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건물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뮤직비디오를 모았다. 영상 속 인물들은 아무도 없는 텅 빈 건물 앞에서, 복도에서, 옥상에서 노래를 부른다.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펼쳐지는 다양한 건물들이 보는 재미를 충족하는 뮤직비디오를 보자.

 

오존 ‘Somehow’ MV

오존(O3ohn)은 2016년 10월 데뷔 EP <[O]>를 발표하며 솔로로 나섰다. 지금껏 단 세 장의 EP를 발매한 신인 뮤지션의 행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짧은 시간 안에 리스너와 평단으로부터 두터운 지지를 모은 오존. 포크, 소울, 메인스트립 팝이 조화롭게 뒤섞인 사운드나, 노곤한 듯 풍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의 목소리는 언제나 듣는 이에게 신선하고도 편안한 감상으로 다가온다. ‘Somehow’는 2018년 1월 발매한 EP <jon1>에 수록한 곡. 예쁘고 독특한 고층 건물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곡의 뮤직비디오는 대부분 서울에 있는 건물 옥상에서 촬영했다. 색 보정에 특히 공을 들인 덕에 건물과 공간의 특성이 모두 다름에도 완성되었을 때 튀는 구석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멀리서 인물을 관조하는 듯한 카메라 앵글, 기하학적 구도를 잘 살린 화면이 리버브 걸린 오존의 몽환적인 보컬과 감각적으로 어우러진다.

 

페노메코 ‘Good Morning’ ‘(Feat. 카더가든)’ MV

페노메코는 2017년 방영한 Mnet <쇼미더머니6>를 통해 유려한 래핑과 독특한 음악 세계를 보여주며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주로 빠른 템포의 비트에 작업하고, 독특한 추임새를 가미해 청각적으로 완성도 높은 작업물을 선보인다. 그의 음악에 배어 있는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음악 스타일은 금세 많은 사랑을 받았다. ‘Good Morning’은 페노메코가 올해 초 발표한 미니 1집 두 번째 선공개 곡. 경쾌한 비트에 하이톤의 날카로운 래핑을 얹어낸 곡이다. 또 음악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엇박자 플로우는 청각적 쾌감을 극대화한다. 가사는 본인이 래퍼의 길을 걸으며 느껴왔던 좌절, 불안을 되돌아보며 어두운 시기를 극복하면 언젠가 눈부신 아침(‘Good Morning’)을 맞이할 거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뮤직비디오는 열차가 지나가는 도로 옆, 아무도 없는 텅 빈 건물 앞에서 홀로 랩하는 페노메코의 모습을 스타일리시하게 담았다.

 

프라이머리, 오혁 ‘Bawling’ MV

매번 다양한 색깔을 갖춘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해온 프라이머리. 2015년 발표한 EP <Lucky You!>는 전곡을 프라이머리와 오혁이 함께 만들고, 프라이머리가 그만의 스타일로 편곡한 앨범이다. 특히 오혁은 이 앨범에서 전곡 작사와 보컬을 맡아 활약하며 이때부터 대중에게 폭넓게 알려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타이틀곡 'Bawling'은 서서히 공간감을 넓혀 가는 사운드, 오혁의 아련하고 몽환적인 보컬이 극대화된 트랙. 곡의 뮤직비디오는 위에 소개한 두 영상보다 한결 가라앉은 회색빛을 머금고 있다. 공허한 도시의 풍경을 비추는 카메라, 텅 빈 건물의 복도와 옥상에 서서 노래하는 오혁의 모습을 담은 영상은 무심하고 적당히 세련된 음악의 정서를 잘 살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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