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할로윈 시즌이 다가오면 새로운 호러 시리즈로 넷플릭스 팬들을 찾아오는 마이크 플래너건(Mike Flanagan) 감독. 지난 2018년 10부작 미니시리즈 <힐 하우스의 유령>으로 넷플릭스 구독자에게 선명한 인상을 남긴 이래, 매년 새로운 미니시리즈로 독보적인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올해에도 19세기 공포작가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en Poe)의 동명의 단편소설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8부작 <어셔가의 몰락>(The Fall of the House of Usher>을 10월 12일에 공개했다. 이 작품은 HBO의 재벌가 이야기 <석세션>(Succession)의 호러 버전이라 폄훼 되기도 했지만, 로튼토마토 87%의 평점에 서비스 개시 며칠 만에 벌써 차트 상위권을 점했다.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과 <어셔가의 몰락> 원작

크라우드펀딩(킥스타터)로 제작비를 조달한 장편영화 데뷔작 <앱센시아>(Absentia, 2011)부터 넷플릭스가 그 가치를 알아보면서,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과 넷플릭스의 관계는 긴밀하게 이어져 6년 동안 다섯 편의 넷플릭스 미니시리즈를 제작하였다. 하지만 2022년 말에 그의 제작사 인트레피드(Intrepid Pictures)가 아마존 스튜디오와 새로운 독점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제부터는 프라임TV를 통해 그의 신작이 소개될 전망이다. 넷플릭스와 진행한 다섯 편의 미니시리즈가 무엇이었는지 순서대로 살펴보았다.

 

<힐 하우스의 유령>(2018)

미국 작가 셜리 잭슨(Shirley Jackson)이 1959년에 발표한 동명의 클래식 호러 소설이 10편의 미니시리즈로 완전히 다시 태어났다. 2018년 10월 12일에 넷플릭스에 올라와 “가장 무서운 미니시리즈”라는 찬사를 받으며, 로튼토마토 93%, 서티파이드 프레쉬(Certified Fresh) 등급을 받았다. 스티븐 킹과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도 개별적으로 SNS를 통하여 찬사를 보낼 정도였다. 과거와 현재 시재가 뒤섞이거나 숨은 귀신을 화면에 적절히 보여주는 등 차별화된 새로운 호러 공식을 선보였다.

 

<블라이 저택의 유령>(2020)

<힐 하우스의 유령>에 이은 혼팅 앤솔러지(Haunting Anthology) 시리즈 차기작으로 신속하게 기획된 작품. 미국에서 태어나 영국으로 귀화한 작가 헨리 제임스(Henry James)의 <The Turn of the Screw>(1898)와 그의 다른 작품들을 참고하여, 9편의 미니시리즈로 각색하였다. 전작만큼 무섭지는 않다는 평이 우세했지만, 탄탄한 고딕 스토리를 기반으로 로튼토마토 88%의 호평을 안고 새틀라이트 어워드에서 수상했다.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이 갑자기 워너 브라더스 영화 <닥터 슬립>(2019) 감독을 맡게 되어, 한 해를 건너뛰어 2020년 10월 9일에 공개되었다.

 

<어둠 속의 미사>(2021)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이 카톨릭 신자였던 어릴 적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기획한 작품으로, 신에 대해 가졌던 회의론을 일곱 편의 에피소드로 써내려 갔다. 다른 작가들의 원작에서 모티브를 가져오지 않고 아이디어 기획부터 제작까지 그가 모두 맡은 유일한 작품으로, 호러 전문 평론가들로부터 “스티븐 킹이 쓰지 않은 최고의 스티븐 킹 작품”이란 이색 찬사를 받기도 했다. 신부 역의 해미시 링클레이터(Hamish Linklater)의 연기에 대해서도 칭찬이 집중되어 크리틱스 초이스 남우상을 받았다. 2021년 9월 24일에 공개되어 로튼토마토 87%의 높은 평점을 받았다.

 

<자정 클럽>(2022)

미국 작가 크리스토퍼 파이크(Christopher Pike)의 동명 소설과 다른 27편의 단편 소설을 참고하여 10편의 에피소드로 각색하였다. 원래 마이크 플래너건의 이전 미니시리즈와는 달리, 10편 더 제작하여 두 시즌으로 편성하려고 했으나,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의 제작사가 아마존 스튜디오와 새로운 계약을 진행하면서 결국 두 번째 시즌이 취소되었다. 여덟 명의 틴 스타를 확정할 때마다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이 트위터에 공표하여 SNS 마케팅에 주력했다. 2022년 10월 7일 넷플릭스에 서비스 개시하여 로튼토마토 87%의 호평을 받았다.

 

<어셔가의 몰락>(2023)

에드거 앨런 포가 1839년에 발표한 단편 소설 <The Fall of the House of Usher>을 바탕으로,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이 새롭게 8편으로 각색하였다. 이번에도 포의 다른 소설 제목이나 그가 썼던 글을 각 에피소드의 소제목으로 채택하였고 내용 면에서도 참조하였다. 당초 명배우 프랭크 란젤라(Frank Langella)가 주인공 ‘로데릭 어셔’ 역을 맡았으나, 그가 성희롱 사건으로 조사를 받자 급거 감독의 영화 <닥터 슬립>(2019)에 출연했던 브루스 그린우드(Bruce Greenwood)을 대타로 내세웠다. 올해 10월 12일에 공개되었고, 로튼토마토 90%의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