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흔한 일이지만, 막상 자신에게 닥칠 때 그것은 절대 평범하지 않은 ‘사건’이 된다. 영화는 2년 동안 연인 사이였던 고등학생 ‘은민’과 ‘예주’에게 찾아온 이별의 순간을 그린다. 이별을 통보하는 예주는 비교적 덤덤하지만,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여야 하는 은민은 만감이 교차한다.

 

<이별을 받아들이는 다섯 단계>

2016 | 감독 이예주 | 출연 김은민, 이예주 | 9분 11초

은민과 예주는 동성 커플이다. 예주가 이별을 통보했을 때 은민은 화를 내며 다른 여자가 생겼냐고 묻는다. 하지만 예주는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다고 말한다. 작품의 줄거리는 이예주 감독이 고등학생 시절 겪은 경험이 모티프가 되었다고 한다. 당시 그는 동성 친구에게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끼고 있다가, 그 친구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말을 듣고 무척 힘들어했다고 한다.

감독 이예주는 이별을 맞이한 두 사람, 특히 은민의 역동적인 심리적 변화를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롱테이크 기법을 택했다. 미국의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가 1969년 선보인 심리적 모델 ‘죽음의 5단계’*에 따라, 은민은 이별을 부정하고, 이에 분노하고, 주어진 상황을 해결하려고 예주와 타협하려 하며, 우울해했다가 결국 절망하며 이별을 수용한다.

* 사람이 죽음을 선고받은 뒤 이를 인지하는 심리적 과정을 5단계(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로 구분한 모델

 

은민은 물론 예주의 이별 여파까지 실감 나게 묘사한 두 배우의 열연이 돋보인다. 시나리오와 첫 연기, 첫 연출까지 두루 맡은 이예주는, 이 작품으로 2016년 ‘초단편영화공모전’ 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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