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생의 일본 뮤지션 스터츠(STUTS). 본명은 유야 키타(Yuya Kita)다. 2008년 클럽에서 결성한 크루 ‘YOUNG DRUNKER’ 활동을 시작으로 현재 MPC플레이어이자 비트 또는 트랙 메이커,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그를 한마디로 정의 내리는 것은 어려워졌지만 스터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한 지점을 꼽는다면 단연 2013년의 뉴욕 버스킹 동영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할렘 거리에서 펼쳐진 뜻밖의 데뷔 무대

뉴욕 할렘 125번가에서 자신의 MPC1000으로 공연을 펼치는 스터츠

2013년 2월의 겨울, 졸업 기념으로 일주일 동안 머물렀던 뉴욕에서 그는 예정에 없던 버스킹을 하게 된다. 할렘의 한복판에서 시작된 MPC연주는 단번에 행인들의 이목을 끌었고 이방인에 대한 호기심 어린 시선보다 귀를 먼저 자극하는 그의 음악은 사람들을 춤추게 했다.

비트에 즉흥적인 랩을 얹는 사람까지 생기자 구경하던 관중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휴대폰에 담기 시작했다. 그렇게 온라인에 업로드된 그의 버스킹은 화제가 되며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예술에는 국경이 없다는 하나의 명제를 증명하는 동시에 그가 갖고 있던 재능을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스터츠 ‘Treasure Box’ Youtube-lute Studio 라이브 영상 캡쳐

MPC는 Music Production Center의 약자로 전자 음악 악기다. 드럼 머신에서 더 발전된 형태로 바둑판처럼 이루어진 16개의 패드에 소리를 넣고 두드리며 다양한 트랙을 믹싱하고 연주할 수 있다. 배터리를 넣어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어 라이브 연주에도 활발히 사용되며 현재까지도 여러 기능들이 보완되고 업그레이드되어 출시되고 있다. 스터츠가 뉴욕에서 사용한 MPC도 독립형 모델 MPC1000이다. 아래는 그의 MPC연주와 퍼포먼스의 매력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 첫 정규 앨범 <Pushin'>(2016)의 5번 트랙 ‘Treasure Box’ 라이브 영상이다.

스터츠 ‘Treasure Box’ Youtube-lute Studio 라이브 영상

 

다방면으로 펼쳐진 콜라보레이션

도쿄대학교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 진학한 뒤에도 스터츠는 꾸준한 활동을 펼친다. 본인의 MPC 라이브 공연은 물론, 아티스트들에게 트랙을 제공하거나 프로듀싱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광고 및 방송 프로그램의 오프닝 사운드도 작곡하고 있다. 특히나 장르를 불문하고 진행한 여러 아티스트들과 협업은 그의 천부적인 재능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스터츠 ‘夜を使いはたして(feat. PUNPEE)’(2016)

<Pushin'>에 수록된 ‘夜を使いはたして’는 DJ, 리믹스 엔지니어링, 트랙메이커 등 스터츠 못지않게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랩퍼 펀피(PUNPEE)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뮤직비디오에는 펀피와 그의 아버지가 출연하며 20년의 세월을 뛰어넘는다는 재미있는 연출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스터츠의 첫 정규앨범에는 펀피 뿐 아니라 jjj, KID FRESINO, Campanella, Alfred Beach Sandal 등이 피처링으로 함께 했으며 앨범 발매 기념공연에도 함께 참여했다. 한편 팔방미인형 뮤지션인 두 사람의 조합과 흥미로운 스토리의 뮤직비디오는 좋은 반응을 입증하듯 유튜브 조회 수 300만 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스터츠, Alfred Beach Sandal ‘Horizon’(2017)

알프레드 비치 샌들(Alfred Beach Sandal)의 곡 ‘Soulfood’(2015)에 스터츠가 참여하고, 이어서 스터츠의 'Sail Away'(2016)에서 ABS가 보컬로 참여하는 등 두 사람의 인연은 깊다. 그 다음해에 바로 함께 작업하여 공동으로 발매한 앨범 <ABS + STUTS>(2017)은 6개의 수록곡 안에서 록과 힙합이 만나 만들어낸 그들만의 세계를 들려주었다.

2번 트랙인 ‘Horizon’의 뮤직비디오에는 곡의 분위기와 어울리는90년대의 정취가 잔뜩 담겨있으며, 일본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모야모야 사마즈(モヤモヤさまぁ~ず)2>의 엔딩 테마로도 쓰이며 주목을 받았다.

스터츠 ‘Dream Away(feat. Phum Viphurit)’(2018)

스터츠의 가장 최근 앨범 <Eutopia>(2018)에 수록되어 있는 곡으로 태국의 인기 인디 뮤지션 품 비푸릿(Phum Viphurit)이 피처링하였다. 뮤직비디오에는 방콕의 차이나타운과 도심의 옥상, 바다 등 아름다운 풍경들 속에서 라이브를 펼치는 스터츠와 비푸릿의 모습이 곡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 있다.

최근 한국에서 내한 공연을 열었던 비푸릿의 둘째 날 오프닝 무대에 스터츠가 오르고, 다음날 이어진 스터츠의 첫 내한 공연에서 비푸릿이 스페셜 게스트로 ‘Dream Away’를 부르며 장르와 국경을 넘은 멋진 교류를 보여주기도 했다.

호시노 겐 ‘Pop Virus’

호시노겐(星野源)이 가장 최근에 발매한 5번째 정규앨범 <POP VIRUS>(2018)의 타이틀곡 ‘POP VIRUS’이다. 뮤직비디오에는 열차 안에서 MPC를 연주하는 스터츠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스터츠는 이번 호시노겐의 앨범에서 ‘POP VIRUS’를 포함하여 무려 5곡의 작업에 MPC연주와 비트 프로그래밍으로 함께했다.

작년 2월에 발매되었던 호시노겐의 EP앨범 <도라에몽>(2018)에 스터츠가 ‘The Shower’로 참여한 것이 인연이 되어, 이어서 8월에 발매되었던 호시노겐의 싱글 ‘아이디어’에도 참여했다. 신나는 곡의 분위기와 참여한 세션들의 인상적인 연주가 담겨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이디어’의 뮤직비디오에도 스터츠가 등장한다.

 

스터츠만의 음악언어

초등학생 시절부터 랩을 좋아하여 A Tribe Called Quest Q-Tip, DJ Premier, Pete Rock의 음악을 따라 부르고, 기계에 관심이 많았던 소년은 고등학생 때부터 트랙을 만들기 시작한다. 본격적으로 MPC플레이어의 길로 들어서게 되며 어느새 다른 아티스트에게도 필요한 뮤지션이 된 스터츠는 현재도 수많은 러브콜을 받으며 각종 페스티벌과 라이브 공연에 참여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스터츠 트위터

일본 내 최고 명문대로 불리는 도쿄대학교를 졸업하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에도 관심이 있다는 그는 어떻게든 발견될 천재형 괴짜의 모습과도 닮았다. 하지만 유튜브에 공개된 방송 매체blackfilesstv와의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첫 앨범 <Pushin'>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작업 기간만 3년이 걸렸을 만큼 직감보다는 신중을 기하는 스타일이며, 작업을 할 때도 시간을 정해두고 규칙적으로 생활한다고 한다.

이렇게 스터츠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멜로디는 한번 들으면 금세 귀에 익어 버릴 만큼 중독적이고 다른 이들과의 작업에서도 시그널처럼 그의 손길이 들려온다. 마치 듣는 이에게 신호하는 듯한 비트는 그만의 음악언어가 존재한다고 믿게 만든다. 그가 만든 가장 최근의 앨범 명은 「Eutopia」(2018)였다. 스터츠의 음악이 이상향처럼 들렸다면, 앞으로도 그가 만들어나갈 낙원을 함께 기대하기를 바란다.

 

스터츠 홈페이지

스터츠 유튜브

 

Writer

그림으로 숨 쉬고 맛있는 음악을 찾아 먹는 디자이너입니다. 작품보다 액자, 메인보다 B컷, 본편보다는 메이킹 필름에 열광합니다. 환호 섞인 풍경을 좋아해 항상 공연장 마지막 열에 서며, 동경하는 것들에게서 받는 주체 못 할 무언가를 환기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