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 90년대에 롤러장이 있었다. 허름한 체육관에 런던 보이즈의 ‘할렘 디자이어’나 A-HA의 ‘Take On Me’ 같은 유로댄스 음악이 흘러나오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른 채 백 바퀴고, 이백 바퀴고 신나게 달렸다. 1988년을 전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으나, 1990년 말 급격히 퇴조했던 롤러스케이트가 최근 1년 사이에 새로운 놀이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음침한 실내와 퀴퀴한 냄새를 풍겼던 롤러화 같은 ‘인간적’인 모습들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지만, 나름의 차별화한 매력으로 발길을 붙드는 롤러장 3곳을 소개한다.

 

1. 롤캣(RollCat)

인천 숭의동에 위치한 ‘롤캣’은 반짝이는 미러볼과 네온사인 장식으로 ‘잘나가는’ 클럽이나 펍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이다. 단순한 운동이 목적이 아닌, 데이트를 하고 여가를 즐기는 문화 공간을 접목한 대표적인 ‘카페형 롤러장’이다. 다채로운 색의 조명과 감각적인 인테리어는 과거의 향수 때문에 롤러장을 찾는 ‘7080세대’뿐 아니라, 청소년과 대학생을 비롯한 유행에 민첩한 젊은 세대들에게 두루 인기가 많다. 힙합 아티스트 빈지노와 엘로의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로도 쓰였는데, 곡의 세련된 분위기를 롤러장 특유의 레트로 무드에 적절히 녹여내 ‘쿨’한 영상미를 연출했다.

ELO(엘로) ‘ROSE’ MV

롤러장에는 총 500켤레의 롤러화가 준비돼 있으며, 모두 전통 있는 ‘시카고 롤러스케이트’만 취급한다. 롤러가 서툰 초보자를 위한 강습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 중이다. 최근 인기에 힘입어 대전에 2호점을 냈다.

주소 인천 남구 독배로 443 삼화복합빌딩 지하1층
전화 032-888-2685
영업시간 평일 11:00~22:00 주말 10:00~23:00

 

2. 롤러킹(RollerKing)

일산 호수공원 옆 미관광장 근처에 위치한 ‘롤러킹’은 벽면 곳곳에 새긴 그래피티가 시선을 사로잡는 곳이다. 다양한 롤러스케이트 그림부터, 미니언즈 페인팅, 천사 날개가 그려진 포토존이 공간에 생기를 더하며, 트랙 코스는 사각형으로 정형화하지 않아 더욱 자유롭게 스케이트를 탈 수 있다. 트랙 주변 벤치에 앉아 가족,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관람할 수 있으며, 휴게실 내에는 홀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들의 모습을 비추는 모니터를 설치해 부모님들의 근심을 덜어준다. 매점에는 음료, 라면, 스낵 등 다양한 먹거리와 직접 로스팅한 커피가 준비되어 있으며 카운터에서는 1인당 3곡까지 음악 신청도 가능하다.  

주소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중앙로1261번길 19 호수광장빌딩 B1
전화 031-932-7966
영업시간 평일 11:00~22:00 주말 10:00~22:00

 

3. 롤러앤비트 (RollerBeat)

‘롤러앤비트’는 1980년대 롤러장 DJ 출신이었던 주인장이 오픈한 롤러스케이트장이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과 피카추가 그려진 복도를 따라 걸으면 가게 입구에 위치한 카운터 겸 매점이 한눈에 들어온다. 공간은 1층 대규모 홀과 롤러를 타는 풍경을 내려다보며 간단한 간식과 음료수를 즐길 수 있는 2층 라운지로 구성되어 있다. 1층 트랙 한쪽에는 아케이드 오락기, 비트앤덩크, 인형 뽑기 같은 오락 기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했다. 스낵바에는 아메리카노, 카페라떼를 포함한 커피음료부터 과자, 라면, 핫바 같은 다양한 요깃거리를 준비해 편의점을 통째로 옮긴 듯한 풍경을 연출한다. 최근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의 결혼 100일 기념 롤러장파티 촬영지로 등장해 젊은 커플들의 이색 데이트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주소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로143번길 27
전화 0507-1441-4400
영업시간 매일 10:00~23:00

 

(메인 이미지 출처- Beenzino 'Time Travel' 뮤직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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