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셋 롤러코스터(Sunset Rollercoaster, 落日飛車)는 대만의 5인조 록밴드다. 2011년 정규 <Bossa Nova>를 발표하며 대만 음악 신에 강렬한 인상을 새겼다. 이후 2015년, 긴 활동 중단을 마치고 팀을 재결성한 이들은 신시사이저를 사운드 전면에 배치해 멜로우 AOR, 신스팝까지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구축했다. 멤버도 3명에서 5명으로 늘어났다. 국내 음악팬들에게 잘 알려진 앨범 <Jinji Kikko>(2016)나 얼마 전 발매한 <Cassa Nova>(2018)도 그때 만들어 놓은 음악적 스타일을 꾸준히 유지해온 결과물이다.

이들은 열흘 전, <Cassa Nova>의 수록곡 ‘Slow’와 ‘Oriental’을 섞어 만든 5분 길이의 뮤직비디오를 유튜브 계정에 공개했다. 좀처럼 뮤직비디오를 만들지 않는 밴드라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영상을 보자.

선셋 롤러코스터 ‘Slow / Oriental’ MV

차분한 사운드의 음악과 슬로모션으로 촬영된 영상은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한 감정과 더불어 추억에 잠기게 만든다. 카메라가 훑고 지나간 곳곳에는 그리움이 흩어져 있다. 낡은 홍콩 골목, 오래된 동네 슈퍼와 느긋하게 흘러가는 일상이 교차 편집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아련한 감성은 시종 영상의 분위기를 주도한다. 아스팔트 도로를 뛰어다니는 주인공의 모습, 공중에 흩날리는 형형색색의 비닐봉지는 자비에 돌란의 영화 <로렌스 애니웨이>(2013)나, <마미>(2014)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영화 <로렌스 애니웨이> 스틸컷(좌), 뮤직비디오 ‘Slow / Oriental’ 캡쳐(우)

선셋 롤러코스터는 앞서 인디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듣고 한여름의 태양, 잔잔한 바람, 빗물 등 낭만적인 장면들을 마주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뮤직비디오 한 편에 그들이 나열한 장면들이 잘 스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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