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wnir는 관객을 시간을 뛰어넘은 초현실의 세계로 이끈다. 그의 작품을 보고도 감정적인 반응이 일어나지 않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무척 희귀한 예술가 중 한 사람인 그의 사진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사회의 레이더 밑 신문 부고의 빈 곳과 연립주택 블록의 어두운 그림자 사이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회 부적격자와 몽상가를 옹호한다." - <DAZED>

1953년, 독일 카를스루에에서 우크라이나인과 독일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Miron Zownir. 스물여덟 살을 맞이해 베를린과 영국 런던을 거쳐 뉴욕에 당도한 그는, 흥분과 위험이 도사리는 빈민가 좁은 아파트에 머물며  자신이 주류 사회와 동떨어진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곧 바쁘게 주변을 관찰했고, 사회 아웃사이더로 규정된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평상시 많은 사람이 시선을 피하거나 외면했던 사회 경계의 낯선 풍경은 그의 표현주의적 흑백 사진으로 재탄생했다.

사진을 단순한 기록이 아닌 일종의 투쟁과 혁명으로 인식한 Zownir에게 있어, 1980년대 뉴욕 거리의 그늘과 다양한 하위문화는 기성 질서의 모순을 드러내고, 자유를 울부짖는 데 있어 안성맞춤의 피사체였다. 이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것이 사회가 더 나은 길로 나가는 것이라 그는 믿었다.

당시 Zownir가 남긴 'Sex Piers'의 기록들은 오늘날까지도 전설적 사진으로 회자된다. 서쪽 고속도로와 허드슨강 사이에 위치한 이 낡은 항만 지역은 누디스를 위한 일광욕 장소이자 자유로운 성 문화가 만연한 곳이었다. Zownir의 렌즈는 게이 집단의 거침없는 정욕과 에이즈 희생자들의 항의, 이민자들의 절망, 전위 예술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과 성매매 여성들의 위험천만한 세계를 포착했다. Zownir는 이후에도 로스엔젤레스, 피츠버그를 거쳐 15년 동안 미국 여러 도시에 번갈아 머물며 도심 곳곳에 숨은 이들의 일상적인 광란을 사진에 담았다.

소설가 Terry Southern에게 '급진적 사진의 시인'이라는 극찬을 받는 등 Zownir의 스타일은 빠르게 명성을 얻었고, 덕분에 그는 여러 나라에서 전시회를 열 수 있었다. 1995년 독일 베를린으로 돌아온 Zownir는, 러시아와 동유럽에서도 작업을 이어갔다.

Zownir의 특별한 극장은 절대 편안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촬영된 것이 아니었다. 촬영 시 수많은 신체적 위협에 시달렸지만, 이 대담한 사진가는 항시 노출된 폭력 상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변호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강경하고 용기 있는 작가 정신 덕분에 가장 타협하지 않는 현대 사진 작가라는 평을 얻기도 했다. 일부 비평가는 그의 사진 속 표면적인 형식만을 보고 Diane Arbus나 Weegee를 떠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Zownir는 뜻밖에 카프카의 <성>을 인용한다. "만약 거의 눈을 감지 않고 사물들을 끊임없이 볼 수 있는 힘이 있다면, 많은 것을 보게 된다. 그러나 단 한 번이라도 투쟁을 그치고 눈을 감으면 모든 것은 바로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종합예술가로서 재능이 풍부했던 Zownir는 2000년대에는 다큐멘터리 <Bruno S.>(2003), 장편영화 <Phantomania>(2009)를 연출했고, 동시에 범죄소설 작가로도 활동했다. 그 밖에 세 편 가량의 단편영화를 연출했고, 2015년에 Birol Ünel이 출연한 두 번째 장편영화 <Back to Nothing>을 공개하기도 했다.

 

모든 이미지 출처 - Miron Zownir 홈페이지
참고자료
Rob Wilkes, 'The German photographer who caught the underground of '80s New York at its most shocking...', 출처 - <We Heart>

 

Miron Zownir 홈페이지

 

Writer

끊임없이 실패하고도 여전히 사랑을 믿는 사람. 나를 어리석게 하는 모든 시인을 사랑하는 사람. 사랑하는 것들의 총체가 곧 나임을 믿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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