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하거나 퉁명스럽고 어딘가 모르게 촌스러운 구석이 있는 여자들. 타자가 바라보는 중국 여성의 이미지는 종종 편협한 시각으로 정의되고 걸러진다. 랴오닝성에서 태어나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젊은 중국인 사진가 뤄양(罗洋, Luo Yang)은 이런 천편일률적 시선이 좀 이상했다. 그는 2007년부터 시작해 자신의 친구, 지인의 지인의 사진을 찍으며 타인의 시선에 의해 규정되는 여성상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여성의 주체성과 자발성을 탐구하고 기록해왔다. 그의 사진에는 다양한 가정환경과 성장 배경을 가진 여성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카메라 앞에서 저마다 당당한 태도와 제스처를 취한다. 그 모습은 너무나 거침없고 솔직해서 쉽게 마음을 뺏는다. 사진을 들여다보자.

 

뤄양은 1984년생이고 루쉰미술대학(LuXun Academy of Fine Arts)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는 대학교에 막 들어가면서 사진기를 들고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찍기 시작했는데, 주위 친구들과 기숙사 룸메이트들이 피사체가 되었다. 처음에는 청춘의 나약함과 방황, 쾌락과 욕망, 동시에 과감하고 독립적인 선택들로 점철된 삶의 순간들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기를 들었지만 모아 놓고 보니 자연스레 하나의 방대한 사진 시리즈(<GIRLS>)를 이뤘다. 명성을 얻은 후에는 인터넷을 통해 지원하는 모델도 찍었지만, 그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80, 90년대생 여성들을 피사체로 삼았다는 공통점은 변함이 없다.

 

중국 어디에나 있지만, 그 누구도 촬영하지 않았던 여성들의 진솔한 일상을 날 것 그대로 담아낸 뤄양의 사진은 색다른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사진 속 여성들은 자신의 우울한 내면이나 욕망을 숨기고 가리기보다 솔직하게 드러내고 전시한다. 애써 예뻐 보이려 노력하지 않으며 두렵거나 망설이는 기색 없이 꼿꼿한 시선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이들의 태도는 일말의 통쾌함을 불러일으킨다.

 

2017년 Edition Lammerhuber 출판사에서 발행한 사진집 <GIRLS>. 독일 아마존에서 구입할 수 있다

2016년 9월 홍콩에서 열린 개인전 <LUO YANG_GIRLS> 포스터

베이징과 상하이를 오가며 자유롭게 작업한 그의 사진들은 <The Huffington Post>, <BBC News>, <Vice China>, <I-D China> 등 매체를 통해 소개되었고, 뤄양은 벨기에, 인도, 독일, 홍콩 등에서 큰 전시를 열고 두 권의 사진집을 출간하며 유명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작업한 <GIRLS> 시리즈 사진들

뤄양은 각각의 스토리와 문제를 지닌 주변의 여성들을 찍는 행위가 작가 자신의 내면을 비춰보고 자아를 찾는 과정과 닮았다고 말한다. 그는 사진 속 인물들과 편하게 대화를 나누고 신뢰를 쌓는 과정에서 그들의 내면적 감정을 끌어내고 다시 사진에 녹여낸다. 그렇게 촬영한 작업물을 들여다보고 분류하는 일은 작가 스스로의 감정을 조용히 관찰하는 것과 깊숙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뤄양의 <GIRLS> 시리즈는 아직 진행 중이다. 그는 끊임없이 사진을 찍고 그 과정을 계속해서 업데이트한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페미니즘 이슈가 두드러지면서 그의 작업은 더욱 많은 이들의 공감과 지지를 모으는 중이다. 여성의 신체, 시각과 태도의 문제 같은 다양한 사색할 거리를 주는 그의 작업을 죽 관심 있게 팔로우하자.

Luo Yang 홈페이지

 

본문, 메인 이미지 ⓒLuo Yang, 출처 Luo Yang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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