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bworks

어느 날 우연히 인터넷으로 짧은 다큐멘터리를 봤다. ‘별들의 들판’이라 불리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의 솔직하고 따뜻한 인터뷰가 담긴 영상이었다. 다큐멘터리 한 편에 푹 빠져 이내 감독의 다른 작품도 찾아보게 되었다. 필모그래피는 꽤 많았고 그중에는 유명한 뮤직비디오도 더러 있었다. 궁금했다. 이렇게 영상에 본인의 색깔을 덧입혀 세상 밖으로 풀어내는 그의 내밀한 이야기가. 

며칠 뒤,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응해준 그와 약 한 시간 가량 인터뷰를 나눴다. 돌아오는 길에는 아직 못다 한 말이 많은 것 같아 어느 때보다 아쉬웠다. 겸손한 태도와 부드러운 말투, 그 속에 담긴 작품을 향한 뜨거운 애정이 쉬이 잊히지 않았다. 그래도 응원하고 싶은 감독이 한 명 더 늘었다고 생각하니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이제, 그 이야기를 당신에게도 들려주려 한다.

We are looking for a good story in everywhere. We'd like to show how beautiful our life is and i believe that good media can be a powerful influence on people.

우리는 어디서나 좋은 이야기를 찾습니다.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주고 싶고, 좋은 미디어가 사람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 Gab-works 홈페이지 소개글 가운데

 

보이스퍼의 뮤직비디오를 추후 개인작업 형태로 만든 작품인 <Our Secret>(2016). 최윤정 디렉터의 도움을 받아 두 사람이 함께 쓴 시나리오가 내레이션으로 실렸다. 내레이션에는 배우 전여빈이 참여했다


홈페이지를 보면 감독 소개란에 이행갑 씨 말고도 최윤정이라는 이름이 보여요. gab-works는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작업물인가요?

저는 본래 영상 전공자가 아니라 디자인 전공자에요. 어렸을 때 막연히 ‘영화감독이 꿈이다’,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대학에 들어와 어쩌다가 카메라를 잡게 됐어요. 사진은 원래 꾸준히 찍었고요. 처음에는 이행갑이라는 이름으로 혼자 프리랜서 활동을 했어요. 그러다 일이 커지면서 최윤정이라는 친구가 합류했죠. 보통은 제가 연출과 촬영을 맡지만, 윤정 씨가 기획이나 아이디어, 후반 작업에서 많이 도와줘요. 직원보다는 동반자 같은 느낌이죠. 

‘Seychelles People’ (2016) ⓒ Gabworks

 

개인 작업 얘기부터 할게요. 여행지를 담은 영상 시리즈 <Wander in (세이셸, 포르투갈, 터키, 베트남)>은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되었어요?

‘여행’이 제 삶에 밀접하게 다가온 건 대학교 1학년 때에요. 그때 개인적으로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린 나이지만 철학적인 생각도 하게 되고, 대학에 회의감도 들고 그랬어요. 그래서 저만의 돌파구를 찾다가 자연이나 생태 쪽에서 일하시는 분, 철학 하시는 분들을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철학책도 많이 읽으면서 ‘혼자서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부터 어디든 여행을 떠났어요. 초반에는 국내 여행을 하다가 아프리카 봉사활동도 가고 거기서 만난 인연으로 뉴욕에 가서 영상 일도 도와주고요. 그러다 어느 순간 '이 경험을 영상으로 남기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에는 <Time To leave>처럼 제가 찍은 영상에 누군가의 글을 얹어 블로그에 올렸어요. 그러다 이걸 체계화해서 시리즈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영상을 머릿속에 미리 구상하고 계획적으로 촬영했나요?

아니요. 저는 계획을 거의 세우지 않아요(웃음). 나라를 정하는 우선순위 같은 것도 없었어요. 돈이 없을 땐 베트남을 가고, 돈이 넉넉할 땐 좀 더 멀리 나갔죠. 여행한다는 목적은 같았지만 혼자 떠나는 여행 스타일 자체를 영상에 풀어보고 싶었어요. 방황한다는 컨셉만 잡아 놓고 여행지에서 무언가를 느낄 때마다 카메라에 담았죠.

 

<WANDER IN TURKEY>(2016)


4편 가운데 <WANDER IN TURKEY>를 가장 인상 깊게 봤어요. 여행자라도 지나칠 법한 풍경들을 세밀하게 포착했더라고요. 시위하는 무리나 총기를 든 남자를 촬영할 땐 무섭지 않았나요?

무섭진 않았어요. 제가 여행할 때는 보통 배낭을 메거든요. 게다가 관광객처럼 카메라 하나만 들고 찍는 거라 그쪽이 찍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접근하는 경우도 있고요. 여행을 많이 하다 보니까 이 사람이 카메라에 어느 정도 보이겠다 싶으면 허락을 맡는 것에도 노하우가 생겼어요.

 

원더 시리즈처럼 5분짜리 영상 하나를 만드는데 보통 얼마나 걸려요?

여행 준비를 일주일, 여행을 1~2주 정도 했다 치고 후반 작업까지 빠르면 한 달 안에도 가능해요. 터키 영상은 굉장히 빨리 작업했어요. 간혹 음악이 잘 안 맞고 형식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면 5~6개월도 걸리고요. <Compostela>는 중간에 여행한 것도 포함해서 거의 1년 정도 걸렸어요. 개인적으로 편집작업은 빨리하는 편이에요.

 

촬영 소스를 미리 잘 분류해 놓나 봐요.

아니요. 내가 여기 있었고 여기서 찍은 게 이거다, 이런 식으로 분류는 잘 못 해요. 기록해 놓는 습관이 없어서요. 그냥 직감적으로 하는 편이에요.

 

피사체를 찍을 때 주로 어떤 점을 살피는지 궁금해요.

저는 인물사진도 좋아하지만, 자연풍경도 많이 찍는 편이예요. 자연은 ‘어떻게 하면 좀 더 다르게 찍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해요. 시골 출신이라서 그런지 자연이 좋아요. 제가 전라북도 고창에서 태어났고 어렸을 땐 할머니 밑에서 자랐거든요. 그래서 식물도 유독 좋아하고요.

 

이행갑의 작업실. 한 켠에 다양한 식물이 우거져 있다


개인 작업물은 클래식이나 연주곡이 주된 배경음이에요. 평소에도 이런 음악을 즐겨 듣나요?

특정 음악만을 듣는 것은 아니지만, 작업물에는 클래식이나 연주곡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공통점은 전반적으로 대다수가 듣기에는 우울하다는 것(웃음). 몰랐어요. 전 이런 음악으로 행복을 느끼는데, 여행 갈 땐 차 안에서 틀자마자 “왜 이런 음악을 틀어?” 하고 구박받아요.

 

개인 작업 중 가장 아끼는 작업이 있다면요?

주저없이 <Compostela>요. 6개월간 배낭여행을 했을 때 약 한 달간 순례자의 길을 걸었어요. 이때 콤포스텔라를 직접 걸었는데 너무 좋았어요. 무엇보다 거기서 만난 사람들이 좋았어요. ‘내게 재능이 있다면 다음에 왔을 때 뭔가 남겨야지’ 생각했고, 다음에는 친구 최윤정과 같이 갔어요. 그때도 사전 계획을 많이 하기보다 30일 동안 하루하루 계획을 짜면서 여행하느라 후반 작업이 반년 이상 걸렸죠. 걷는 것도 힘든데 무거운 장비를 들고 다니니까 더 힘들었어요. 근데 힘든 만큼 많이 남은 것 같아요. 지금도 제일 많이 보는 작업물이에요.

 

다큐멘터리 <COMPOSTELA>(2015) 

 
아이고. 그 힘든 길을 두 번이나 다녀오셨네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좀 들려주세요.

밤마다 술 마시는 것?(웃음) 술을 좋아하진 않고, 그 상황을 즐기는 편이에요. 그때 순례자들이 매일 와인을 마셨거든요. 하루의 마지막은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술로 마무리 짓는 일과. 그 당연한 일상이 너무 좋았어요. 근데 사람들 이야기가 생각보다 슬퍼요. 다들 무거운 고민을 갖고 왔더라고요. 저는 고민이 있어서 간 건 아니거든요. 그때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하면서 저 자신을 반추해보기도 했고요. 이후에도 그때 만난 사람들과 연락을 하고, 유럽여행 때는 집에 몇 번 놀러 가기도 했어요.

 

ⓒ Gabworks

 

한창 떠오르는 비주얼 창작 집단 비주얼스 프롬(Visuals From.)의 멤버이기도 해요.

비주얼스 프롬은 정진수 감독이 만든 회사에요. 그분이 저보다 영상 일을 먼저 시작했고, 예술학과에 다닐 때부터 그 이름으로 프리랜서 일을 시작한 걸로 알고 있어요. 지금은 법인이지만 소규모로 운영하고 있죠. 심규호라고 포토그래퍼와 피디를 겸하는 친구가 있고, 박신영이라고 디자인을 담당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지금은 유학을 갔어요. 저는 외주 형태로 촬영에 참여하고요. 앞서 말한 친구들은 저랑 거의 가족이에요. 늘 한솥밥 같이 먹고 해외 여행도 같이 갔던 친구들이라 거리낌도 없고요.

 

대학에 다닐 때부터 굉장히 친했나 봐요.

정진수 감독 때문에 만난 사이에요. 저는 산업디자인과를 나왔고 나머지 세 사람은 예술학과를 나왔거든요. 아무래도 과가 달라서인지 성향도 다른 편이었어요. 근데 달라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그 친구들이 자주 가는 미술관이나 출장을 함께 다니면서 사물을 보는 안목도 많이 높아졌어요.

 

비주얼스 프롬의 작품 가운데 혁오의 뮤직비디오(‘GONDRY’, ‘PANDA BEAR’, ‘HOOKA’)가 가장 유명하지 않나 싶어요. 촬영감독으로 참여하셨는데 모두 특유의 색감과 영상미가 돋보여요. 어떤 주제를 가지고 촬영에 임했나요?

혁오 뮤직비디오 촬영을 할 땐 연출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연출을 맡은 정진수 감독과 어떤 화면을 찍을 것인지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제가 생각할 때 오혁이라는 친구는 감독에게 굉장히 많은 상상력을 제공하는 아티스트에요. 몇 없는 신세대 아티스트죠. 정진수 감독이 혁이의 끼나 그만의 아이덴티티가 뭔지를 알려고 노력했고, 저는 거기에 따라준 편이죠. 개인 작업처럼 재밌게 촬영했어요. 혁이 뮤직비디오는 늘 그랬어요. 돈을 번다는 생각은 별로 없었어요.

 

HYUKOH ‘GONDRY’ (2015)

 

영상을 보면 이국적이면서도 저기가 어디인지 짐작이 안 될 때가 많아요.

정진수 감독이랑 저랑은 새로운 곳을 탐험하는 걸 전혀 낯설어 하지 않아요. 가령 뉴욕에 갔으면 뉴욕처럼 찍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그냥 관객들이 보고 “어디지?” 하는 정도로 찍는 걸 좋아해요. 제주도를 가도 웬만하면 제주도 같지 않게. 서울도 그렇고요. 대신 장소를 찾을 땐 유니크한 곳을 가려고 최대한 많이 노력해요. 그게 저희만의 개성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 Gabworks

 

평소에 들고 다니는 카메라와 촬영할 때 쓰는 카메라는 아무래도 다르겠죠?

상업 작품을 찍을 때는 비싼 카메라를 쓰는데요.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그만 카메라를 썼어요. 여행지 다니면서 찍었던 카메라요. 보정작업은 다 하고요. 그게 가장 중요하니까. 그것도 매번 연구라기보다 새로운 걸 찾아야 하는 것 같아요. 색감 같은 건 거의 후보정 때 달라지죠.

 

수원 화성 사운드맵 프로젝트나 앙상블 디토에 관한 다큐멘터리는 색다른 작업이었을 것 같아요. 영상만큼 '소리'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했을 텐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수원 화성 프로젝트는 조은희라는 뮤지션이 전통악기 연주자들과 협업을 한 작업을 영상으로 담은 작업이에요. 그분들의 연주장면들을 최대한 가까운 시각으로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앙상블 디토 작업은 조금 어려웠어요. 디토라는 팀이 바쁜 일정으로 공연을 소화하다 보니 제가 생각한 일정으로 촬영하기가 힘들었어요. 그래도 영화 <마지막 4중주>에 나오는 것처럼 연주장면을 라이브로 꼭 촬영하고 싶어서 그것만큼은 고집했어요. 그래서 리허설과 공연을 시간 나는 대로 촬영해서 하나의 연주장면으로 보이게끔 편집했죠. 소리를 자연스럽게 이어 붙이는 작업이 좀 힘들었어요.

*수원 화성 사운드맵 프로젝트 [바로가기
*앙상블 디토 타큐멘터리 [바로가기

 

그가 촬영감독으로 참여한 지코(Zico)의 '오만과 편견'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언제부터 영상감독을 꿈꿨나요?

제가 영상을 본격적으로 한 게 3~4년 됐는데, 카메라를 잡으면서 바로 ‘영화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영화 전공이 아니지만 어쨌든 영상도 영화의 한 부분이고, 일하다 보면 분명히 뭔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경험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어요.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나요?

예전에는 혼자 여행을 하면서 영감을 많이 얻었어요. 최근에는 영화를 보거나 사람들을 만나면서 영감을 얻어요.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느끼는 것들을 영상으로 풀어보려고 노력해요.

 

그럼 최근에 인상 깊게 봤던 영화는 뭐예요?

대답이 너무 뻔할 텐데. <라라랜드>요. <컨택트>랑 <매기스 플랜>도 좋았고요. 영화를 보는데 아낌없이 투자하려고 하는 편이예요. 그리고 덧붙여 말씀드리면 저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에요. 대신 철학서들을 좋아해요. 특히 여행을 다니면서 읽었던 동양 철학서들이 저에게 큰 힘이 되었어요. 그때 느꼈던 감정들을 영상으로 많이 풀려고 노력했고요.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요?

마이크 리 감독의 <세상의 모든 계절>이라는 영화가 있어요. 중산층 중년 부부의 이야기인데 사람이 죽거나 하는 큰 사건은 없지만 저는 이 영화가 되게 무섭다고 생각해요. 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계 상을 적절하게 비유한 것 같아요. 왜, 정작 그들은 행복하게 사는데 그 외 변두리 사람들은 불행한 이야기. 이걸 국가 시스템으로 넓혀보면 맞닿아 있는 지점이 많거든요.

 

앞으로 욕심나는 분야가 있나요?

다큐멘터리 영화는 정말로 하고 싶어요. 국내에 다큐멘터리 판이 좀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다큐멘터리도 돈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거든요. 기업이나 국가에서 다큐멘터리를 찍을 수 있는 장을 좀 더 많이 마련해줬으면 좋겠고요.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다큐멘터리 감독이 빔 벤더스*에요. 그분은 다큐멘터리도 찍고 영화도 하시죠. 그 가운데 안무가, 사진작가, 재즈 아티스트를 한 편씩 다룬 다큐멘터리가 있어요. 저도 그분처럼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들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찍어보고 싶어요. 또 사회적 메시지가 있는 다큐멘터리도 찍어보고 싶고요. 비슷한 맥락일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한빛맹학교 아이들을 촬영하고 있어요.

*빔 벤더스- <파리 텍사스>(1984), <베를린 천사의 시>(1987),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1999) 등을 연출한 독일의 대표 영화감독

 

현재 작업하는 영상 말고 추후 계획이 따로 있나요?

요즘은 개인 작업을 하던 시절이 부쩍 그리워요. 그 작업물들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그런 작업들을 다시 해보려 노력하고 있어요. ‘좀 더 잘 해야지’나 ‘판을 더 키워야지’ 하는 생각도 버리고요. 동료 감독들이랑 콜라보 형식으로 작업해보려는 생각도 있어요. 최근에 하나 찍었는데 이와(Iwa) 감독이랑 협업한 <#1 Sep.9.27>은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영상이에요. 낮과 밤을 나눠서 제가 낮에 찍고 이와 형은 밤에 찍고, 이런 식으로 작업했어요. 주인공 한 명에 장소도 한 곳, 촬영도 하루 만에 끝내는 걸로 하고요. 그리고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글 쓰는 연습도 좀 더 하고 싶어요. 

 

lwa X gabworks <#1 SEP.9.27>(2016)

 

행갑 씨가 영상을 찍는 궁극적인 이유는 뭘까요?

어쨌든 저는 영화를 찍고 싶어 하는 사람이잖아요. 솔직히 말하면 할지 안 할지 모르겠어요. 마음은 하고 싶죠. 근데 저는 ‘이거 아니면 죽는다’라는 마인드로 하는 편은 아니거든요. 만약 하게 되면 자극적인 영상으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싶진 않아요. 아주 평범한 일상이라도 그게 누구한테나 늘 자극이잖아요. 영화라고 해서 자극을 쥐어짤 필요도 없고요. 소소한 영화를 하고 싶다는 건 아니에요. 저도 봉준호 감독님 좋아하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님 좋아하거든요. 하지만 자극보다는 좋은 영향을 끼치는 영화였으면 좋겠어요. 한편으로 돈이 안 되는 영화가 될까봐 고민도 해요(웃음).

 

앞으로 어떤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가요?

제가 지금까지 한 작업물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여 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냥, 편하게 누군가가 다 봤으면 좋겠어요. 저는 사람들이 제 영상을 보고 ‘꼭 영상이 아니더라도 내 경험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가 이야기를 만들기보다는, 이야기를 찾아서 들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게 영상을 하는 첫 번째 목표였어요. 훗날 영화를 하게 되면, 좋은 이야기를 잘 각색하고 연출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게 저의 꿈입니다.


인터뷰 이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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