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두들은 여러 음악을 좋아합니다. 그중에는 일본 음악도 있고요. 일본 음악에 별로 관심이 없거나, 심지어 반감을 품은 분도 계시겠지요. 그리고 어떤 분은 예전에 기회가 있어서 일본 음악을 조금 들어보았지만, 그 뒤로 어떻게 됐는지, 요즘은 어떤지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디포스트>에서는 조금 편안한 기분으로, 골든두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요즘의 일본 음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 첫 번째 주제는 'YMO는 어떻게 되었는가?'입니다.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Yellow Magic Orchestra), 줄여서 YMO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1980년대 초 테크노와 뉴웨이브의 세계적인 흐름 한가운데 있던 그룹이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사카모토 류이치와 호소노 하루오미, 타카하시 유키히로, 이렇게 3인조로 구성된 YMO는 1978년 결성하여 1983년에 해산했습니다. 이후 세 사람은 각자 솔로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가며 이래저래 서로를 도와주기도 하고, 가끔은 재결성하여 공연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우선 원전에 반대하는 음악 행사 'NO NUKES 2013'에서 세 사람이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의 ‘Radioactivity’와 YMO의 ‘Rydeen’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시죠.

Yellow Magic Orchestra 'Radioactivity'

사카모토는 2014년부터 공연 활동을 중단하고 중인두암으로 투병하면서도 영화 <어머니와 살면>(2015), <레버넌트>(2015), <분노>(2016)의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한편 아베 총리의 집단 자위권과 개헌에 반대하며 시위에도 참여하는 등 사회 활동도 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럼, 2016년 골든글로브와 2017년 그래미에 노미네이트 된 <레버넌트>의 메인 테마를 감상해 보시죠.

사카모토 류이치 ‘The Revenant Main Theme’ (Alva Noto Edit)

호소노는 2013년 커버곡으로 이루어진 앨범 <Heavenly Music>을 발표한 이후, 본인의 신곡으로는 4년만, 영화 주제가로는 2008년 <구구는 고양이다> 이후 8년 만에 영화 <더 모히칸 컴즈 홈>(2016)의 주제가 ‘MOHICAN’을 만들었습니다. 호소노의 따뜻한 목소리와 느긋한 기타는 여전합니다. 영상은 영화의 DVD 발매 기념 PV입니다.

호소노 하루오미 ‘MOHICAN’ (モヒカン故郷に帰る)

세 사람 중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타카하시는 한국에서도 유명했던 오야마다 케이고 (코넬리우스), 토와 테이를 비롯하여 스나하라 요시노리(前 덴키 그루브), 곤도 토모히코, 레오 이마이를 멤버로 모아 유닛 ‘메타파이브(METAFIVE)’를 결성하였습니다. 타카하시는 YMO 시절에도 드럼을 치면서 메인 보컬의 포지션에 있었는데요, 여기서도 멋진 플레이와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개성 강한 뮤지션들을 하나로 모아 이끌고 나가는 모습에서는 대선배의 품격이 느껴집니다. 스튜디오 라이브 영상 한 번 보고 넘어가시죠.

METAFIVE ‘Don’t Move’ (Studio Live Version)

처음에는 ‘타카하시 유키히로 & 메타파이브’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는데요, 메타파이브라는 이름을 정하기 전에는 적당히 ‘쿨파이브’로 불렀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야마다와 스나하라, 토와 테이는 타카하시의 트리뷰트 앨범에 참여했던 적이 있고, 타카하시는 토와 테이의 곡에 보컬로 참여하는 등 서로 협력을 주고받다가 2014년 1월 17일에 일단 다 같이 공연을 한 번 해보기로 합니다. 그리고 7월 23일에는 그 공연을 녹음한 라이브 앨범 <TECHNO RECITAL>을 발매하지요. 이후 여러 공연 활동을 이어가면서 코넬리우스가 음악을 맡은 영화 <공각기동대 신극장판>(2015)의 OST 앨범에도 유닛의 이름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에는 유닛의 이름을 그냥 METAFIVE로 정하고 2016년 1월 첫 앨범 <META>를 발매합니다.

METAFIVE ‘Luv U Tokio’ (Video Edit)

이렇게 선배 뮤지션과 동료 뮤지션들 사이에 의미 있는 협업이 이루어지고, 그것을 바탕으로 마침내 대단한 유닛이 결성되는 모습은 참으로 가슴 벅차오르는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METAFIVE라는 유닛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앞으로도 계속 멋진 음악을 들려주면 좋겠습니다. 2016년 11월에 나온 두 번째 앨범 <METAHALF>에 수록된 ‘Musical Chairs’를 같이 볼까요.

METAFIVE ‘Musical Chairs’

마지막으로, 야노 아키코의 근황도 전해드립니다. 야노는 YMO의 서포트 멤버로 활동했고 사카모토의 전 부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의 솔로 커리어이지요. 야노는 최근 데뷔 40주년을 맞아 베스트 앨범 <야노산맥矢野山脈>을 내놓았습니다. ‘가사에 음식 얘기가 가장 많이 나오는 뮤지션’이라는 평가를 받는 그의 명곡, ‘라면 먹고 싶어(ラーメンたべたい)’를 들려드리면서 ‘YMO는 어떻게 되었는가’를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음 주제는 ‘시부야케이는 어떻게 되었는가’입니다.

야노 아키코 ‘ラーメンたべたい’
▲ 골든두들 멤버 박태성, 에레나(aka 정우민). 사진 박의령
Writer

골든 리트리버 + 스탠다드 푸들 = 골든두들. 우민은 '에레나'로 활동하며 2006년 'Say Hello To Every Summer'를 발표한 후 일본으로 건너가 2012년 IRMA JAPAN 레이블에서 'tender tender trigger' 앨범을 발표하였다. 태성은 '페일 슈', '플라스틱 피플', '전자양'에서 베이스 플레이어로, 연극 무대에서 음악 감독으로 활동하였다. 최근에 여름과 바다와 알파카를 담은 노래와 소설, ‘해변의 알파카’를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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