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파산한 은행가의 딸로 태어난 이사도라 던컨은 가난으로 인해 제도권 무용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학교 교육도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두고 생계를 도와야 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춤에 사로잡혔던 그는 무용을 독학하면서 발레의 보수적이고 억압된 틀에서 벗어나 그만의 생각, 경험, 감성에서 나오는 자유로운 춤을 추었다. 그 당시 문화적 변방인 고국 미국에서는 전통발레가 아닌 그의 무용을 배척하였고 등한시하였다. 유럽으로 눈을 돌린 그는 곧 그의 ‘자유댄스’에 열광한 파리, 베를린, 모스크바 등에서 찬사를 받으며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게 된다.
그는 자연과 고대 그리스 예술에서 영감을 받으며 내적표현을 추구하였고 그때까지 무용의 대상이 될 수 없었던 음악 작품을 처음으로 무용에 도입한다. 악보와 상관없이 음악에서 받은 영감을 그대로 춤으로 재현한다. 그의 춤은 특히 발레의 불모지이며 생활체육이 강세를 보였던 독일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인기를 끈다. 그곳에서 그는 무용학교를 세워 제자들을 길러내기 시작한다. 이는 지금 전 세계 현대무용을 이끄는 독일 현대무용의 시작점이 된다.
사생활 면에서도 진보적이었던 그는 여러 명의 남자들과 자유로운 연애를 즐겼으며 그중에는 조각가 로댕도 있었다. 자유로운 영혼의 이사도라에게 감명받은 로댕은 그를 모델로 쓰기도 한다. 결혼에 회의적이었던 이사도라는 다양한 연애의 결과로 서로 다른 남자에게 아이 둘을 얻는다. 그중 한 명은 결혼을 원했지만 그는 아이가 있다고 해서 꼭 결혼을 해야 할 이유는 없다며 거절한다. 하지만 자동차 사고로 두 아이를 잃고 만다. 그랬던 그는 죽은 아들을 닮은 17살 어린 러시아 시인 세르게이 에세닌을 만나면서 파괴적인 사랑에 빠지고 만다. 결혼에 회의적이었던 이사도라였지만 그와는 결혼을 강행한다. 그러나 간질, 알코올 중독, 신경쇠약에 시달리던 그는 결혼 생활 내내 이사도라를 괴롭혔고 폭행까지 한다. 그와 떠났던 미국의 순회공연에서는 당시 공산주의를 배척하던 환경 때문에 러시아인 남편을 둔 이사도라는 환영받지 못했다. 여행 이후 에세닌은 자살하고 이사도라는 점차 내리막길을 걷는다.
그 후 프랑스 니스로 거처를 옮겼으나 초라하고 불안정한 생활이 계속된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차를 타고 가던 이사도라는 목에 감고 있던 스카프가 차바퀴에 빨려 들어가면서 질식해 죽음을 맞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