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 오만석 등 스타 배우들이 거쳐간 록뮤지컬로도 유명한 <헤드윅>이 재개봉했다. 무대에서, 또 스크린에서 이처럼 헤드윅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첫 번째 이유는 듣는 이의 마음에 직구처럼 빠르고 강하게 와 닿는 OST 넘버들 때문일 것이다. 펑키하고 파워풀한 사운드도 매력이지만 사랑하는 헤드윅, 고통받는 헤드윅, 버림받은 헤드윅, 또 다른 삶을 시작하는 헤드윅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가사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헤드윅>을 록스타로 살아 움직이게 하는 그녀의 노래 다섯 곡을 살펴보자.

 

1. Angry Inch

“My sex-change operation got botched
My guardian angel fell asleep on the watch

나의 성전환 수술은 실패했어.
내 수호천사가 망을 보는 동안 잠들어 버렸나봐.”

헤드윅은 동베를린 출신으로, 소년의 몸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성전환 수술을 통해 소녀가 되었다. 그러나 ‘앵그리 인치’라는 이 노래에 따르면 그녀의 수호 천사는 망을 보는 대신 “잠들어 버렸”던 게 틀림없다. 그녀의 성기 제거 수술을 완벽하지 못했고, 결국 ‘1인치’가 몸에 남게 된다. 밴드의 이름인 ‘Hedwig and the Angry Inch’도 여기서부터 유래했다. 

 

2. Sugar Daddy

 “So you think only a woman can truly love a man.
Then you buy me the dress

당신은 오직 여자만이 남자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죠.
그렇다면 내게 드레스를 사주세요.”

헤드윅의 어린 시절 이름은 ‘한셀’. 그는 어느 날 동베를린 주둔 미군을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 아직 어린 나이였지만 구소련 붕괴 직전, 물자뿐만 아니라 모든 게 부족했던 동베를린의 삶을 지긋지긋했던 그는 모든 게 풍족해 보이는 그의 나이 많은 연인과 남은 인생을 함께하기 위해 큰 모험을 감행한다. 어떤 결말이 올지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 채. ‘슈가 대디’란 돈으로 젊은 애인을 만드는 나이든 남자를 미국 속어이다.

 

3. Wig in the Box

“I put on some make-up turn up the eight-track
I'm pulling the wig down from the shelf
Suddenly I'm this punk rock star of stage and screen
and I ain't never I'm never turning back

난 8번 트랙을 크게 틀고 화장을 해
선반에서 가발을 내려 머리에 쓰지.
그러면 갑자기 난 무대와 영화의 펑크 록스타가 돼.
예전으로 되돌아가지 않아.”

헤드윅은 ‘디바’로서 무대 위에서, 그리고 밴드 구성원들에게 퀸으로 군림한다. 때론 까칠하게 제멋대로 굴기도 하지만 그녀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는 ‘Wig in the Box’ 영상에서 엿볼 수 있다. 외롭고 고독했던 헤드윅이 화려한 록스타로 거듭나는 장면, 그리고 ‘앵그리 인치’ 밴드 구성원들과의 유대를 확인할 수 있는 따뜻한 장면이 담겨 있다.

 

4. Origin of Love

“But I could swear by your expression
That the pain down in your soul Was the same as the one down in mine.
That's the pain, Cuts a straight line Down through the heart;
We called it love.

그러나 너의 표정을 봤을 때, 네 영혼 깊은 곳의 상처는
내 영혼 속의 상처와 같은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그게 바로 그 상처야 심장을 직선으로 관통하며 베는 상처
그 상처를 우린 사랑이라 하지.”

<헤드윅>의 가장 대표적인 넘버다. ‘사랑의 기원’이라는 제목처럼 마치 한 편의 신화 같기도 하고 동화 같기도 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태초에 여자와 여자, 여자와 남자, 남자와 남자가 한 몸으로 이루어진 아이들이 있었는데 신의 시기와 질투로 두 쪽으로 나뉘어 지금과 같은 인간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사랑은 영혼 깊은 곳의 상처가 같은 사람들을 일컫는 다른 말이라는 이 노래는 헤드윅이 누굴 위해 쓰고 부른 걸까?

 

5. Midnight Radio

“And all the strange rock and rollers You know you're doing all right
So hold on to each other You gotta hold on tonight
And you're shining Like the brightest stars
A transmission On the midnight radio

세상의 모든 기묘한 록커들이여, 당신들이 옳다는 걸 당신만은 알고 있어
그러니 서로에 기대요. 오늘 밤을 보내요.
당신들은 가장 빛나는 별, 깊은 밤의 라디오 전파 같은 빛”

<헤드윅>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노래. 헤드윅은 사랑하는 이와의 아픈 이별, 만남,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이 노래 한 곡에 실어 보낸다. 세상 어느 한쪽에서 홀로 울고 있을 ‘루저’와 ‘미스핏’들에게 보내는 응원과 격려도 잊지 않는 한밤의 라디오처럼 따스한 노래. 이제까지와는 또 다른 모습의 헤드윅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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