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고 많은 영화제 가운데 반드시 주목했으면 하고, 주목해야할 영화제가 있다. ‘LGBT’(레즈비언 Lesbian, 게이 Gay, 양성애자 Bisexual, 트랜스젠더 Transgender)로 포괄할 수 없는 다양한 성소수자를 지지하고, 모두에게 활짝 열린 축제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2016 서울프라이드영화제’(이하 SPFF)다.
SPFF는 우리나라에서 대중이 쉽게 접하기 힘든 퀴어영화를 상영함으로써 한국 사회에 잘 드러나지 않는 성 소수자의 존재와 인권을 인식할 기회를 제공하고, 국내 퀴어영화 제작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뜻깊은 자리다.
SPFF는 부산국제영화제, 베를린, 칸, 베니스의 퀴어 그랑프리 수상작까지 화제와 작품성을 고루 갖춘 총 26개국 64편의 영화를 준비했다. 우리나라 퀴어영화를 조명하는 ‘코리아 프라이드’ 섹션과 시대를 대표하는 걸작들을 상영하는 ‘스페셜 프라이드’ 섹션도 새로 생겼다. 또한, 이번 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이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도 무려 18편. 6년째 집행위원장을 맡은 영화감독 김조광수의 기대처럼 그 어느 때보다 더욱 풍성한 퀴어영화축제가 될 SPFF. 김승환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영화 가운데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몇 작품을 간추려봤다.
‘2016 SPFF’ 추천작
1. 개막작 <스테잉 버티컬>
Staying Vertical│감독 알랭 기로디│2016│청소년관람불가│100min│프랑스│Color│Drama, Comedy
<호수의 이방인>(2013)으로 국내에도 두꺼운 팬층을 보유한 알랭 기로디 감독의 신작. 시나리오 작가 ‘레오’는 새로운 작품 집필 구상을 위해 프랑스 남부를 떠돌던 중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양치기 ‘마리’를 만난다. 9개월 후, 마리는 아이를 낳고 극심한 산후 우울증에 빠져 레오의 곁을 떠난다. 혼자 남겨진 레오는 악전고투 속에서 아이를 키우며 자신과 같은 처지인 외로운 남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올해 ‘제69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경쟁 후보에 올랐던 <스테잉 버티컬>을 아시아 최초로 SPFF에서 상영한다. 2013 <까이에 뒤 시네마> TOP1에 선정된 <호수의 이방인>도 ‘스페셜 프라이드’ 섹션에서 만나볼 수 있다.
2. <어바웃 레이>
About Ray│감독 게비 델랄│2015│전체관람가│87min│미국│Color│Drama
10대 소녀인 ‘레이’는 자신의 정체성이 남성이기에 더는 여성으로 사는 것이 의미없다 느끼고 성확정수술을 받기로 한다. 싱글맘인 어머니 ‘메기’는 레이의 생물학적 아버지에게 법적 동의를 받기 위해 그를 찾아가지만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고 만다. 그리고 자신이 레즈비언이면서도 트랜스젠더인 손녀딸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지 못하는 할머니 ‘돌리’까지, 기고한 운명을 가진 세 사람이 한집에 살며 벌어지는 소동을 다룬 영화다. 배우 수잔 서랜든이 레즈비언 할머니로, 나오미 왓츠가 싱글 맘으로, 엘르 패닝이 트랜스젠더 아들로 분해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3. <문영 감독판>
Moon-young│감독 김소연│2015 │전체관람가│64min│한국│Color│Drama
‘문영’은 날마다 지하철에서 소형 캠코더로 사람들의 얼굴을 찍는다. 술주정하는 아버지를 피해 뛰쳐나온 문영은 연인과 울며 헤어지는 ‘희수’를 몰래 찍다가 들킨다. 두 사람은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서서히 가까워진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2016)에서 하녀를 연기하며 단숨에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배우 김태리의 풋풋한 시절이 돋보이는 작품. 이번 영화제를 통해 기존 44분에서 20분 더 확장한 <문영 감독판>을 처음으로 만나볼 수 있다.
4. <먼 곳으로부터>
From Afar│감독 로렌조 비가스│2015│12세이상관람가│93min│베네수엘라│Color│Drama, Romance
올해로 쉰 살이 된 ‘아르만도’는 카라카스에서 청년들을 찾아 하룻밤을 보내고 그들에게 돈을 지불한다. 그는 어느 날 범죄 조직의 리더인 17살 소년 ‘엘더’를 만나고, 그 한 번의 만남은 두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다. ‘2015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에 빛나는 작품으로, 중년의 남성과 청년의 사랑을 다룬 <이스턴 보이즈>(2013, 로빈 캉필로 감독)를 좋아했던 관객들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작품이다.
5. <키키>
KiKi│감독 사라 조르데노│ 2016│전체관람가│96min│미국, 스웨덴│Color│Documentary
뉴욕에 사는 다양한 색을 띠는 LGBTQ(LGBT에 퀘스쳐너 Questioner-성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해 스스로 질문하는 사람-까지 포함한 용어) 청년들이 보다 안전한 공간을 얻기 위해 함께 뭉친다. 7명의 LGBTQ 댄스팀 수장들은 팀원들을 이끌고 댄스배틀 대회를 준비한다. 트로피를 향한 순수한 열망과 댄스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팀원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퍼포먼스와 하이패션이 인상적이다. ‘2016 베를린국제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및 ‘2016 풀프레임다큐멘터리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수상작.
‘2016 서울프라이드영화제’(2016 SPFF)
일시 2016.10.20~2016.10.26
장소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ART 1, 2관
홈페이지 http://lgbtfilm.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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