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원은 뮤지션으로서 김사월x김해원 활동을 이어오며 각각 한 장의 앨범과 싱글을 발표하고, 듀오로 발표한 첫 앨범 <비밀>로 2015년 한국대중음악상 2개 부문(신인상, 최우수 포크 음반상)을 수상했다. 영화음악 감독으로서 <셔틀콕>(2014), <소셜 포비아>(2015), <피의 연대기>(2017) 같은 작품의 영화음악을 작업하고, 다른 뮤지션의 음반을 프로듀싱하며 자신의 음악적 세계를 끊임없이 구축하고 확장했다. 그 대상이 때로 내밀한 자아가 되기도, 때로 눈으로 바라본 영화의 사건과 인물이 되기도 했으며, 김해원은 매번 그 속에서 온전히 자신만의 해석과 표현으로 노래에 깊이와 잔향을 더했다.

그리고 지난 3월, 김해원이 마침내 자신의 이름으로 첫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음악가로서의 지난 10년간의 시간을 응축한 앨범이라지만, 그는 자신 내면의 깊은 감정이나 성찰보다는, 한발 떨어져 표현하고자 하는 정서와 상황을 추상적인 노랫말과 소리의 풍경으로 펼쳐내 보이는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귀로 흘러들어 왔다가 끝내 마음에 박혀 공명을 만들어내는 견고한 힘을 지닌다. 4월이 시작되는 날 오후, 두 차례의 앨범 발매 공연을 모두 마친 김해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지난주 벨로주 공연까지 두 번의 앨범 발매 쇼케이스를 모두 마쳤어요. 기분이 한결 홀가분할 것 같은데 어때요?

두 공연 모두 좋았어요. 상상마당에서의 공연은 비주얼이나 조명적인 부분에서 뛰어났고, 벨로주는 작은 공간이지만 또 다른 느낌으로 좋았어요. 구태의연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벨로주라는 공간 특유의 장점이 있어요. 무엇보다 첫 공연에서의 아쉬운 부분을 두 번째에 보완해 가는 과정에서 만족감이 있었어요.

 

Q 김사월X김해원 활동 이전에 이미 솔로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들었어요. 사월 씨가 그동안 솔로로 활동하는 걸 보면서 조바심이 생기거나 그런 건 없었나요?

조바심보다는 욕구 해소가 안 되는 느낌은 있었어요. 그간 영화음악 작업도 하고, 프로듀싱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가까이 있는 사월 씨 앨범에 참여도 하고 보람도 많이 느꼈어요. 근데 제 음악으로서 사랑받고 싶고, 자아를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어쩔 수 없이 드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쌓이더라고요. 한 번은 사월 씨 공연에 세션으로 참여하게 돼서 지방으로 이동하는데 그날따라 제가 조금 스트레스가 있었나 봐요. 저도 모르게 “안 되겠다. 앨범 내야겠다”라는 말을 한 거예요. 앞뒤 맥락 없이 갑자기 튀어나온 말이었어요. 그때 느꼈어요. 무엇 때문인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앨범을 내야만 풀리는 무언가가 있구나 하고요.

Q 그래서 그런지 앨범 첫 트랙의 제목이 ‘Hungry Boy’예요.

그게 신기한 것 같아요(웃음). 1번 트랙은 한 앨범을 여는 시작이기도 하고, 또 앨범을 내는 시점에서의 저를 대변할 수도 있는 곡이라고 생각해요. 이 앨범의 어떤 노래는 굉장히 과거에 쓴 곡이고, 과거에 어떠한 것에 결핍되어 있는 사람의 이야기거든요. 지금 시점에서 제가 그 화자를 바라봤을 때 무언가 굉장히 결핍되어 있고 채우고 싶어 하는 욕구를 느낄 수 있는데, 현재 시점에서 곡을 쓰는 화자는 또 다른 결핍을 갖고 있거든요. 꼭 결핍에 대한 것이 아니더라도, 다른 고민을 안고 있어요. 그러니까 ‘Hungry Boy’는 현재에 대한 얘기이면서, 동시에 과거에 결핍을 앓았던 누군가의 이야기이기도 해요.

 

Q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결핍인가요?

시기적으로 오래된 노래가 ‘오 내 사랑’이나, ‘새벽녘’ 같은 곡이거든요. 그때는 하나도 채워진 게 없는 상태였던 것 같아요. 지금은 저도 음악가로 활동하면서 많이 변화했는데, 현실적인 것들과 음악가로서의 삶을 지속해나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늘 있는 것 같아요. 언젠가는 ‘바다와 나의 변화’가 생존에 관한 이야기인 것 같다는 말을 문득 한 적이 있어요. 결핍된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에서 결국에는 생존에 대한, 그러니까 삶의 조건이라든가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에 대한 불안감 같은 것으로 전이된 것 같아요. 모두들 그런 결핍을 하나쯤은 갖고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어떤 갈구나 욕망으로 나타난 게 김사월X김해원의 <비밀> 앨범이었다면, 이번 앨범에는 갈구하거나 쟁취하기보다는, 그 정서에 매몰되거나 그냥 견뎌보려는 마음들이 많이 녹아 있는 것 같아요.

 

Q 솔로 앨범 발매가 늦춰지게 된 이유가 있나요?

일단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어요. 앨범을 내려면 다른 것들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한 프로젝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적어도 몇 달은 필요하거든요. 사실 2016년 말부터 제 앨범을 만들고 싶어서 끙끙거렸던 것 같아요. 15, 16년엔 내고 싶었지만 앨범의 내용이 많이 채워지지 않은 상태였고, 단단한 노래들이 몇 곡 있었지만 그걸 갖고 내기에는 EP 정도의 분량이었거든요. 저는 풀 랭스 앨범을 만들고 싶었고, 그래서 17년에 빨리 착수하고 싶었는데 여러 영화에서 작업의뢰가 들어왔어요. 너무나 좋은 작품이고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드니까 작업을 하게 된 거예요. 그렇게 또 몇 개월이 지나다 보니 늦어지게 됐어요.

 

Q 4번째 트랙 ‘불 길’의 가사에 털레비전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바로 이어지는 5번째 트랙의 제목이 ‘Television’이잖아요. 이렇게 곡들이 연결되고 확장되는 지점이 재미있어요. 곡의 순서를 정할 때 기준 같은 게 있었나요?

가장 단순하게 얘기하자면 ‘말이 되어야 한다’는 거였어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제가 과거에 썼던 노래 속 화자의 감정 상태나 곡의 메시지를 제가 비교적 최근에 쓴 노래들과 어떻게 배치시킬 것인가가 제일 관건이었어요. 사실 처음에 곡과 가사를 모두 정하고 녹음을 하기에 앞서 짰던 트랙리스트는 지금과 많이 달랐어요. 이후에 많은 버전이 있었는데,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정리를 해가면서 수정을 많이 거쳤어요. 또 녹음을 하고 노래가 실질적으로 귀에 꽂히는 느낌을 봤을 때 충돌이 있으면 안되잖아요. 그 흐름에 맞게 재조정한 것도 있고 또 앨범에 넣으려고 했다가 빠진 트랙도 있고요. 고민을 많이 했는데, 어쨌거나 트랙리스트가 배치된 것에 대한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좋아했던 음반들도 모두 그랬고요.

 

Q 까다로운 작업이었을 것 같아요.

사실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 거고, 제 의도와 다르게 들릴 가능성도 커요. 들으시는 분들은 청각적인 정보만을 갖고 느낌으로 판단하잖아요. 걱정을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좋게 배치가 된 것 같아요. 심지어는 마지막에 마스터링 하면서 순서가 바뀐 곡도 있어요.

 

Q 어떤 트랙이에요?

지금은 10번째 트랙인 ‘바다와 나의 변화’가 원래는 5번이었어요. 4번 트랙 ‘불 길’을 마스터링하는데 이어서 나오는 5번도 너무 좋은 거예요. 사실 ‘바다와 나의 변화’가 기술적인 부분에서 봤을 때 마스터링 엔지니어분이 되게 좋아하셨거든요. 듣다 보니 곡의 에너지가 너무 강해서 이렇게 끝나버리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이 노래가 전체를 아우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뒤로 보낸 거죠.

Q 두 번의 쇼케이스 공연에 모두 무용가 모지민 씨가 퍼포먼서로 참여했어요. 포크 음악에 현대무용을 접목한 공연방식도 신선했지만, 무엇보다 모지민 씨의 안무적 해석이 뛰어나서 음악의 감동이 배로 다가왔어요. 이런 공연 방식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지민 씨를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개인적인 친분은 없었어요. 한번은 저희 공연에 오셔서 인사를 나눴는데 정말 특별한 에너지를 느꼈어요. 지민 씨의 작업을 찾아보면서 언젠가는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3년 전부터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돼서 같이 하게 됐어요. 사실 콜라보 작업을 하다 보면 상호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어제 벨로주 공연 끝나고 지민 씨가 좋았다고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어요.

 

Q 이번 앨범에 도움을 준 분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코러스를 맡은 아를 씨나, 베이스를 친 황현우 씨 외에도 많은 도움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모두 이전에 함께 작업해오던 동료들인가요?

황현우 씨가 베이시스트로 참여해주셨는데, 현우 씨는 그전에 최고은 씨 전 앨범을 프로듀싱해오신 분이에요. 제비다방 ‘CTR’ 사운드에 소속돼 치프 역할을 하면서 제비다방 컴필레이션 앨범이나, 도마 씨, 곽푸른하늘 씨 앨범도 프로듀싱했고요. 이번에 기회가 닿아서 함께 작업했는데 굉장히 좋은 서포팅을 받았어요. 저를 친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편히 도울 수 있으니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준 게 고마웠어요. 아를은 전에 ‘오픈마이크’나, ‘클럽빵’, 지금은 없어진 ‘바다비’ 같은 공간에서 공연할 때부터 알고 있던 친구고, 저는 뮤지션으로서의 아를의 팬이에요. 이번 앨범에 그 친구의 목소리를 넣고 싶은 트랙들이 있어서 같이 하게 됐고요. 디자인에 도움을 주신 김성구 씨나, 마스터링 엔지니어 이재수 씨, 다 전에 같이 작업을 해왔던 분들이고 저는 이분들에게 강한 믿음을 갖고 있어요.

Q 7번 트랙의 ‘Professional Listner’라는 표현이 생경하면서도 재미있습니다. 어떻게 쓰게 된 가사인가요?

어떤 생각이 빨리 휙 하고 지나가서 쓰게 된 곡이에요. 순간에 느끼는 감정들은 잘못된 게 없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어느 날은 제가 일상 속에서 자신을 표현하기보다는, 누군가의 표현을 받아주는 편이 많았다고 생각한 순간이 있었어요. 곡을 쓸 때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는데, 예를 들면 “이거 말도 안 되는데 되게 좋은 아이디어 같아”라고 스스로 느낄 때가 있거든요. 이 노래도 갑자기 그 단어가 생각난 거예요. 뭔가 합성어 같은 느낌으로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제가 듣는 사람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말하는 입장이 될 수도 있고, 그런 것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너는 또 무엇을 말하고 싶느냐?
아니, 그 무엇이 되더라도 다 듣겠다

I'm a professional listener니까
I'm a professional listener니까

Pro listener의 세계는 하루가 참 길다 들어주느라
많은 사람의 이야기들과 그들의 고민거리들과
나도 말을 거들고 서로의 생각이 쌓인다

- ‘Listener’ 가사 중


Q ‘Television’의 중간에 삽입한 사이렌 소리가 인상적입니다. 노랫말이 전하지 못하는 어떠한 특정 장면이나 상황을 소리로 표현하고 있는 곡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곡인가요?

사이렌 소리는 입으로 낸 거예요. ‘Television’은 어떻게 보면 두 개의 노래가 합쳐진 거라고 볼 수도 있는데, 뒤에 나오는 연주곡은 갖고 있은 지 꽤 오래된 노래예요. 저한테 그 노래는 과거의 어떤 기억을 박제시켜 놓은 순간으로 남아있는 것 같아요. 텔레비전은 지금 나와 연결될 수 없는 매체라는 느낌을 받아요. 그게 과거든 현재든 텔레비전이 저한테 주는 느낌은 그런 게 있어요. 연결될 수 없는 누군가와의 대화 같은 거요.

Q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거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정작 영화가 아닌 음악으로 진로를 정한 이유가 있었나요?

학교 다닐 땐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졸업영화를 찍고 나서 영화라는 매체의 제작방식이 저랑 안 맞는 부분이 많다고 느꼈어요. 잘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었어요.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음악은 제가 공부한 분야가 아니었는데 그래서인지 겁이 없었어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사실 전부터 음악을 계속 하고 싶었는데 할 기회가 없었어요. 미루면 영영 못 하게 될 것 같아 졸업하고 나서 하게 된 것 같아요.

 

Q 김사월X김해원 활동 이전에 친구의 단편영화에 삽입할 음악을 만들면서 커리어를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오늘날까지 총 네 편의 장편영화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했고요. 영화음악 감독과 뮤지션 중에 굳이 정한다면 스스로의 포지션을 어디에 두는 편인가요?

똑같이 중요하게 생각해요. 둘 다 좋은데 차이점만 있는 것 같아요. 각자 난이도가 높은 지점들이 따로 있다고 느껴요. 뮤지션으로서의 음악은 그 세계를 제가 다 구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요. 한 노래의 가사를 그렇게 심각하게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좀 심각한 놈인 것 같아요(웃음). 영화음악은 반대로 텍스트가 있잖아요. 시나리오라도 있는 상황에서 받아보게 되는데, 거기에서 받은 느낌을 음악으로 푸는 게 좋은 것 같아요.

 

Q 시나리오나 영상, 둘 중에 무엇을 더 참고하는 편인가요?

준비 단계나 상황에 따라서 조금 다른데요. 시나리오 단계에서 저한테 제안이 오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가편집이 끝난 상황에서 오는 경우도 있어요. 근데 결국에는 영상을 봐야 하는 것 같아요. 영화음악에도 여러 가지 방식이나 역할들이 있는데, 영화에 거의 보이지 않게 작용하면서 영화를 받쳐주는 음악도 있고, 때로는 전면에 드러나서 영화에 시너지를 더하는 음악들도 있잖아요. 그런 경우엔 더욱 영상을 보지 않고는 못 만드는 것 같아요.

Q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해원 씨가 작업한 영화음악들을 쭉 들어봤어요. 무엇보다 저는 <소셜포비아>의 음악들이 인상 깊었는데, 전자음을 너무 잘 쓰셔서 의외기도 했어요.

초기에 전자음으로 먼저 음악을 만들었어요. 노트북에 미디 프로그램을 깔아서 음악을 만들었기 때문에 친숙한 부분이 있어요. 또 감독님이 ‘슈퍼마리오’에 나오는 것 같이 뿅뿅거리는 전자음을 원했어요. <소셜 포비아>에 나오는 친구들은 밖에서 바라봤을 땐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스스로는 그 상황 안에서 롤 플레이 식으로 게임을 하는 것 같은 영화적인 느낌을 살렸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서로 했어요.

 

Q 이번 앨범에 수록한 ‘오 내 사랑’에 사용한 전자음도 흥미로웠어요.

원래는 굉장히 서정적인 어쿠스틱 곡이었어요. 지금 시점에서 내가 이 앨범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대한 관점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넣게 된 곡이기도 해요. 편곡하고 나서 가장 많이 바뀐 곡이에요.

Q 아무래도 사월 씨와 적지 않은 시간 함께 음악 작업을 해오다 보니 서로의 느낌이 간간이 묻어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사월 씨가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하면서 사운드나 노랫말에 의견을 낸 부분이 있나요?

노래가 듣는 사람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앨범이 ‘우리들’끼리, 또는 음악가들 사이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한 반응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는데, 일반 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감각은 전혀 없었어요. 제가 사월 씨 앨범을 프로듀싱할 때는 그런 걸 바라볼 수 있었거든요. 그런 역할을 이번에는 사월 씨가 해줬다고 생각해요. 이 노래를 윤리적인 측면에서 보면 어떨지 등, 객관적인 시각을 많이 제공해줬어요.

 

Q 자신의 음악이 제3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가늠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거의 못 봐요. 저는 그랬어요. 왜 사월 씨 의견을 더 수렴하지 않았을까 아쉬운 마음도 조금 들어요. 마이너하고 혼자만의 생각일 수 있는 노래들이 많다고 느끼지만, 그걸 포장한다고 해서 성질이 달라진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오히려 내가 지금 이걸 했기 때문에, 다음에 다른 걸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겨요. 더 가벼울 수도 있고, 보편적일 수 있는 노래를 이제 만들 수도 있겠구나 하는 방향으로 생각이 흘러서 좋아요.

Q 앨범의 마지막 곡인 ‘오늘’의 가사에서는 음악가로서 해원 씨의 소신이 느껴졌습니다. ‘멋이 없다 해도 나는 좋으니까’라는 노랫말로 앨범을 끝맺는 부분이 희망적이고 좋았습니다.

이제야 제가 ‘Why So Hard?’나, ‘오늘’ 같은 노래를 쓸 수 있는 것 같아요. 과거에는 자기를 드러내기 힘들어했고, 편하게 드러내는 방법이 뭔지 몰랐어요. 그런 상태가 어느 정도 혼재된 앨범인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관해 물을게요.

5월에 솔로 공연이 두 개 정도 잡혀 있어요. 재미공작소랑, 공간 비틀즈라는 뮤직 펍에서 작게 단독 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인터뷰 최은제
사진 이강혁
장소협찬 페이머스 그라운드 famus g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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