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셋 롤러코스터(Sunset Rollercoaster, 落日飛車)는 대만의 5인조 록밴드다. 2011년, 헤비메탈류의 하드록 사운드로 가득 채운 데뷔곡 ‘Ah-Ah’와는 결을 완전히 달리하는 첫 정규 <Bossa Nova>를 발표하며 대만 음악 신에 강렬한 인상을 새겼다. ‘장르에 상관없이 여러 가지 시도를 다 해볼 것’이라는 밴드의 말처럼, 귀를 간지럽히는 달달한 러브송부터 푸근한 컨트리, 적당히 신나면서 리드미컬한 소울, 펑크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한 앨범에 담아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은, ‘Bomb of Love’나, ‘I Know You Know I Love You’ 같은 러브송으로 대표되는 나른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트랙들이다. 마냥 밝고 가볍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게 귀에 안착하는 밴드의 대표곡, ‘Bomb of Love’ 뮤직비디오를 보자.

Sunset Rollercoaster ‘Bomb of love’ MV

데뷔 앨범과 함께 활발한 공연을 이어가던 밴드는, 갑자기 활동을 중단한다. 이후 각자 다른 프로젝트와 곡 작업을 진행하다 2015년, 긴 활동 중단을 마치고 팀을 재결성했다. 멤버도 3명에서 5명으로 늘어났고, 신시사이저를 사운드 전면에 배치해 멜로우 AOR, 신스팝까지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구축했다.

한층 섬세하고 무르익은 감성으로 돌아온 이 밴드는 작년 3월, 드디어 새로운 EP <Jinji Kikko>를 발표했다. 복고풍의 인트로와 감성적인 후렴구를 부드럽게 섞어낸 ‘Burgundy Red’부터, 나른하고 몽롱한 기운에 묘하게 빠져드는 ‘My Jinji’, 세련된 멜로디와 중독적인 트럼펫 연주가 앙상블을 이루는 ‘New Drug’까지. 앨범 자켓처럼 ‘개미가 달라붙을 만큼’ 달콤한 사랑의 기분을 군더더기없이 미끈하게 녹여냈다.

Sunset Rollercoaster <Jinji Kikko>(Full EP)

 

그리고 마침내 선셋 롤러코스터가 한국에 온다. 다가오는 9월 1일부터 9월 3일까지, 서울과 광주에서 내한 공연을 펼칠 선셋 롤러코스터를 서면 인터뷰로 미리 만나보았다.

이미지- 선셋 롤러코스터 페이스북

 

Q 첫 내한 공연을 앞둔 소감이 어떤지 궁금해요.

저희 팀에서 베이시스트 빼고는 모두 한국 방문이 처음이거든요. 공연이 무척 기대가 됩니다. 재미있을 것 같아요.

 

Q 오랜 공백을 깨고, 작년 3월 EP <Jinji Kikko>를 발표했어요. 개러지 록이 위주였던 전작들과 비교해보면 음악적 스타일이 크게 바뀌었는데, 변화에 영향을 준 요소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나이가 들다 보니 점점 성숙해지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불같은 사랑도 몇 번 해보고, 크고 작은 경험들이 쌓여서 음악에도 많이 영향을 주지 않나 싶어요. 저희가 1집 낼 때만 해도 멤버가 세 명이었거든요. 지금은 다섯 명으로 늘다 보니 편곡에 있어서도 조금 더 느긋하고 여유로워진 것 같고요.

 

Q 겹겹이 쌓인 풍부한 사운드와 신시사이저의 운용, 부드럽고 따뜻한 후렴구를 듣고 있으면 문득 일본의 시티팝이 떠오르기도 해요. 선셋 롤러코스터의 음악적 장르는 무엇에 가깝다고 생각하나요?

사실 장르를 하나로 콕 집어 이야기하는 건 어려울 것 같고요. 동시대의 트렌드에 부합하면서도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특히 <Jinji Kikko>에서는 전보다 신시사이저에 많은 비중을 뒀는데, 그래서 많이들 일본의 80년대 시티팝이 떠오른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사실 저희는 트로피컬 록(Tropical Rock) 쪽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오후의 바람, 따뜻한 햇살, 간간이 퍼붓는 소나기 같은 낭만적인 장면들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이요.

<Jinji Kikko> 앨범 커버

Q 앨범에 수록한 3곡 모두 사랑스러운 여인 ‘Jinji’를 향한 사랑 노래라고 들었어요. 일본식 이름인 ‘Jinji Kikko’를 앨범 명으로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데뷔 앨범 <Bossa Nova>처럼 4음절의 앨범 명을 만들고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동시에 이국적인 이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영화 <퍼시픽 림>(2013)을 보게 됐어요. 영화 속 여주인공 ‘마코 모리’의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 있다고 느껴서 저희 앨범 명도 일본식 이름으로 지어야겠다 생각했죠.

 

Q 데뷔 앨범 속 ‘Bomb of Love’이나, ‘I Know You Know I Love You’처럼, 유독 달달한 러브송들이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아요.

팬들이 저희 러브송을 너무 좋아해 주셔서 가끔 공연장에서 프러포즈를 하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한국 팬들도 혹시 저희의 도움이 필요하시면, 말씀해주세요. 언제든 환영입니다.(웃음)

 

Q 본인들의 공연투어에 ‘도시의 허튼소리(城市廢話)’나, ‘Bad Trip’ 같은 독특한 이름을 붙이는 이유가 궁금해요.

저희 가사가 모두 영어기도 하고, 실제로 많은 의미를 가사에 담고 있지는 않아요. 언어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고, 결국 영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가 해외 공연에 ‘도시의 허튼소리’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도, 오로지 음악으로 소통하고 싶은 바람 때문이에요. ‘허튼소리’로 채워진 가사지만, 저희의 음악이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창구가 되길 바라는 거죠.

‘Bad Trip’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대만에서 공연할 때 사용하는 타이틀인데요. 저희가 오늘날까지 밴드를 해오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어요. 현실과 꿈 사이에는 늘 갭이 있으니까, 그런 갭에서 오는 공허함을 뻔하지 않은 단어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낯선 도시에서의 적응, 현실과 꿈 사이의 충돌이 빚어내는 무기력감, 그 모든 것들이 저희 음악과 공연에도 똑같이 담겨있는 거예요.

 

Q 홍콩, 대만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여러 곳에서 공연을 했어요. 관객 호응이나, 객석 분위기가 모두 조금씩 다를 것 같은데 어때요?

사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비슷한데요. 조금 다른 점이라면, 대륙의 팬 같은 경우에는 좋아하는 표현을 거침없이 하는 편이에요. 솔직하고 꾸밈이 없어요. 일본 팬들은 묵묵하고 따뜻하게 저희를 응원해주는 차이 정도랄까요.

 

Q 대만 신인 밴드나, 뮤지션 중에 요즘 특별히 눈에 띄는 아티스트가 있나요? 최근 대만의 신진 아티스트 9m88과도 공연했는데, 어땠어요?

DJ Didilong이나, 레오 왕, Deca Joins 모두 굉장히 좋아하는 뮤지션들이에요. 최근 대만 인디 음악신이 굉장히 다양화되고 있는데요. 긍정적인 신호인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9m88은 재능과 매력을 두루 겸비한 뮤지션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본인이 음악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게 뭔지 정확히 알고 백 퍼센트 작업에 몰입하는 친구예요. 그래서 9m88과 함께 공연하면 긍정적인 에너지를 굉장히 많이 받아요. 관객들도 그런 에너지를 충분히 느꼈을 거에요.

 

Q 새 앨범 준비 중이라고 들었어요. 신곡은 어떤 분위기인지 살짝 귀띔해줄 수 있나요?

전체적으로 많은 팬이 좋게 들어주셨던 <Jinji Kikko>의 스타일에서 많이 바뀌지 않은 음악이 나올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선셋 롤러코스터의 공연을 기다리는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다들 편한 마음으로 공연장에 오셨으면 좋겠어요. 저희와 함께 신나게 즐기다 보면 한여름의 태양, 잔잔한 바람, 빗물 등 낭만적인 장면들을 마주치게 되실 거에요.

 

선셋 롤러코스터 Live in Korea 2017

선셋 롤러코스터 공식 내한공연 포스터. 공연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2017년 9월 1일(금)

장소 홍대 왓에버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 46, http://blog.naver.com/whateverhall)
시간 입장 19:30 / 공연 시작 20:00
출연 선셋 롤러코스터, 실리카겔
티켓 예매 30,000원, 현매 40,000원(150매 한정)

 

2017년 9월 2일(토)

장소 공중캠프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32길 17, http://kuchu-camp.net )
시간 입장 19:30 / 공연 시작 20:00
출연 선셋 롤러코스터
티켓 예매 30,000원, 현매 40,000원(150매 한정)


공연 문의 helicopter.seoul@gmail.com
예매 방법 helicopter.seoul@gmail.com으로 공연 날짜 및 장소, 성함, 연락처, 수량을 적어 메일로 보내주시고, ‘농협 800-12-159217(예금주 박승준)’으로 입금해 주시면 확인 후 확인 메일을 발송해 드립니다.

 

2017년 9월 3일(일)

공연명 2017 광주사운드파크페스티벌
장소 사직공원 (광주광역시 남구 사직길 49-1 팔각정)
문의 062-654-3626
주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http://www.peakmusic.co.kr/)

 

인터뷰 최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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