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재즈 라이브 클럽을 못 가봤다는 건 너무나 아쉬운 일이다. 괜히 재즈라는 단어를 어려워한 이라면 더더욱 재즈를 직접 들어보라 권하고 싶다. 음악과 분위기, 거기에 맛까지 보장하는 전통 있는 재즈 라이브 클럽에서는 누구든지 즉흥적인 재즈의 매력에 쉽게 빠진다. 무엇보다, 놀기 좋은 한여름 밤이라면 재즈 라이브 클럽이 제격이다.

 

이태원 ‘올 댓 재즈’

이미지 출처 ‘timeoutkorea

이름부터 ‘jazzy’한, ‘올 댓 재즈’는 무려 1976년에 문을 열어 지금까지 운영 중인 한국 최초의 재즈 클럽이다. 이태원의 대로변에 위치했던 올 댓 재즈는 2011년경 해밀턴호텔 뒤쪽 골목길로 위치를 옮기면서 단골들의 걱정을 한 몸에 받았지만, 다행히도 더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꾸준히 재즈의 맥을 잇고 있다. 국내외 쟁쟁한 재즈 음악가들이 다녀갔고, 명백히 국내 재즈 신의 터를 닦은 곳인 만큼 올 댓 재즈의 무대 위 선곡은 늘 믿고 들을 일이다. 2층 좌석까지 높게 뚫린 천장과 탁 트인 내부에 재즈 선율이 가득 울려 퍼지면 사람이 저절로 가득 찬다. 매일 7시쯤 시작하는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늦은 밤까지 계속된다. 파스타, 피자, 스낵 등 각종 디너 메뉴와 주류가 골고루 갖춰져 있어 오래 앉아서 먹고 마시며 맘껏 재즈를 즐길 수 있다. 홈페이지에 한달 치 스케줄이 빼곡하게 정리되어 있는데, 아무 때나 골라 가도 훌륭한 공연을 보게 될 것이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27가길 12
전화  02-795-5701
영업시간 일~목 18:30~1:00, 금~토 18:30~2:30
메뉴 입장료 5,000원. 그 외 각종 와인, 맥주, 커피, 식사 주문가능
홈페이지 www.allthatjazz.kr

 

 

서초동 ‘디바 야누스’

출처 ‘디바 야누스’ 인스타그램

마치 영화 <라라랜드>에서 보았던 것 같은 멋들어진 네온사인을 내건 재즈 클럽 ‘디바 야누스’는 약 40년 전통을 이어온 재즈클럽 ‘야누스’를 잇는 곳이다. 1978년 신촌에 문을 연 야누스는 한국 재즈계의 대모, 한국의 빌리 홀리데이라 불리는 재즈 보컬리스트 박성연이 운영해온 국내 재즈 1세대 클럽이다. 자연스레 국내 재즈 뮤지션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해온 야누스는 흘러온 세월만큼 연로한 박성연의 건강문제를 비롯한 여러 사정으로 잠깐의 휴식기를 가진 뒤 2015년경, 재즈 보컬리스트 말로와 클럽 에반스의 협심으로 재탄생했다. 전보다 눈에 잘 띄는 1층에 자리 잡은 모습이 친숙한 레스토랑 같기도 한데, 그만큼 부담 없는 무대와 좌석은 재즈를 모르는 행인의 발길을 붙든다. 매일 저녁 8시 30분이면 날마다 다른 재즈 음악가들이 공연을 시작한다. 그 전에 먼저 도착해 리허설 무대를 지켜보는 것 또한 라이브 클럽의 묘미. SNS에서 매일 다른 공연 스케줄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디바 야누스에서 가장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말로밴드의 공연을 먼저 감상해도 좋다.

주소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54길 9-8
전화  02-523-3934
영업시간 매일 19:00~23:00
메뉴 입장료 10,000원. 그 외 각종 와인, 맥주, 식사 주문가능
페이스북 www.facebook.com/divajanus

 

 

익선동 '천년동안도'

1996년 대학로에 첫 문을 연 재즈 라이브 클럽 ‘천년동안도’도 20년을 넘긴 오래된 곳이다. 색소포니스트 이정식,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 같은 내로라하는 음악가들이 즐겨 다닌 곳이다. 그만큼 많은 이들의 추억 한 켠에 자리 잡은 이곳도 자리를 옮겼다. 활기찬 분위기를 그대로 닮아 더욱 친숙한 사랑을 받았던 대학로를 뒤로하고 2016년경 익선동의 세련된 건물 1층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아쉬움과 반가움이 교차하는 것도 잠시, 변함없이 매일 공연을 열던 천년동안도는 성원에 힘입어 오는 8월 다시 대학로로 이전한다. 단연 반가운 일이다. 둥근 테이블마다 은은하게 켜 놓은 촛불이 메우는 그윽한 분위기나, 연륜이 깊은 재즈 1세대 밴드의 공연을 볼 수 있는 천년동안도만의 매력은 공간이 바뀌어도 죽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7월에는 또 다른 추억이 될 익선동에서, 8월에는 친숙한 열기로 가득할 대학로에서 천년동안도의 재즈 무대를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주소 서울시 종로구 삼일대로28길 14
전화 02-743-5555
영업시간 매일 18:00~24:00
메뉴 입장료 평일 6,000원, 주말 8,000원. 그 외 각종 와인, 맥주, 식사 주문가능
페이스북 www.facebook.com/chunnyun

 

 

인천 ‘버텀라인’

다음으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재즈 라이브 클럽을 소개하려면 단연 홍대에 위치한 ‘클럽 에반스’겠지만, 이번에는 입소문이 자자한 서울의 클럽 대신 그보다 더 오래된 인천의 재즈 라이브 클럽, ‘버텀라인’을 소개해본다. 1983년 문을 열어 올해로 34년 된 버텀라인은 서울의 어느 클럽에 견주어도 재즈의 내공에 뒤처지지 않을 곳이지만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차이나타운 뒤편을 따라 시끌벅적한 상권으로 변해가는 구도심 신포동에서도 100년을 넘긴 근대건물에 자리를 지켜온 버텀라인은 재즈를 뛰어넘어 문화역사의 장이기도 하다. 그렇게 인천의 재즈와 문화 사랑방을 자처해온 버텀라인은 특히 어느 곳보다도 재즈 공연이 활발하다. 유명하진 않지만 실력 있는 아마추어들부터, 연륜 있는 빅밴드, 신선한 해외 재즈 뮤지션들이 매주 금요일마다 무대를 채운다. 덕분에 이곳은 재즈 팬이라면 꼭 찾아야 할 국내 명소로도 꼽힌다. 이처럼 서울 바깥에도 명성이 자자한 재즈 라이브 클럽은 더 있다. 대표적으로 부산에 위치한 몽크, 대구에 위치한 올드블루가 있다. 무엇보다 재즈의 즉흥적인 매력은 가까운 곳에서 먼저 느껴도 좋을 것이다.

주소 인천시 중구 신포로23번길 23
전화 032-766-8211
영업시간 매일 18:00~1:00, 일 휴무
메뉴 입장료 5,000~10,000원. 그 외 각종 와인, 맥주, 음료 주문가능
페이스북 www.facebook.com/clubbottom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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