인기도 많고, 매사 승승장구하는 사람들이 제 노래에 엄청나게 공감할 것 같지 않아요. 제 음악에 대한 댓글을 본 적 있어요. 제 가사가 이해가 안 된다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너무 슬프다는 사람도 있었어요. 제 예상처럼 가사에 공감해주시는 분과 못 하는 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한편으로 백 퍼센트 공감하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동을 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제 이야기들에 공감해주는 분들과 더 소통할 수 있는 노래들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Q 이어지는 노래 'One Love(feat. 구현)'는 구현 씨와 함께 한 노래예요. 가사의 경우 앞선 곡처럼 일방적인 사랑을 노래하면서도 서로 다른 관점이 절묘하게 섞여 있어요.

오션 제가 처음 사운드클라우드를 시작할 때 이 친구('구현')에게 배웠어요. 음악을 처음 할 때부터 알던 친구라서 그런지 서로 말을 안 해도 말과 감정이 정말 잘 통해요. 이 노래도 다른 곡처럼 제가 터치를 거의 안 했어요.

 

Q 한 공간에서 같이 이야기하고, 여러 차례 조정하면서 나온 노래라고 생각이 들 만큼 유기적인 곡이라고 생각했어요.

오션 'One Love(feat. 구현)'는 처음에 아카펠라와 함께 비트가 나오고, 그다음에 구현의 파트가 나와요. 점차 무드가 상승해 절정 파트에는 제가 나오고요. 처음에는 중간에 현이의 파트가 빠져 있었어요. 누구에게 부탁할까 고민하다가, 떠오른 사람이 현이었어요. 현이의 보컬은 중저음으로 따스하게 감싸주는 느낌을 주거든요. 현이의 파트 후에 제 고음이 들어가면 곡이 굉장히 역동적으로 들리겠다고 생각했어요. 대신에 이걸 현이에게 말하지는 않았죠. 평소처럼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면서 보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제가 생각한 그대로 보냈더라고요. '역시 친구는 다르구나' 생각했어요.

 

Q 아카펠라 부분은 처음에는 여성 보컬인 줄 알았는데 샘플인가 봐요.

오션 네, 샘플이에요. 곡에 여자 목소리가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제가 여성 아티스트 중에 부탁할 만한 분이 없었어요. 우연히 샘플을 찾아보니 딱 맞는 게 있더라고요.

 

Q 'who (feat. Chillin Homie & Bully Da Ba$tard)는 평소의 오션과 무척 다른 느낌의 래퍼들과 함께 했어요.

오션 제 노래가 대체로 여리여리하고 감성적이기 때문에, 싱랩보다는 정통 스타일로 강하게 랩을 뱉는 스타일을 좋아하거든요. 함께 할 때도 아예 달라야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 노래의 경우 제가 훅을 녹음하고 보내드리면서 의도를 말씀드렸어요. 칠린 호미(Chillin Homie)와 불리(Bully Da Ba$tard) 씨는 저와 작업한 전적이 아예 없기도 했고, 아무래도 랩은 가사에 들어가야 할 내용이 무척 많으니까요. 두 분을 선택한 이유는 왠지 이 분들이 저와 같은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했어요. 미디어에도 나오시고, 활동도 많이 하시는 만큼 그 스트레스의 크기는 다르겠지만, 어딘지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는 게 보이더라고요. 두 분의 랩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요. 어떻게 보면 제가 방을 꾸미고, 두 사람을 초대해서 각자 한마디씩 하고 나가는 느낌이에요.

 

Q 'FAN'을 8번 트랙으로 넣었어요. 마지막 메시지라는 의미가 있을까요?

오션 네. 제목에 괄호를 치고, 아예 'Bonus Track'이라고 넣을까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어떻게 보면 'bonus'라는 말이 하나 끼워넣은 느낌이 될까봐 그렇게 안 했죠. 곡 메시지도 팬분들에게 재미있게 “저만 좋아해주세요.” 말하는 귀여운 곡이에요. 백 퍼센트 진심이 아니고요. 그래서 멜로디도 일부러 조금 귀엽고 통통 튀게 만들었어요. 가사가 이미 그런데 비트까지 무거우면 정말 무서울 것 같아요.

 

Q 백 퍼센트 진심을 말씀해주신다면, 팬들에게 어떤 뮤지션으로 남고 싶나요?

오션 제가 연예인도 아니고, 신비주의를 지향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게다가 평생 음악을 하겠다는 마음과 의지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원하는 게 있다면 오랫동안 음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여건을 만들어주는 건 결국 리스너들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공감해줄 수 있는 음악을 계속하고 싶어요. 10대에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고, 20대에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30대, 40대가 되어서도 제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걸 공감해줄 수 있는 분들이 옆에 남아주셨으면 좋겠어요.

 

Q 향후 계획이 있다면요?

오션 올해에는 앨범 많이 내고 싶어요. 지난 1년 동안 거의 앨범 작업만 했기 때문에, 이제 이것들을 세상에 내보내고 싶거든요. 여름부터 공연 활동도 시작할 것 같아요. 어디서든 많이 비추려고 노력을 할거고요. 많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딱히 큰 욕심은 없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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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 사운드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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