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룬드발(좌)과 노라 존스(우) Via jazztimes

노라 존스(Norah Jones)는 블루노트 레코드에게는 구세주 같은 존재다. 모회사 EMI가 고사 직전의 블루노트를 살리기 위해 브루스 룬드발(Bruce Lundvall)을 CEO로 영입한 때가 1985년. 그는 블루노트의 오랜 레거시 명반을 재발매하면서, 새로운 스타의 발굴을 끊임없이 모색했다. 재즈 영역을 고집하지 않고 팝이나 포크 스타일의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여 상업적인 성공을 이루었는데, 노라 존스(Norah Jones) 또한 그중 한 명이었다. 2002년에 발매한 노라 존스의 데뷔 앨범 <Come Away With Me>는 그래미 5관왕과 함께 지금까지 2천 7백만 장의 판매고를 올린,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한 음반이었다.

<Come Away With Me>에 수록한 히트곡 ‘Don’t Know Why’

어느 날 블루노트의 브루스 룬드발 사장에게 가수 한 명을 추천한다는 쪽지 한 장이 전해졌다. 모회사 EMI의 간부의 쪽지였는데 그의 남편이 재즈 뮤지션이었다. 그로부터 5일 후 수줍음 타던 노라 존스와 재즈업계의 거목 브루스 룬드발의 첫 만남이 이뤄졌다. 당시 노라 존스는 뉴욕 브루클린의 음악 카페 ‘Living Room’에서 다섯 시간에 50달러를 받고 노래하며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아마추어 싱어송라이터였다. 그의 회고에 의하면 자신의 노래를 듣고 있던 손님도 별로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독특한 음색의 노래에 경탄한 동료 뮤지션이 있었는데, EMI의 간부였던 부인을 통해 재즈 오리지널 2곡과 자작곡 1곡이 녹음된 데모 테이프를 만들어 블루노트에 전달한 것이다. 스타를 찾고 있던 블루노트에게는 그야말로 복덩이가 굴러들어온 것이었다.

두 번째 앨범 <Feels Like Home>(2004)에 수록한 ‘Sunrise’로 그래미 여성 팝보컬상을 수상했다

노라 존스의 아버지가 인도의 전통 악기 시타르(Sitar)의 저명한 연주자 라비 샹카르(Ravi Shankar)라는 사실은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아버지와 뉴욕의 공연 기획자였던 어머니는 곧 헤어졌고, 어릴 때부터 줄곧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어머니의 성을 따랐다. 부모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존 콜트레인과 듀크 엘링턴의 재즈 음악에 파묻혔고, 노스텍사스 대학으로 진학해서는 재즈 피아노를 전공하였다. 스무 살에는 어머니를 따라 뉴욕으로 이주하여 뉴욕의 싱어송라이터들과 어울리며 카페나 라운지에서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길 좋아했다. 그의 독특한 음색에 매료된 블루노트는 곧바로 그의 자작곡에 블루노트의 재즈 연주를 입혀 데뷔 음반을 만들었고, 노라 존스는 곧바로 레코딩 뮤지션의 커리어를 시작한다.

2018년 크리스마스 공연에서 부른 ‘What Would I Do Without You’

노라 존스는 블루노트에서만 여섯 장의 음반을 발매하여 이제까지 약 5천만 장의 음반 판매고를 올렸다. 그래미 시상식에서는 벌써 9회나 수상했다. 그의 음악을 재즈라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여전히 음반매장에서 그의 음악이 재즈로 분류되는 데에는 블루노트 소속이라는 레이블 효과가 크다. 2007년에는 영화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에 배우 주드 로와 함께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떨어져 살았던 아버지를 만나러 뉴델리로 건너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 서먹했던 감정을 풀고 아버지에 관한 노래를 쓰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는 2012년에 생을 마감했다.

<My Blueberry Nights> 타이틀곡 ‘The Story’

“사람들은 나에게 여성스럽고 로맨틱하고 감성적인 면을 기대하지만, 나는 그중 어떤 것과도 관계가 없다”라고 말하는 그는, 동료들의 음악을 듣고 “I love this song!”을 연발하는 의외로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다. 음악적인 면에서는 복잡한 코드의 재즈와 단순하고 편한 팝/포크의 경계선에 있다. 재즈 요소가 가장 강했던 데뷔 앨범 <Come Away With Me>를 내던 시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하는 걸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재즈보다는 편안한 팝이나 포크 영역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다큐 <The Life and Times of Norah Jones>

 

노라 존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