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그래미 시상식 무대에 오른 허비 행콕은 자신의 32번째 앨범 <Future Shock>에 수록한 싱글 ‘Rockit’을 연주했다. 신시사이저 키보드와 드럼, 디제이의 턴테이블 스크래치 그리고 로봇과 네 명의 브레이크 댄서와 함께 등장하여 미래 지향적인 연출과 사운드를 선보이며, 그해 그래미 무대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이어서 그래미 최우수 R&B 퍼포먼스상을 수상하며, 22년 음악 인생 첫 그래미상을 안았다.

1984년 그래미 시상식의 ‘Rockit’ 연주와 수상장면

허비 행콕은 고향 시카고에서 소문난 피아노 신동이었다. 일곱 살에 피아노를 시작한 지 4년 만인 11세에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모차르트를 연주했다. 뒤늦게 재즈에 입문하여 마일스 데이비스의 눈에 띄면서 그의 퀸텟에 합류했다.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 시절 그가 작곡한 ‘Cantaloupe Island’와 ‘Watermelon Man’은 유명한 재즈 스탠다드가 되었고, 그의 이름으로 발표한 <Empyrean Isle>(1964)와 <Maiden Voyage>(1965)가 명반으로 평가되며 독자적인 뮤지션으로서 입지를 구축했다.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 시절의 허비 행콕(독일, 1967)

1969년 블루노트를 떠나 보다 대중적인 레이블 워너(Warner)로 소속을 옮기면서 메인스트림 재즈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전자 키보드를 도입하고 영화 음악이나 광고 음악을 맡기도 했다. 당시에 발표한 크로스오버 앨범 <Head Hunters>(1973)가 평단의 호평과 함께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며 국회에 영구 소장된 랜드마크 음반이 되었다. 여기 수록된 ‘Chameleon’은 후대의 재즈 힙합 뮤지션들이 자주 샘플링하는 재즈 스탠더드가 되었다. 하지만 그 후 발표한 앨범들은 뚜렷한 뭔가를 보여주지 못하고 오랫동안 음악적인 답보상태에 빠졌다.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기였다.

팻 매스니, 데이브 홀랜드, 잭 디조넷과 협연한 ‘Cantaloupe Island’(1990)
허비 행콕 ‘Chameleon’(AVO Session, 2006)

허비 행콕은 전에 함께 일하던 사람들과 계약을 종료하고 새로운 것을 모색하였다. 이때 20대의 젊은 뮤지션들이 그를 찾아왔다. 실험적인 음악을 추구하던 밴드 Material의 빌 라스웰(Bill Laswell)과 마이클 베인혼(Michael Beinhorn)이었다. 이들이 들려준 말콤 맥라(Malcolm McLaren)의 ‘Buffalo Gals’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함께 스튜디오 작업에 들어가 자신의 35번째 앨범 <Future Shock>(1983)을 발표한다. 앨범 제목처럼 허비 행콕 개인에게나 음반산업 전체에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빌보드 핫댄스 클럽 플레이 차트에서 1개월 동안 수위에 올랐고 플래티넘을 기록하였다.

MTV 뮤직비디오상을 수상한 ‘Rockit’ MV

라스웰과 베인혼과의 협업은 수년 더 지속된다. 허비 행콕은 그들과 함께 <Sound System>(1984), <Perfect Machine>(1988)을 만들었고, 그들의 작업에도 함께 참여했다. ‘Rockit’을 발표했을 때 그는 이미 43세였지만, 그가 받은 14개의 그래미상은 모두 ‘Rockit’ 이후에 받은 것이다. 한동안 재즈 차트에서 보이지 않던 그의 이름은, 마일스 데이비스가 사망한 이듬해 재즈 동료들과 함께 <A Tribute to Miles>(1992)를 내며 돌아왔다. 이 음반은 그래미 최우수 연주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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