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스트리트 패션 포토그래퍼(Street Fashion Photographer)라 불리는 이들은 대부분 패션 업계 관련 경력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카메라를 들고 전 세계의 유명한 거리를 돌아다니며 눈에 띄는 감각의 패셔니스타를 물색한다. 이들이 찍은 사진은 그들의 블로그에 오르거나 저명한 패션 잡지에 기고되기도 한다. 지역의 명물이 되거나 유명한 패션 브랜드의 캠페인에 등장하기도 한다. 몇 사람을 알아보았다.

 

빌 커닝햄(Bill Cunningham)

파란색 재킷에 카메라를 둘러매고 자전거로 뉴욕 번화가를 돌아다니며 패션 사진을 찍었던 그는, 2009년 뉴욕 랜드마크 관리단으로부터 '살아있는 랜드마크'(Living Landmark)로 지정되었다. 하버드 대학교를 중퇴하고 모자 디자이너를 거쳐 프리랜서 패션 작가를 하다가, 나이 쉰이 다된 1978년 우연히 뉴욕 시내를 돌아다니던 명배우 그레타 가르보(Greta Garbo)의 사진을 찍게 되면서 한순간 유명해졌다. 그로부터 38년 동안 뉴욕 타임스의 프리랜서로 일하며 틈날 때마다 거리 사진을 찍다가 2016년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다.

다큐멘터리 <The Times of Bill Cunningham>(2019) 예고편

 

스콧 슈만(Scott Schuman)

자신의 본명보다 'The Sartorialist'(재단사)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패션 포토그래퍼이자 블로거. 아이를 돌보기 위해 의류업계를 떠났다가 거리 패션을 찍는 포토그래퍼로 돌아왔다. 2005년부터 시작한 그의 패션 블로그는 수위를 고수했다. 인스타 계정은 100만명이 넘게 팔로우 중이다. 슈만의 작품은 세계적인 미술관에 영구 보존되기도 하며, 그 자신도 Gap이나 Burberry의 캠페인 모델로 등장할 정도로 패션 감각이 뛰어나다. 그의 사진집은 세계적으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사토리얼리스트>란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스콧 슈만 홈페이지
스콧 슈만 인스타그램

 

토미 톤(Tommy Ton)

패션 블로그 'Jak&Jil'로 유명한 캐나다 패션 포토그래퍼. 온타리오 출신인 그는 어린 시절 톰 포드에게 매료되어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졸업 후 토론토의 백화점 패션 구매 파트에서 일했다. 2005년에 온라인 매거진 Jak&Jil을 오픈하여 본격적으로 스트리트 패션 블로깅을 시작했고, 2009년 Dolce & Gabbana 패션쇼에 초청되면서 위상이 크게 상승했다. 2015년엔 Jak&Jil 대신 자신의 홈페이지를 오픈하였고, 패션업체와 협업하여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로 내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토미 톤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상 <Chasing Tommy Ton>(2013)

토미 톤 홈페이지

 

가랑스 도레(Garance Dore)

스콧 슈만과 연인이었던 가랑스 도레

프랑스 출신의 가랑스 도레는 패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패션 관련 글을 기고하는 작가였고, 2007년부터 파리를 돌아다니며 거리의 패션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2009년부터는 자신의 블로그에 동영상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고, 프랑스의 패션 브랜드와 다양한 협업을 진행했다. 앞에서 소개한 'The Sartorialist' 스콧 슈만과 같은 일을 하면서 오랜 연인 관계로 발전하여, 2012년에는 함께 미국 패션디자이너 협의회의 미디어상을 받기도 했다. 두 사람은 2014년에 관계를 정리하였다.

가랑스 도레가 연출을 맡은 영상 <Tiffany: What Makes Love True>

가랑스 도레 홈페이지

 

이반 로딕(Yvan Rodic)

'FaceHunter'라는 별칭으로 활동 중인 스위스 출신의 포토그래퍼 겸 블로거. 2006년에 블로그를 시작한 이래,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문화행사나 거리패션 사진을 찍었고 Armani, Esprit, Volvo와 같은 유명 브랜드와 함께 일하기도 했다. 홈페이지에서는 그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찍은 거리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이제까지 <FaceHunter>(2010), <Travels with FaceHunter>(2013) 등 네 권의 사진집을 출간했다.

이반 로딕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