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믹스테잎을 발표한 ‘김심야와 손대현’부터 4년 만에 정규 3집으로 돌아온 음악가 김목인, 트렌디한 감성과 목소리를 지닌 R&B 싱어송라이터 죠지(George)까지, 탄탄한 실력과 독자적인 개성을 갖춘 뮤지션들이 잇달아 신보를 발매했다. 듣는 즐거움과 보는 재미를 동시에 충족하는 감각적인 뮤직비디오는 덤이다.

**최신 앨범 순으로 작성.

 

멧(Met) ‘State of Mind’ MV
(2017. 12. 1)

Met(멧)의 음악을 소개하려면 뮤지션 이연수에 대한 설명이 먼저 따라야 한다. 이연수는 2009년 ‘Met’이라는 이름으로 솔로 활동을 시작해 세 장의 싱글과 한 장의 EP를 발매했다. 이후 기타와 드럼, 키보드 멤버를 영입하여 밴드 Met을 이루고 2012년과 2013년 각각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냈다. 2015년부터는 밴드 Met으로서의 활동을 잠시 멈추고 싱어송라이터 오로라스팅과 함께 격월 싱글 프로젝트로 12개의 싱글을 발표했다. 지난 12월 1일 발매한 싱글 <State of Mind>는 그동안 Met이라는 이름으로 짧지 않은 밴드 활동과 싱어송라이터 활동을 이어온 이연수의 관록과 재능이 고스란히 응축된 앨범이다. 리버브로 공간감을 준 몽롱한 보컬과 차근히 쌓아가는 드럼과 기타, 베이스가 분위기를 주도하며 ‘Met표’ 브릿팝 사운드를 여과 없이 들려준다. 여러 곳의 풍경을 아이폰으로 담아낸 곡의 뮤직비디오는 담백하면서도 진득한 흡입력을 지닌 Met의 음악과 더없이 어울린다.

 

김목인 ‘걷다 보니’ MV
(2017. 11. 28)

2000년대 중반 밴드 캐비넷 싱얼롱즈에서 활동을 시작하고, 2011년과 2013년 정규 음반 두 장을 내놓은 김목인은 어느새 한국 포크 음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싱어송라이터로 자리 잡았다. 한 트랙, 한 트랙마다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를 담아 앨범을 발표해온 김목인이 4년 만에 정규 3집을 들고 왔다. 11곡으로 구성된 <콜라보 씨의 일일>은 ‘콜라보 씨’라는 가상의 주인공을 내세운 콘셉트 앨범이다. 11개의 노래 속 장면들이 주인공의 하루일과를 따라 배치되어 있다. 바쁜 일정 속에서 곡을 쓰던 당시의 심정이 고스란히 담긴 타이틀곡 ‘걷다 보니’를 들어보자. 과도한 수식이나 감정의 과잉 없이 담백하게 전하는 가사와 한결같이 점잖으면서도 강단 있는 태도로 또박또박 노래하는 목소리는 중독적인 설득력을 지닌다.

 

김심야와 손대현 ‘Flowers’ MV
(2017. 11. 28)

국내 힙합신이 주목하는 XXX의 래퍼 김심야와 미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현지 프로듀서 손대현(D.Sanders)이 '김심야와 손대현'이란 팀명으로 믹스테잎 <Moonshine>을 발매했다. 앨범의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Flowers’는 손대현 특유의 샘플링 기법이 돋보이는 힙합 비트에 김심야의 레이백 그루브를 감각적으로 섞어낸 곡이다. 찍어낸 듯 똑같은 비트와 타이트한 랩스킬로 무장한 힙합음악 사이에서, ‘오리지널리티’를 택한 이들의 앨범은 그래서 더욱 신선하고 묵직한 감상을 안긴다. 복고풍 무드의 옛날 술집을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도 이들의 음악만큼이나 매력적이다. 영상 속에서 김심야와 손대현은 각각 바닥을 밀고 청소기를 돌리는 역할로 등장한다. 중간에 잠깐 출연해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는 래퍼 이센스의 얼굴도 무척 반갑다.

 

랜드오브피스(Land of Peace) ‘Hometown’ MV
(2017. 11. 23)

정원준(보컬), 이경석(기타), 김민석(기타), 박동민(베이스), 해리(드럼) 5인조로 구성된 밴드 랜드오브피스(Land Of Peace)는 복합적인 기타 구성에 담백한 보컬을 얹은 부드럽고 미끈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멤버 다섯 명 모두 해외파로 구성된 실력 있는 신예로, 올해 2월 EP <L.O.P's Records 2016-2017>를 발매하며 정식으로 데뷔했다. 며칠 전 발매한 싱글 <Hometown>은 멤버들이 유년기와 사춘기를 보낸 고향 필리핀에서 작업한 곡이다. ‘Land Of Peace(평화의 땅)’라는 밴드명처럼, 열대 해변의 자유로움과 바닷바람, 산바람의 청량함이 이들의 음악에 골고루 담겼다. 얼마 전 유튜브에 공개한 뮤직비디오를 보자. 고향에서 보낸 평화로운 일상이 거친 질감의 영상 속에서 자유롭게 펼쳐진다.

 

소월(Sowall) ‘Favorite’ MV
(2017. 11. 21)

밴드 ‘안녕의 온도’의 멤버이자, 수많은 재즈 뮤지션들과 함께 10여 년간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Sowall(소월)이 비트메이커라는 타이틀로 올해 첫발을 내디뎠다. 지금까지의 활동과는 결을 완전히 달리하는 생소한 장르와 역할의 전환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다채로운 활동 속에서 Sowall은 꾸준히 자신만의 소리를 쌓았다. 그리고 얼마 전 11월 21일, Sowall은 마침내 총 8곡이 담긴 EP <Favorite>을 발매했다. 컨트롤러 패드를 사용한 핑거드러머로서의 다채로운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앨범이다. 깔끔한 킥과 스네어 비트의 질주감이 돋보이는 타이들곡 ‘Favorite’ 뮤직비디오를 보자. 다양한 소리의 질감, 서로 다른 템포와 박자에 따라 느려지고, 빨라지는 장면 전환이 마주 다가오는 듯한 생동감을 안긴다.

 

죠지(George) ‘Boat’ MV
(2017. 11. 17)

트렌디한 감성과 목소리를 지닌 죠지(George)는 감각적인 곡 프로듀싱 능력까지 갖춘 눈에 띄는 신예다. 2014년부터 라이브 및 온갖 재치 넘치는 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팬을 모으고, 직접 만든 음반을 완판하기도 했다. 2016년 3월에는 본인이 만들고 쓰고 부른 첫 번째 디지털 싱글 <아엠죠지>를 통해 공식적인 자기소개를 마쳤다. 얼마 전에 발매한 싱글 ‘Boat’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개구쟁이 같은 매력을 드러낸 죠지의 모습을 확인하자. 그럴듯한 보트 대신 허름한 낚싯배를 타고, 선글라스 대신 수경을 쓴 채 춤을 추는 죠지의 모습은 기존의 R&B 싱어송라이터들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자유분방하고 꾸밈없는 매력을 보여준다. 달달한 보컬과 랩 실력을 두루 갖춘, 이 재치 넘치는 신인의 행보를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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