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잖아. 굳이 또 뭘 하지 않아도.” – ‘Sweether’ 중에서

구원찬은 노래를 무척 잘 한다. 경력 10년을 앞에 둔 싱어송라이터에게 도대체 무슨 건방지고 당연한 말일까 싶지만, 그는 분명 특별하다. 녹음 버전보다 더 녹음처럼 들리는 빼어난 라이브, 맑은 진성과 짙은 가성을 이질감 없이 넘나드는 세련된 테크닉, 무엇보다 그 감정을 과하지 않게 적절히 호소하는 가사와 전달력까지. 마치 노래와 R&B를 위해 태어난 가수인 것만 같다.

 

구원찬과 노래 사이

고등학교 시절, 선배 FRNK(프랭크)의 제안으로 김심야와 더불어 세 사람이 힙합 그룹 DOPEMANSION을 결성했던 게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이다. 이후 구원찬은 R&B 아티스트이자 솔로로서 두 번째 시작을 이어갔고, 이때 발표한 데뷔 EP <반복>(2017)의 ‘Sweether’가 많은 사랑을 받으며, 같은 해에 연이어 내놓은 <Format>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자기 이름을 알려 갔다.

“요즘에 나의 상황은 똑바로 보면 감당하기에 어려워 눈을 피하지. 잦은 현실 도피는 날 더 무력하게 해.” – ‘기다려’ 중에서

Fisherman(피셔맨)과 Humbert(험버트), glowingdog(글로잉독)과 haventseenyou(해븐신유), 그리고 백예린 등. 훌륭한 가수로서, 뛰어난 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서 여러 동료 프로듀서, 보컬리스트와 간간이 협업을 이어감에도 그의 노래는 늘 변함없이 아름답다. 구원찬의 개성이 너무 강하다거나 반대로 늘 똑같다는 뜻이 아니다. 누구와 어떤 호흡을 맞추든 자연스럽게 자신이 묻어날 만큼 그가 섬세하고 기민하게 노래와 가까운 곳에 자리한다는 의미다.

 

구원찬의 노래와 우리 사이

“전에 알던 감정을 이젠 너로 새롭게 쓰고 있어” – ‘Sweether’ 중에서

제목 ‘Sweether’는 ‘sweater’(스웨터)나 ‘sweeter’와 같은 기존의 한 단어가 아닌 ‘sweet’과 ‘her’를 이어 붙인 그의 언어인 것으로 보인다. 노래는 말 그대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욱더 달콤하게 다가가고 싶은 구원찬의 솔직하면서도, 세심하게 골라 담은 고백으로 가득하다. ‘Sweether’를 수록한 <반복>의 앨범 재킷 속, 이미 작지만 화려한 불꽃을 꽃피우는 폭죽 옆 또 다른 폭죽에 새로이 불이 붙고 있는 사진처럼, 이미 알던 감정이 자꾸 커져만 가 새로운 스파크를 일으키는 순간을 진지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그린 노래다.

성수동 앤드 뮤지엄

구원찬의 이번 배민라이브 영상은 성수동 앤드 뮤지엄에서 촬영했다. 과거 철강공장으로 쓰였다는 공간의 색다른 분위기와 뒤로 은은하게 보이는 벽면 가득한 창밖 골목, 나무의 차분하고 오묘한 풍경이 살며시 듣는 이마저 끌어당기는 ‘Sweether’의 은근한 매력을 더욱더 빛나게 한다.

원곡에서 리듬 섹션과 함께 팽팽하게 긴장을 밀고 당기며 설레는 감정을 부채질하고 부유하던 신시사이저 사운드 대신, 얼마 전 공개한 ‘유리잔’에 함께한 기타리스트 Ampoff가 세션으로 참여해 노래를 차분하게 보조하며, 구원찬의 목소리와 가사의 사심 가득한 고백에 보다 몰입감과 집중력을 더한다. 노래가 소리를 통해 화자와 청자를 이어준다면 이번 무대는 이미 돋보이는 그의 소리에 한층 생기를 부여하며 둘 사이의 거리를 한 걸음 더 좁혀낸다.

‘Sweether’ 배민라이브

 

너와 내 안에 비친 너 사이

“난 너를 담고 그래 널 티를 내” – ‘유리잔’ 중에서

구원찬의 목소리와 노래를 한결 돋보이게 하는 건 가사다. 결코 낯설거나 어렵지 않은 비유와 단어에도, 듣는 이를 한껏 배려해 고르고 배치한 듯한 그의 말에 스스럼없이 마음이 따라간다. 신곡 ‘유리잔’을 마주하며 선명하게 누군가를 비추는 투명하고 영롱한 “내 마음”을 “유리잔”에 비유해 여기에 그를 가득 채우려는 가사의 진심이 그 어떤 로맨틱한 말보다 순수하고 낭만적으로 다가온다.

간드러지는 팔세토 창법의 고음 파트와 절절한 호소, 경건함과 솔이 교차하는 코러스 역시 배민라이브 영상에 고스란히 재현되었다. 이번 라이브 무대가 전역 후 첫 라이브 콘텐츠 촬영이라 밝히며 새로운 활동에 대한 포부를 담담하게 밝힌 인터뷰에서는 무엇보다 늘 노래를 통해 듣는 이에게 가까이 다가서는, 낯 뜨겁지 않은 솔직한 태도가 감지된다. 최근 구원찬은 단독공연 <object ‘0’>을 통해 올해 하반기에 공개할 앨범 <object ‘1’>를 예고한 바 있다.

‘유리잔’ 배민라이브

 

Q1. 배민라이브 촬영 하면서 느낀 점 (소감)이 있다면요?

전역하고 처음 라이브 컨텐츠 촬영인데 배민라이브로 시작해서 영광입니다.

 

Q2. 작업할 때 주로 시켜먹는 음식/가게가 있으면 소개 해주세요

포케를 좋아하는데 특히 ‘올데이포케’에서 연어포케 자주 시켜먹습니다.

 

Q3. 배민라이브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배민라이브를 통해서 오랜만에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할 예정이니까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새로 나온 신곡 ‘유리잔’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배민라이브는 숨은 음악 맛집을 찾아 배달하는 배달의민족의 음악 콘텐츠입니다. 유튜브 채널에서 매달 새로운 아티스트의 라이브 영상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