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변요한, 류준열, 류혜영… 요즘 한창 이름을 알리고 있는 이 배우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짐작이 안 간다면 영화 <파수꾼>, <잉투기>, <소셜포비아>의 공통점은? 이들은 모두 영화계에서 화제를 모은 작품들, 한국영화아카데미(KAFA)가 제작한 저예산 독립 장편영화다.

KAFA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1984년에 설립한 영화 전문 교육기관으로 봉준호, 최동훈, 김태용, 임상수 감독 등 실력 있는 인재를 배출한 곳! 매년 1, 2월에 열리는 ‘KAFA 졸업영화제’는 매진 사례가 연일 이어지는 만큼 관객들의 반응도가 대단하다. 한국 영화계를 이어갈 신인 감독과 배우를 배출하는 등용문 KAFA. 배우들의 연기와 완성도 있는 연출로 주목받는 KAFA 영화 5편을 소개한다.

 

1. <파수꾼> 

Bleak Night|2010|감독 윤성현|출연 이제훈, 서준영, 박정민

“어디서부터였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된거지?”
-영화 속 기태의 대사 중에서

영화의 제목을 ‘오해와 상실’로 이름 붙였다면 이해하기 쉬웠을까?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파수꾼’의 의미를 짐작했다. 둘도 없는 친구로 믿었던, ‘동윤’(서준영)과 ‘희준’(박정민)이라는 파수꾼을 잃은 기태(이제훈)의 죽음을.

남자들은 모두 공감한다는 영화 <파수꾼>을 보면 남자 셋만 모여도 자연스레 서열 정리가 이뤄진다던 말이 떠오른다. ‘친구라는 이름 아래 자행된 폭력이 낳은 비극’을 다루며, 미성숙한 청소년들의 통제할 수 없는 감정들을 섬세하고 날카롭게 풀어낸 수작. 이 영화의 전신이라 할 만한 단편 <아이들>(2008)로 이미 그 저력을 인정받은 윤성현 감독. 봉준호 감독 역시 이 영화를 추천하며 다음 작품을 무척이나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의 다음 영화가 기대된다!

<파수꾼>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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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잉투기>

INGtoogi: The Battle of Surpluses|2013|감독 엄태화|출연 엄태구, 류혜영, 권율

“꼭 그렇게 생각한 거 입 밖으로 다 내뱉어야 직성이 풀리는 거야?”
-영화 속 태식의 대사 중에서

잉투기는 ‘ING+투기’를 합친 말로 누구보다 치열하게 싸우고 있지만 ‘잉여’라 불리는 21세기 청춘들을 비유하는 말이다. 뚜렷한 목표 하나 없는 태식(엄태구), 욕구 불만을 인터넷 먹방으로 해소하는 4차원 소녀 영자(류혜영), 부유한 집안 아들이지만 마음은 텅 빈 희준(권율). 이들은 21세기 젊은 잉여 세대의 슬픈 자화상을 반영하는 인물들이다.

영화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칡콩팥'으로 활동하는 태식(엄태구)이 '젖존슨'에게 급습을 당하고, 종합격투기를 배우면서 복수를 다짐하는 이야기다. 디시인사이드 격투갤러리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잉여들의 고군분투기를 날 것 그대로 담았다. “한국 독립 영화 역사의 또 한 챕터가 시작되었다.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는 박찬욱 감독의 말처럼, 앞으로도 신선한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갈 엄태화 감독과 엄태구 배우. 두 형제의 활약을 주목해본다.

<잉투기>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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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소셜포비아>

Socialphobia|2014|감독 홍석재|출연 변요한, 이주승, 류준열, 하윤경

“에고는 있는데 지탱할 알맹이가 없는 거지”
-영화 속 하영의 친구 대사 중에서

제목 'Social phobia'는 사회공포증, 대인 기피증을 일컫는 말로, 다른 사람의 시선을 꺼리고 판단되는 것에 강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영화 <소셜포비아>는 악플러의 죽음을 두고 사건에 얽힌 주인공들이 자살인지 타살인지 그 진실을 파헤친다. 제목으로 짐작건대 SNS와 악성 댓글, 신상털기 등 타인에게 정보 노출이 쉬운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그대로 짚은 영화라 할 수 있다.

드라마 <미생>으로 주목받은 변요한, 제39회 서울독립영화제(2013) 독립스타상을 수상하며 다양한 연기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이주승, 드라마 <응답하라1988>로 대세남에 등극한 류준열까지 세 주인공의 안정된 연기와 속도감 있는 연출이 돋보인다. 영화는 2015 피렌체 한국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수상, 부산국제영화제 감독상 포함 2관왕을 차지했다.

<소셜 포비아>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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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Alice In Earnestland|2014|감독 안국진|출연:이정현, 이해영, 서영화, 명계남

“미안해요, 그러니까 내가 죽이는 거 이해해주세요.”
-영화 속 수남의 대사 중에서

위 대사를 보면 언뜻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생각난다. <친절한 금자씨>(2005)가 한 여인의 개인적인 복수를 담았다면,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한국사회가 몰아가는 한 개인의 파멸을 생생하게 담은 영화다.

수남(이정현)은 ‘생활의 달인’을 방불케 할 정도로 손재주가 남다르지만, 어째 그녀의 앞날은 날로 쌓여 가는 빚과 점점 잔인하게 꼬여만 가는 일뿐이다. 결국, 비정한 사회의 밖으로 밀려난 그녀의 모습은 우리네 5포 세대를 그대로 대변한 것 같아 더욱 섬뜩하고 공감 간다. "생계밀착형 캐릭터, 명함 날리기 달인 다 됐다"던 배우 이정현은 실제로 제작비에 사비를 보태기까지 하며 이 영화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그녀는 이 영화에서 훌륭한 연기를 선보여 제35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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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양치기들> 

The Boys Who Cried Wolf|2016|감독 김진황|출연 박종환, 차래형, 송하준, 윤정일

"내 거짓말이 다시 내게 돌아왔다"
-영화 속 완주의 대사 중에서

제6회 북경국제영화제 ‘FORWARD FUTURE’ 부문 개막작 선정 및 제15회 뉴욕아시안영화제 공식 초청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은 영화. 전직 연극배우 '완주'(박종환)는 거짓말을 파는 역할대행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중 살인사건의 가짜 목격자 역을 의뢰받는다. 하지만 살인사건 뒤에 또 다른 진실이 있음을 알게 되는데.

김진황 감독은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을 겪으며 느꼈던 사람들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그의 말처럼 영화는 허언증 온라인 커뮤니티, 역할 대행, 거짓말에 얼룩진 현대사회를 되돌아보게 한다. 제2의 설경구로 불리며, 드라마 <프로듀사>, 영화 <검사외전>, 웹드라마 <더러버> 등에서 짧지만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 ‘박종환’이 주연 배우로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된다. 배우 류준열과 드라마 <미생>의 부장님 김종수가 감초 역할로 등장한다.

<양치기들>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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