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 대한 차별과 억압이 만연했던 시대, 어떤 이는 부당한 사회 구조에 맞서 싸웠고 어떤 이는 순응하고 버텨냈다. 최근 개봉한 <더 와이프>와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은 불합리한 현실 속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작품을 써냈던 두 여성 작가의 삶을 그린다.

 

<더 와이프>

노부부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작가 남편 ‘조셉’(조나단 프라이스)이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부부는 스톡홀름으로 향하고, 조셉처럼 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아들도 동행한다. 노벨상 수상의 들뜬 공기도 잠시, 조셉의 전기를 쓰기 위해 작가 ‘나다니엘’(크리스찬 슬레이터)이 따라붙으며 일평생 남편 뒤에서 묵묵히 조력자로 살아온 ‘조안’(글렌 클로즈)의 헌신과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60년대 미국 출판계는 여성 작가를 반기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조안은 뛰어난 재능을 가졌음에도 당시의 시대적 흐름에 맞서지 못하고, 재능 없는 남편의 작품 뒤에 숨어 자신의 능력을 소진했다. 그는 매일 8시간씩 글을 썼고, 이 사실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으며 평생을 킹메이커로 살았다. 영화는 불합리한 현실에 순응한 한 여성의 공허한 삶과 울분이 마침내 어떻게 폭발하는지 밀도 있게 그려낸다. 올해로 연기 경력 45년 차의 배우 글렌 클로즈가 강렬하고 압도적인 연기를 펼쳤는데, 그는 이 작품으로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비롯한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석권했다. 2월 27일 개봉해 현재 상영 중.

<더 와이프> 예고편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문학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소녀 ‘메리’(엘르 패닝)는 아버지의 제자인 낭만파 시인 ‘퍼시’(더글러스 부스)와 운명적 사랑에 빠진다. 둘은 도피를 감행하고 이는 영국 문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을 정도의 큰 파장을 일으킨다. 비 내리는 어느 날, 시인 ‘바이런’(톰 스터리지)의 집에 초대된 그들은 ‘무서운 이야기’를 만들어볼 것을 제안받고, 메리는 자신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괴물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낸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도피를 떠난 두 사람은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는다. 현실은 어려움에 처하고 메리는 20살도 안 된 어린 나이에 상실과 배신, 비극적 사건을 경험한다. 무엇보다 당시 무섭고 으스스한 감각에 매료됐던 메리는 이를 바탕으로 <프랑켄슈타인>을 완성해 출판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부침을 겪는다. 메리가 살던 19세기 영국은 철저한 남성 중심 사회였고, 여성이 쓴 공상과학소설을 출판해줄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익명으로 소설을 출판하기에 이르지만, 그 뒤로도 부당함과 차별에 움츠러들거나 물러서지 않고, 끝내 자신이 소설의 원작자임을 증명해냈다. 영화는 메리가 소녀에서 작가로 거듭나기까지의 처절한 감정 변화와 고군분투의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엘르 패닝은 굽히지 않는 신념과 저항정신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찾은 작가 메리 셸리의 불꽃 같은 삶을 생생히 표현해냈다.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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