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와 신촌을 잇는 땡땡거리는 홍대와 신촌의 여느 거리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오래 전부터 예술가와 젊은이들이 모여 술잔을 나누던 이 길은, 경의선이 다니던 시절 기차가 ‘땡땡’ 종소리를 울리며 지나간다고 하여 ‘땡땡거리’라 불리게 되었다. 그 이름처럼 조금 구식일지는 몰라도 정다운 가게를 소개한다. 마시고 먹고 읽기 좋은 공간들로 꼽았다.

*땡땡거리라는 이름이 붙은 길은 용산, 서소문 등 다른 지역에도 있지만, 이 기사에서는 홍대와 신촌 사이 땡땡거리를 다룬다. 

 

산울림1992

출처 – 산울림1992 인스타그램 

산울림1992는 상호로 알 수 있듯 1992년에 문을 연 민속주점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오래 묵은 것만이 풍길 수 있는 기품이 느껴진다. 나무를 활용한 인테리어가 편안한 이곳에는 흔히 접하기 어려운 우리 술이 많다. 전국 각지의 막걸리부터 약주, 증류식 소주와 증류주까지 알차게 들여놓았다. 주류뿐 아니라 요리 역시 훌륭하다. 현재 오픈 26주년을 기념해 월요일부터 목요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막걸리를 반값 할인하는 행사도 진행 중이니 조금 이른 시간에 들러 얼큰해져도 좋겠다.

주소 서울 마포구 서강로9길 60
영업시간 17:00~02:00, 일요일 휴무
전화번호 02-334-0118

산울림1992 홈페이지 

 

 

카페 공중캠프

출처 – 공중캠프 인스타그램 

카페 공중캠프는 ‘공중캠프’ 커뮤니티가 2003년 오픈한 공간이다. 공중캠프 커뮤니티는 일본 밴드 ‘휘시만즈(Fishmans)’의 팬들이 모인 동호회로부터 시작되었다. 휘시만즈를 계기로 모인 이들은 다양한 관심사를 나누며 커뮤니티를 발전시켜나갔다. 스몰비어 펍 옆에 자리한 카페 공중캠프의 문을 발견하면 열고 따라 내려가 보라. 평소에는 음악을 들으며 술 마시는 카페지만, 운이 좋으면 영화를 상영하거나 라이브 공연이 열려 다시없을 유쾌한 시간을 보내게 될 거다. 공연 정보를 미리 알고 싶다면 인스타그램이나 홈페이지를 체크하자.

주소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32길 17
전화번호 02-338-7197

공중캠프 인스타그램 
공중캠프 홈페이지 

 

 

푸른달

출처 – 푸른달 인스타그램 

땡땡거리에서도 좀 더 걷자. 그러다 만나는 작은 골목 초입에 푸른달이 있다. 핑크빛 조명이 오가는 사람을 붙잡는 이곳은 개성 넘치는 펍이다. 의자는 10개, 테이블 없고, 다찌 하나가 전부. 처음엔 옆 사람과 떨어져 마시다가도 자리가 하나둘 차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당겨 앉게 된다. 술기운 오르면 모두 친구가 되는 건 시간 문제, 가게 안에 아무렇게나 놓인 기타를 집어 들어 연주하고 노래하는 손님을 만나는 행운도 종종 찾아온다. 푸른달은 레드락 생맥주부터 칵테일, 와인, 위스키, 소주 등 다양한 술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혼자 방문해도 편안하며, 맛있고 가벼운 술과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사랑스러운 공간.

주소 서울 마포구 신촌로12다길 6
영업시간 20:00~03:00, 화요일 휴무
전화번호 070-8128-2227

푸른달 인스타그램 

 

 

숨어있는 책

출처 – 인스타그램 @dartanyang_book 

땡땡거리 한편에는 ‘숨어있는 책’이라는 귀여운 이름의 헌책방이 있다. 1999년 문을 연 책방은 겉보기와 다르게 꽤 널찍하며, 그 안을 낡은 책들이 가득 채운다. 문학부터 에세이, 전문 도서, 해외 서적 등 모든 장르를 망라하는 책이 분야별로 모여 있는데, 현재 절판된 책도 이따금 보인다는 소문. 대형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은 당연히 편하고 빠르지만 헌책방의 매력은 또 다르다. 누군가의 흔적이 묻은 책이 쌓인 공간을 헤매다가 문득 내 눈에 드는 한 권을 만났을 때 느끼는 기쁨이란 굉장하다. 책 한 권이 아니라 책방 냄새, 낡은 책장의 색깔, 공간의 고요함 등 ‘책을 발견한 순간’ 자체가 남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신촌로12길 30
영업시간 13:00~22:00, 명절 전날 19:00까지
전화번호 02-333-1041

 

 

북카페 피터캣

출처 – 피터캣 인스타그램 

구수한(?) 분위기가 지배적인 이 거리에서, 북카페 피터캣은 퍽 세련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피터캣’이라는 이름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작가가 되기 전 도쿄에서 운영했던 재즈바 이름에서 따왔다. 한쪽 벽을 가득 메운 책꽂이엔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모든 책은 물론, 고전문학과 인문학, 여행 서적까지 다양한 책이 빼곡하다. 독서를 방해하지 않는 음악, 맛 좋은 커피, 너무 고요하지도 시끄럽지도 않은 적당한 분위기까지 더할 나위 없는 공간이다. 땡땡거리에 새로운 분위기를 불어넣는, 단정하고 새롭게 정겨운 카페. 덧붙여 이곳에서는 여러 독서 모임이 열리니 관심 있다면 인스타그램을 참고하자.

주소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32길 40
영업시간 12:00~22:00, 월요일 휴무
전화번호 070-4125-0099

피터캣 인스타그램 

 

 

김진환 제과점

출처 – 김진환 제과점 인스타그램 

빵을 좋아한다면 이미 알 만한 곳이다. 1996년에 문을 연 김진환 제과점의 식빵은 꾸민 데 없이 단순하다. 김진환 명장은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결같이 빵을 구워왔다. 이곳의 메뉴는 매우 단출한데, 우유식빵과 밤식빵 등 식빵 몇 가지와 소보로빵이 전부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묵묵하게 일하는 사람이 만든 빵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해가 채 지기도 전에 빵이 품절되는 일이 다반사이니, 김진환 제과점에 가려거든 서둘러야 한다.

주소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32길 41
영업시간 08:00~16:30, 품절 시 문 닫음
전화번호 02-325-0378

김진환 제과점 인스타그램 

 

이외에도 미처 소개하지 못한 가게가 너무너무 많다. 이 거리를 시간 들여 걸어보길 추천한다. 세월과 이야기가 묻은 공간을 직접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Editor

김유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