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 플레밍(Ian Fleming, 1908~1964)의 동명 소설을 기반으로 한 영화로 시작하여 이제는 국제 스파이 영화를 대표하는 거대 프랜차이즈가 된 <007> 시리즈. 1962년의 <닥터 노>가 첫 영화였으니 프랜차이즈 역사 50년을 훌쩍 넘겼으며, 모두 6명의 제임스 본드 배우가 출연한 25편의 영화로 70억 달러의 극장 수입을 올렸다. 영화마다 본드 걸, 본드 카, Q가 제작한 신형 무기, 악역 배우도 관심의 대상이나, 영화음악 또한 영화계와 음악계를 통틀어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모든 <007> 영화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제임스 본드 테마

우리 귀에 친근한 제임스 본드 테마(James Bond Theme)는 1962년 <닥터 노> 부터 변함없이 영화마다 반복해서 등장한다. 이 곡을 작곡한 가수 겸 작곡가 몬티 노먼(Monty Norman)은 지금까지 로열티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와 달리 제임스 본드 송(James Bond Song)은 각 영화의 주제곡으로 영화마다 다른 가수와 다른 스타일, 그리고 새로운 오프닝 시퀀스로 관객을 열광케 했다. 더군다나 제임스 본드 송을 부르는 가수는 언제나 당대 가장 주목받는 최고의 가수라는 상징성을 지녀 가수들도 이를 영광스럽게 생각했다. 꼭 알고 넘어가야 할 제임스 본드 송 6곡을 꼽았다.

 

<007 골드핑거>의 ‘Goldfinger’(1964)

Shirley Bassey ‘Goldfinger’

<007>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영국 영화로 인식된 앞서 두 작품과 달리 미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거대 프랜차이즈로의 토대를 닦은 영화다. 도발적인 목소리의 가수 셜리 베시(Shirley Bassey)는 이 노래로 <007> 전문가수로 인정받아 후일 <다이아몬드는 영원히>(1971), <문레이커>(1979) 같은 시리즈에서도 부름을 받으며 가장 많은 본드 송을 불렀다.

 

<007 죽느냐 사느냐>의 ‘Live and Let Die’(1973)

Paul McCartney & Wings ‘Live and Let Die’

제임스 본드 역이 숀 코넬리에서 로저 무어로 바뀐 후의 첫 작품으로 제작비의 20배가 넘는 흥행 수익을 거둔 인기작이다. 주제곡 역시 처음으로 로큰롤을 시도하여 비틀스를 해산한 폴 매카트니가 자신의 밴드 윙즈와 함께 맡아 빌보드 2위까지 올랐다. 록그룹 건즈앤로지스(Guns N’ Roses)가 이 노래를 리바이벌하여 그래미 후보작으로 올랐다.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의 ‘Nobody Does It Better’(1977)

Carly Simon ‘Nobody Does It Better’

로저 무어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세 번째 영화로, 영화와 음악 모두 호평과 흥행을 거뒀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칼리 사이먼(Carly Simon)이 부른 주제곡은 처음으로 영화 제목과 곡 제목이 달라졌으며, 3주간 빌보드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아쉽게도 같은 해 발매된 데비 분의 히트곡 ‘You Light Up My Life’에 빌보드 차트 1위와 아카데미상 모두 내어준 불운의 곡이 되었다.

 

<007 유어 아이스 온리>의 ‘For Your Eyes Only’(1981)

Sheena Easton ‘For Your Eyes Only’

프랜차이즈로는 12번째, 로저 무어가 등장한 다섯 번째 영화로, 영화음악을 맡은 빌 콘티(Bill Conti) 작곡의 주제곡을 스코티쉬 가수 쉬나 이스턴(Sheena Easton)이 불렀다. 쉬나 이스턴은 007 오프닝 시퀀스에 모습을 드러낸 최초의 가수가 되었다. 원래 영화 제작자의 결정에 따라 블론디에게 주제곡을 의뢰했으나 결과물을 듣고 빌 콘티의 작곡으로 결정되었다.

 

<007 뷰투어킬>의 ‘View to a Kill’(1985)

Duran Duran ‘View to a Kill’

로저 무어가 등장하는 마지막 영화로, 크리스토퍼 월켄과 그레이스 존스가 등장한 악역 캐릭터로 호평을 받은 영화다. 인기 밴드 듀란 듀란(Duran Duran)의 베이시스트 존 테일러는 어릴 적부터 열광적인 본드 팬으로, 어느 파티에서 영화 관계자를 우연히 만나 주제곡을 맡겠다고 졸랐다. 이 곡은 유일하게 빌보드 1위에 오른 제임스 본드 송이 되었다.

 

<007 스카이폴>의 ‘Skyfall’(2012)

Adele ‘Skyfall’

시리즈 23번째 영화로 다니엘 크레이그가 본드 역을 이어받은 세 번째 작품이다. 영국의 대표 가수 아델(Adele)이 작곡과 노래를 맡은 주제곡은 제임스 본드 시리즈 50주년인 2012년 10월 5일 제임스 본드 데이(James Bond Day)에 발표되었다. 이 곡은 <007> 주제곡으로는 네 번째로 아카데미상 후보로 올라 처음으로 오스카를 수상하는 감격을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