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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지구촌이란 말이 실감날 정도로 전 세계가 비슷해지고 있다. 자유무역이 일상화되고 사람들의 왕래가 잦다 보니,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스타벅스 커피가 있고 중국 음식점이 있고 24시간 편의점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같이 입시학원과 성형외과가 경쟁적으로 즐비한 거리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어렵다. 이는 그만큼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입시 과외와 성형시술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유별나게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두 가지 현상을 다룬 단편영화 두 편이 온라인에 공개되어 해외에서도 많은 조회수와 공감을 이끌어냈다. 먼저 이현수 감독의 <이계도함수>를 보자. 어려운 수학 문제를 상징하는 이계도함수를 정해진 시간 안에 풀지 못하면 잔인하게 살해되는 살벌한 시험장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2011년 ‘파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이듬해 ‘프랑스할루시네이션콜렉티브페스티벌’에서 수상하였으며 다수의 영화제에 초청상영된 화제작이다.

단편영화 <이계도함수>(2011)

두 번째 작품 <인형>은 시카고에서 영화를 공부한 노도연 감독의 첫 작품으로, 과도한 성형시술로 너도나도 비슷한 얼굴모양을 갖게 된 사회의 획일성을 풍자한 판타지 영화다. 출연자의 성형 후 얼굴은 CG를 쓰지 않고 특수분장으로 처리하여 사실감을 높였다.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공식 초대받은 작품이며, 지난해 유튜브에 올라와 4백만 조회수를 기록한 화제작이다.

단편영화 <인형>(2014)

두 편의 영화가 기괴한 방식으로 풍자한 학벌 만능주의와 외모지상주의는 어쩌면 우리 사회의 지나친 경쟁과열이 만들어낸 씁쓸한 자화상은 아닐는지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