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nds-Moi>

2014 | 감독 Anaïs Barbeau-Lavalette, André Turpin | 10분 18초

장애인의 성은 쉽지 않은 문제다. 권리 측면 외에도 장애인을 상대로 한 추행이나 폭력, 장애 남성에 치우친 담론 등 부정적인 면이 함께 있어 현실적인 제도 마련 및 문화 정착이 어렵다. 하지만 적절한 도움과 제도만 있다면 장애인의 성 역시 은밀하고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처럼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것이 될 수 있음을 이 영화가 보여준다.

장애인 센터에서 일하는 간호사 ‘Mani’는 아직 초보다. 젊은 장애인 부부의 육체관계를 돕는 것이 일과 중 하나지만 이 시간이 그에게는 어색하고 편치 않다. 서로를 사랑스럽게 바라본 후 부드럽게 교류를 나누던 부부는 급기야 Mani에게 뜻밖의 도움을 청한다.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고 상사에게 달려간 Mani. 과연 그는 이 상황을 잘 대처할 수 있을까?

* 영상은 신체 노출 장면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감안하여 시청 바랍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후반부에 있다. 어색한 순간을 잘 넘기고 뒷정리를 하던 Mani에게 남편은 “Merci.”라며 짧게 감사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두 사람은 주고받은 한 마디 인사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서로를 응시하며 따뜻한 유대를 공유한다. 일이 잘 끝났냐는 동료 간호사의 질문에 Mani는 사려 깊게 고개를 끄덕이고, 카메라는 센터의 평화로운 일상을 비추며 여운을 남긴다.

유의미한 메시지의 단편을 연출한 Anaïs Barbeau-Lavalette는 영화감독은 물론, 소설가이자 각본가로도 활동하는 다재다능한 예술인이다. Gemini Award 베스트 다큐멘터리 부문을 두 차례나 수상한 것을 비롯해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인권과 국제적인 이슈에 관심을 두고 행동에 앞장선 결과로, 2012년에는 프랑스 ‘Les Artistes Pour la Paix’(평화를 위한 예술가들)에서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공동 감독인 André Turpin 역시 재능 있는 영화 제작자 중 한 사람으로 작가, 각본가, 촬영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었던 <Zigrail>(1995)이 평단에서 찬사를 받았고, 가장 최근의 장편 작품인 <Endorphine>(2015) 역시 우리나라 영화 <베테랑>과 함께 토론토 국제 영화제 Vanguard 부문에 초청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André Turpin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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