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예르모 델 토로(Guillermo del Toro) 감독

멕시코가 낳은 세계적인 판타지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어린 시절 동화책이나 방송에서 보았던 기괴한 잔혹 동화의 기억들을 하나둘 꺼내 영화적 상상력으로 그린다. 그가 자라난 멕시코는 다양한 신을 섬기는 마야, 아즈텍 같은 고대 문명의 발상지인 데다, 약 3백 년의 스페인 식민통치를 겪으면서 수많은 유럽의 민담이 섞여 전해지는 판타지 스토리의 보고다. 이를 영화적 상상력으로 재현한 멕시코의 공포 영화들은 1960년대부터 전성기를 맞았고 영화 제작자 고든 머레이(K. Gordon Murray)를 통하여 대거 할리우드로 소개되었다. 당시 그가 수입한 66편의 멕시코 영화 중 반 이상이 공포영화였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아즈텍 문명의 다양한 신을 묘사한 포스터 그림

어린 시절부터 공포나 괴물 이야기에 빠진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벰파이어 소재의 데뷔작 <크로노스>(1993)와 유전자가 변이된 곤충 괴물이 등장하는 <미믹>(1997)으로 세계적인 감독으로 부상했다. 그의 어린 시절 풍부한 상상력의 산실이 된 멕시코의 괴기스러운 민담들을 소개한다. 이들은 이미 할리우드의 캐릭터 사냥꾼들에 의해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쓰였거나 앞으로 새롭게 소개될지도 모르는 캐릭터들이다.

 

라 요로나(La Llorona)

멕시코를 대표하는 공포 캐릭터로, 멕시코 여행 중에 하얀 천을 뒤집어쓴 여인의 동상으로 만날 수 있다. 올해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코코>에서도 잠시 등장하였고, 제임스 완 감독이 제작한 <요로나의 저주>(내년 4월 개봉 예정)의 공포 캐릭터로 등장할 예정이다. 사랑하는 남자를 붙잡기 위해 자신의 아이를 살해하나, 결국 남자에게 버림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인에 관한 전설이다. 흰옷을 입고 피눈물을 쏟으면서 아이를 찾아 물가를 헤매며 남의 아이들을 대신 잡아가기도 한다. 라 요로나는 스페인어로 우는 여인(The Weeping Woman)을 뜻한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코코>의 라 요로나 신
2019년 개봉 예정인 <요로나의 저주> 예고편

 

El Cucuy(부기맨)

유럽에서 아메리카 대륙에 걸쳐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부기맨에 관한 전설. 멕시코에서는 ‘El Cucuy’ 또는 ‘El Coco’라 불리며 주로 어린아이를 잡아먹거나 잡아가는 괴물로 알려진다. 멕시코에서도 말을 듣지 않거나 우는 어린아이들에게 부모들이 겁을 주는 대상으로 오래전부터 활용된 캐릭터다. 미드 <Grimm>의 세 번째 시즌(2013)에서 공포 캐릭터로 등장했고, 핼러윈 시즌용 B급 공포물을 만드는 피터 설리번 감독이 영화 <Cucuy: The Boogey man>(2018)로 미국 시장에 선보였다.

미드 <Grimm> 시즌 3 에피소드 5 <Legend of El Cucuy> 예고편
영화 <Cucuy: The Boogey Man>(2018) 예고편

 

La Planchada(Ironed Lady)

인터넷에 자주 등장하는 La Planchada 사진. Via joveneshacerpolitica

멕시코 전역의 병원에 널리 퍼진 도시 괴담이다. 1930년대 멕시코시티의 후아레즈 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연인이었던 동료 의사에게서 버림받자 스스로 목숨을 끊고 유령으로 돌아왔다는 괴담이 전해진다. 그는 1930년대의 오래된 간호사 복장을 하고 병원을 돌아다니다가 악령의 모습으로 다른 간호사나 환자를 해치기도 하고, 간호사의 모습으로 그가 죽었던 병실에 입원한 환자들의 병을 고쳐 주기도 한다.

 

La Lechuza(올빼미)

Via backpackerverse

올빼미로 변신하는 마녀에 관한 전설로, 노파가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마법의 힘을 얻게 되어 그를 죽인 마을 사람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찾아온다. 몸은 거대한 조류의 형체를 하고 있으나 얼굴은 마녀의 모습을 하고 있다. 주로 그와 눈을 마주친 사람들의 목숨을 노리는데, 올빼미로 변신하여 희생자가 집 밖에 나올 때까지 나무 위에서 기다리거나 어린아이의 울음소리를 낸다고 알려진다.

 

Chupacabra(Goat Sucker)

멕시코 인근의 푸에르토리코에서 1995년에 처음 목격담이 나온 후 멕시코와 아메리카 대륙 전체로 퍼진 전설 또는 미지의 동물이다. 대형 파충류와 같은 생김새로 농장을 습격하여 동물들의 피를 빨아먹거나, 흡혈귀와 늑대인간을 합쳐 놓은 듯한 특징을 갖고 있다. B급 공포영화의 소재로는 자주 등장하였지만 본격적인 할리우드 영화로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Chupacabra Terror>(2005)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