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P. 러브크래프트는 스티븐 킹, <왕좌의 게임>의 조지 R. R. 마틴, 존 카펜터, 기예르모 델 토로 등 현대 호러 및 환상 작가들이 경배하는 작가다. 초기 공포소설이 잔혹한 설정, 범죄, 심령 등의 소재로 사람들에게 무서움을 주었다면 러브크래프트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사람들 마음의 근원적 공포를 건드린다. 이전에 다뤄지지 않았던 우주나 신화의 존재를 창조하고 그들의 악마성을 주제로 한다. 사악한 신적 존재이자 외계 괴물인 ‘크툴루(Cthulu)’의 창시자이며,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책인지 헷갈렸던, ‘악마적 금서’로 불린 가공의 책 <네크로노미콘(Necronomicon)> 등 이후의 여러 아류문학에서 차용되는 개념을 만들었다. 작품 속에서 하버드대 도서관이나 대영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는 언급이 있어 지금도 가끔 문의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네크로노미콘>은 H. R. 기거에 의해 1977년 일러스트레이션책으로 탄생했으며, 이것을 본 리들리 스콧 감독이 기거를 고용하여 에이리언 모습을 만들게 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의 작품은 이른바 ‘우주적 공포(Cosmic Horror)’로 불리며, 그만의 새로운 장르가 되었다.

 

“20세기 고전 공포의 가장 위대한 실천가, H. P. 러브크래프트를 능가한 사람은 없다.” - 스티븐 킹

“러브크래프트는 현대 공포소설의 초석을 세웠다.” - 클라이브 바커

“진실로 미국 공포 문학의 1인자를 한 명만 꼽는다면, 그 자리는 러브크래프트의 차지다.” - 존 카펜터

크툴루의 모습Via ‘Lovecraft Fandom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세계관이 잘 나타나 있는 작품으로, 대표작 <크툴루의 부름>이 있다. 크툴루는 인류가 존재하기 전 고대 지구의 지배자이고, 다른 고대신들과 함께 태평양 해저의 초고대도시 ‘R’lyeh’에 잠들어 있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 이들이 깨어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불가해한 사건들이, 작품 속 크툴루 신화의 기본 골격을 이루고 있다. 어거스트 덜레스(August Derleth)는 일찌감치 러브크래프트의 글에 매료되어 출판사까지 차리고, 크룰루 신화와 러브크래프트의 작품 세계관이 체계적으로 정립되도록 도왔다. 그 자신이 작가이기도 한 덜레스는, 러브크래프트 사후 그의 유작들을 출판했다. 말하자면 러브크래프트의 이름과 작품세계를 널리 알려 새로운 공포의 대가로 자리잡게 한 공로자라고 할 수 있다. 이후 러브크래프트의 작품들은 현대 호러 장르, 서브컬처, 대중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Via ‘Villains Fandom
반스 & 노블에서 나온 크툴루신화에 대한 책 Via 'Barnes And Noble'

그러나 러브크래프트는 유명한 인종차별주의자였다. 그의 작품에 나오는 모든 유색인종은 대부분 모두 악당이다. 그는 나치 초기에 히틀러를 경외했으며 유색인종이나 혼혈인 또는 이민자들은 싹 쓸어버려야 한다는 극단적 생각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후에 나치가 유대인 대학살을 벌이자 그런 그의 발언은 많이 완화되었다. 아이러니인 것은 그의 부인도 유대인이었다. 그의 과격한 사상에 대한 부인과의 마찰 때문에 결혼생활이 순탄치 못했다는 추측도 있다. 그는 결국 이혼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혼자 살았다.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은 지금까지 여러 번 영화화되었으며 여러 분야에 영향을 끼쳤다. 최근에 상영된 DC코믹스의 <아쿠아맨>도 그의 영향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아쿠아맨의 모티프가 된 러브크래프트의 <the Dunwich Horror> Via ‘Slate
<심슨>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러브크래프트 Via ‘The Marysue
러브크래프트의 1927년 작품 <the colour out of space>가 영화로 만들어진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을 맡을 예정 Via ‘Popsug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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