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카탈루냐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등 각종 시상 단편영화 부문에 수상, 노미네이트 되었던 <Dawon of the Deaf>는 <Dawn of the Dead>를 패러디한 제목처럼 ‘좀비’를 소재로 한 단편이다. 하지만 영화는 좀비를 묘사하기보다 청각장애를 지닌 주인공들이 세상의 조롱과 주변인의 폭력을 감내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는 데 시간 대부분을 할애한다. 왜일까?

<Dawn of the Deaf> 예고편

*아래 글은 영화 줄거리 및 반전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샘’(캐롤린 워드)은 외출하는 엄마를 불안한 눈으로 바라본다. 엄마에게 같이 나가면 안 되느냐고 다급하게 묻지만, 엄마는 그의 수화를 알아볼 수 없다. 아니나 다를까. 엄마가 나간 후 남성은 악마와 같은 마수를 뻗쳐온다. 한편 ‘냇’(헤일리 비숍)과 ‘이모겐’(라디나 드란도바)은 청각장애를 지닌 동성커플이다. 두 사람은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관계를 이어가고 싶을 뿐이지만 그들을 향한 바깥세상의 눈길과 조롱은 가혹하기만 하다.

그런 주인공들 앞에 뜻밖의 사건이 펼쳐지며 이야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귀를 찌르는 듯한 소리가 사람들을 공격하고, 이 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귀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다. 전대미문의 사고 속에서 문제의 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주인공들만이 영문도 모른 채 멀쩡하게 살아남는다.

<Dawn of Deaf> 본편

영화는 독특한 상상을 통해 장애가 비장애보다 기능적으로 무력한 것으로 여겨지는 편견에 정면 도전한다. 청각장애로 인해 일상의 불편 외에 불필요한 고통까지 받아야 했던 주인공들은 도리어 그 점 덕분에 살아남는다. 이 스토리를 만든 롭 새비지 감독은 일찍이 조지 로메로의 ‘시체 3부작’에 깊이 빠져든 좀비 광이었다. 그러나 자라면서 수없이 양산되는 좀비 영화들에 지쳤고, 자신이 좀비 영화를 만든다면 특별히 인상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 영화를 연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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