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족의 취향을 저격하는 캐릭터 인형숍들이 즐비한 요즘, 하늘을 나는 귀여운 아기 코끼리 ‘덤보’도 사랑받는 캐릭터 중 하나다. 몸뚱이의 절반을 차지하는 큰 귀, 파스텔 핑크와 블루로 뒤덮인 사랑스러운 피부색, 동글동글 귀여운 몸집을 가진 덤보는 시대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디즈니 대표 인기 캐릭터다. 유달리 귀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따돌림을 당하던 아기 코끼리 덤보가 스스로 하늘을 나는 법을 배우면서 편견을 극복하는 성장담을 담은 애니메이션 <덤보(Dumbo)>(1941). 간결하고 단순한 스토리의 카툰 속에 담긴 짙은 페이소스로 뭉클한 감동을 전하는 추억의 애니메이션 <덤보>를 전편으로 다시, 만나자.

월트 디즈니 <덤보> 1부
월트 디즈니 <덤보> 2부

<덤보>는 월트 디즈니 프로덕션의 네 번째 장편으로, <판타지아>(1940)가 수익을 내지 못해 재정적으로 어려워진 상황에서 월트 디즈니가 경제적 위기를 넘기는 데 톡톡히 기여한 효자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이전 작품인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1937)나 <피노키오>(1940)가 잘 알려진 민담이나 동화를 원작으로 한 것과 달리,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에서 소재를 가져왔다. 사실상 재정문제 때문에 특수효과를 최대한 배제하고 상영시간도 전작인 <판타지아>의 절반도 안 되는 63분으로 줄였으나, 오히려 힘을 뺀 단순하고 직관적인 전개와 덤보라는 캐릭터가 갖춘 독창적이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결말은 해피엔딩이지만, 애니메이션 전반에는 외모 차별, 집단 따돌림, 아동학대 같은 어둡고 무거운 주제가 깔려 있다. 작품은 덤보를 아무런 편견 없이 대하고 살뜰히 보살피는 생쥐 ‘티모시’의 박애주의를 도드라지게 비추며 아기 코끼리 덤보의 가련하고 불쌍한 처지에 대한 공감과 몰입도를 높인다. 60분가량의 러닝타임 동안 대사가 한마디도 없지만, 엄마 코끼리 ‘점보’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친 덤보의 그렁그렁한 눈망울, 입체적인 멜로디와 직관적인 가사가 도드라진 음악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대사 없는 심리 표현의 아쉬움을 달랜다. 티모시와 덤보가 술에 취해 분홍 코끼리의 환상을 보는 논란의 장면에 사용된 곡 'Pink Elephants on Parade'를 비롯해 총 6곡이 배경음악으로 빈틈없이 쓰인 애니메이션 <덤보>는 제14회 아카데미 시상식 뮤지컬 영화 부문에서 입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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