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One과 넷플릭스가 합작한 영국 드라마 <원더러스트(Wanderlust)>가 서서히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9월 4일 BBC-1에서 첫 방송을 탔고 영국 이외의 국가에서는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드라마의 포토샷에서 시사하듯이 중년 부부의 성 문제를 과감하게 끄집어내서 실험적인 방식으로 전개한다.

드라마 <원더러스트> 예고편

드라마 첫 화면에서, 제목의 뜻을 ‘일탈을 향한 강한 동경이나 갈망’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Wanderlust’라고 구글링하면 주로 미지의 자연이나 독특한 여행지 사진들이 나오지만, 이 드라마에서 말하는 Wanderlust, 즉 일탈은 ‘외도’를 뜻한다. 하지만 종래의 드라마에서 다룬 외도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데, 이 드라마는 중년 부부의 성생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획적이고 합의된 외도를 그린다.

조이 역의 토니 콜렛(좌)와 앨런 역의 스티븐 매킨토시(우)

영국의 전형적인 중년 부부가 있다. 아이 셋을 키운 심리치료사 ‘조이(Joy)’와 영어 교사인 남편 ‘앨런(Alan)’은 겉으로는 안정적이고 행복한 부부지만, 젊은 날의 열정이 사라진 후 성생활 문제를 안게 되었다. 두 사람은 문제 해결을 위해 비정상적인 방법을 시도해 보기로 한다. 각자 합의를 통한 외도 관계를 갖는 것이다. 이제껏 한 번도 다뤄지지 않았을 것 같지 않은 발칙한 소재에 대해 어떤 매거진은 “이제까지 가장 뜨거운 드라마”라고 평했고, 영국의 미디어 감시센터는 소프트 포르노보다 더 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BBC One의 <원더러스트> 소개 영상

하지만 드라마는 외설스럽지 않고, 다섯 가족 각자의 일상적인 관계 문제를 기존의 시각과는 달리 심리적이고 사회적인 관점에서 다룬다. 영국인의 내면에 깊숙이 자리한 억압이 개인의 욕구를 통제한다는 것이다. 한 시간 분량의 에피소드 한 편이 심리 상담사와의 대화로 모두 구성될 정도로 심리 드라마의 성격이 짙다.

공포영화 <유전>에서 열연한 토니 콜렛

주인공 조이 역을 맡은 호주 배우 토니 콜렛(Toni Collette)의 연기력이 단연 돋보인다. 그는 자칫 어색할 수 있는 역할을 전혀 어색하지 않게 연기한다. 영화 <식스 센스>(1999)에서 아이의 엄마로 명연기를 펼쳐 아카데미상 후보로 올랐고, 드라마 <United States of Tara>(2009~2011)로 에미 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올해 공포영화 <유전>에 출연하여 또다시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며, 자신의 밴드 The Finish와 함께 가수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Toni Collette & The Finish ‘Look Up’(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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