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두들은 여러 음악을 좋아합니다. 그중에는 일본 음악도 있고요. 일본 음악에 별로 관심이 없거나, 심지어 반감을 품은 분도 계시겠지요. 그리고 어떤 분은 예전에 기회가 있어서 일본 음악을 조금 들어보았지만, 그 뒤로 어떻게 됐는지, 요즘은 어떤지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디포스트>에서는 조금 편안한 기분으로, 골든두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요즘의 일본 음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세 번째 주제는 ‘일본의 인디 음악은 어떻게 되어 가는가?’입니다.

 

낙천적인 로큰롤, never young beach

never young beach는 다섯 명의 청년들로 이루어진 밴드입니다. 미국의 밴드 스트록스(The Strokes) 스타일에 영향을 받았다고는 합니다만, 그보다 더 두드러지는 특징은 호소노 하루오미를 연상시키는 구수한 멜로디 라인과 밝고 낙천적인 정서입니다. 밴드는 2014년 봄 아베 유우마와 마츠시마 코우 두 사람이 만나면서 시작되었고, 6월에는 <House Musics> 앨범을 자체 제작합니다. 수록곡 ‘夏がそうさせた(여름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해 보실까요.

▲ never young beach ‘夏がそうさせた’ MV

이어서 8월부터는 현재와 같은 5인조의 밴드를 갖추고 활동을 시작하여 2015년 5월에는 정식 1집 앨범 <YASHINOKI HOUSE>를 발매합니다. 그리고 두 달 후, never young beach는 아직 신인인데도 후지 록 페스티벌에서 이례적으로 루키 무대가 아닌 苗場食堂(나에바 식당) 무대에 오르게 됩니다. 아래는 그 공연 영상인데요. 보고 있노라면 밴드라는 것은 이렇게 신나는 것이구나, 하고 새삼 느끼게 됩니다.

▲ never young beach Fuji Rock Festival 2015 live

밴드는 거침없이 상승세를 타고, 2016년에 두 번째 앨범 <fam fam>을 내며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기 시작합니다. 최근에는 앨범 수록곡 ‘お別れの歌(이별의 노래)’ 뮤직비디오를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감독을 맡은 오쿠야마 요시유키는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코마츠 나나를 섭외하여 좁고 길고 독특한 영상을 만들어냈습니다.

▲ never young beach ‘お別れの歌’ MV

 

차분한 일렉트로니카, D.A.N.

 D.A.N.은 세 명의 청년들로 이루어진 밴드입니다. never young beach와 같은 레이블에 소속되어 있으며 친분도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밝고 힘찬 로큰롤을 연주하며 달려가는 동료와 달리 D.A.N.은 어둡고 차분한 일렉트로니카의 그루브를 타고 춤을 추며 걸어갑니다. 기본적으로 보컬과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이루어지는 연주는 전자음과 더불어 극도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여기서 조성되는 유기적인 구조를 몸으로 받아들이다 보면 입에서 저절로 감탄사가 나옵니다. 첫 앨범 <D.A.N.>(2016)에 수록한 ‘Zidane’의 영상을 보시죠.

▲ D.A.N. ‘Zidane’ MV

 

거리를 위한 팝, Special Favorite Music

▲ Special Favorite Music <World’s Magic>(2016) 커버. 일러스트레이터 타카하시 유키 작업.

Special Favorite Music은 무려 8인조 남녀 혼성 그룹입니다.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 퍼커션, 신스까지는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밴드에는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하는 멤버와 색소폰과 플룻을 하는 멤버까지 정식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이렇게 관현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특징이기도 하지요. 밴드는 ‘거리를 위한 팝 뮤직’을 표방하며 밝고 따뜻하고 귀여운 소녀의 이미지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앨범 아트워크는 일러스트레이터 타카하시 유키가 그려냈고요. 여기서는 2015년에 발표한 ‘Dribble’에서 ‘Future’로 넘어가는 음원을 들어보실까요.

▲ Special Favorite Music ‘Dribble/Future(Cross Fade)’

 

서양 음률 속 동양의 정서, 오슈

마지막으로 상하이에서 태어나 도쿄에서 자란 뮤지션 오슈(王舟, Oh Shu)를 소개해드립니다. 오슈는 2014년에 객원 뮤지션들을 모아 밴드 형태로 1집 앨범 <Wang>을 발매하고, 2015년에는 ‘ディスコブラジル(Disco Brasil)’ 싱글을 공개하는데요. 뮤직비디오 감독이 뮤지션으로 유명한 바로바로 그 Kindness(Adam Bainbridge)입니다. 함께 감상해 보실까요.

▲ 王舟 ‘ディスコブラジル(Disco Brasil)’ MV

2016년에는 혼자 집에서 녹음한 2집 앨범 <Picture>를 내놓습니다. 아트워크는 한국의 화가 엄유정의 그림을 사용했는데요, 음반사의 직원이 한국에서 엄유정 작가의 간행물을 우연한 기회로 구입하게 되었고, 오슈에게 권해주었다고 합니다.

▲ 王舟 <Picture>(2016) 커버. 화가 엄유정 작품.

솔로 활동 이전에 했던 밴드에서 당시 멤버와 의견 차이가 있었다는 인터뷰의 맥락에서 나온 이야기이기는 합니다만, “동양 의학과 같은 느낌으로 음악을 대한다”라거나, “(노래의) 흐름을 다스리면 (노래의) 몸은 저절로 건강해진다”고 말하는 오슈의 음악은 따뜻하면서도 쓸쓸하고, 서양의 음률을 따르면서도 동양의 정서를 담아내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서 생겨나는 묘한 불균형의 틈새에서 달관한 듯한 분위기가 비어져 나와 둥실 떠오르는데요. 그런 느낌이 잘 살아있는 노래와 뮤직비디오, ‘Thailand’를 소개하면서 ‘일본의 인디 음악은 어떻게 되어가는가?’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음 주제는 ‘일본의 인디? 여성? 뮤지션!’입니다.

▲ 王舟 ‘Thailand’ MV

 

▲ 골든두들 멤버 박태성, 에레나(aka 정우민). 사진 박의령
Writer

골든 리트리버 + 스탠다드 푸들 = 골든두들. 우민은 '에레나'로 활동하며 2006년 'Say Hello To Every Summer'를 발표한 후 일본으로 건너가 2012년 IRMA JAPAN 레이블에서 'tender tender trigger' 앨범을 발표하였다. 태성은 '페일 슈', '플라스틱 피플', '전자양'에서 베이스 플레이어로, 연극 무대에서 음악 감독으로 활동하였다. 최근에 여름과 바다와 알파카를 담은 노래와 소설, ‘해변의 알파카’를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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