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생. 본명 리처드 홀(Richard Hall). 그는 1990년대부터 모비(Moby)라는 예명으로 일렉트로닉 신에 등장해 곧 세계적인 DJ가 됐다. 그가 자신의 이름으로 판매한 앨범은 2천만 장에 이르며, 수많은 레코딩에 게스트로 참여했다. 그의 공연 영상을 보자. 기타를 맨 사람이 모비다.

Moby 'In My Heart' Live

모비의 음악은 어디에선가 들어본 듯하다. 우리가 익히 아는 할리우드 영화의 배경음악으로 자주 사용됐기 때문이다. 그가 영화나 TV 시리즈의 사운드트랙에 참여한 횟수는 줄잡아 180여 건에 이른다. 할리우드 음악 감독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는 그의 영화음악, 딱 9개만 골랐다.

 

<히트>(1995)의 "New Dawn Fades"

<Heat>의 'New Dawn Fades'

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라는 두 명배우가 무장강도와 형사로 나와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해 화제가 되었던 영화다. 이 음악의 인스트루멘탈 버전은 고속도로 추격 신에도 나온다. 조이 디비전(Joy Division)의 오리지널 곡을 영화음악용으로 편곡했다.

 

<스크림>(1996)의 "First Cool Hive"

<Scream>의 'First Cool Hive'

모두 4편의 프랜차이즈 영화로 제작하여 총 6억 달러를 벌어들인 슬래셔 영화의 대명사다. 여기서 쓰인 이 음악은 모비의 3번째 스튜디오 앨범 <Everything Is Wrong>의 수록곡이다.

 

<007 네버다이>(1997) "James Bond Theme"

Moby의 'James Bond Theme' Re-version

피어스 브로스넌과 양자경이 주연으로 출연한 18번째 007 영화 사운드트랙 곡으로, 원래의 오리지널 스코어를 일렉트로닉 버전으로 재창조하였다. 모비는 자신의 뮤직비디오를 직접 만들어 서툰 액션신을 선보이기도 했다.

 

<비치>(2000)의 "Porcelain"

<Beach>의 'Porcelain'

젊은 시절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틸다 스윈튼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 태국 피피섬(Phi Phi Island)의 눈부신 풍경을 담은 영상미로 유명한 영화다. 이 뮤직비디오 한 편이면 영화 스토리를 대략 알 수 있다. 모비가 직접 보컬을 맡은 이 노래는, 영화뿐 아니라 폭스바겐, 폴로, 보쉬, 프랑스 텔레콤의 광고 음악으로도 사용되었다.

 

<툼레이더>(2001) "Ain't Never Learned"

<Tomb Raider>의 'Ain't Never Learned'

누가 ‘라라 크로포드’ 역을 맡을 것인가부터 화제가 되었던 영화. 결국, 안젤리나 졸리가 역할을 따내 이 영화를 기점으로 할리우드 최고 스타로 성장한다. 영화음악으로 쓰인 곡들 역시 화려한 면면을 자랑했다.

 

<블랙호크다운>(2001)의 "Why Does My Heart Feel So Bad"

Moby 'Why Does My Heart Feel So Bad' Live

단 세 줄의 가사로 영화의 메시지인 전쟁의 폭력성과 공허함을 표현한 곡이다.

Why Does My Heart Feel So Bad? (왜 내 가슴이 이렇게 아플까?)
Why Does My Soul Feel So Bad? (왜 내 영혼이 이렇게 아플까?)
He will open doors. (그가 문을 열어줄 거야.)

 

<본 아이덴터티>(2002) "Extreme Ways"

<The Bourne Identity>의 'Extreme Ways'

맷 데이먼의 ‘본’ 시리즈에서 버전을 바꿔가며 메인 테마로 나오는 음악이 ‘Extreme Ways’이다. 영화의 액션과 스릴에 걸맞은 긴장감을 조성하는 음악으로 유명하다. 모비의 원곡과 비교해서 들어보자.

 

<마이애미 바이스>(2006) "One of These Morning"

<Miami Vice>의 'One of These Morning'

단 네 줄의 가사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범죄자의 생을 묘사했다. 패티 라벨(Patti Labelle)의 노래다.

One of these morning (어느 날 아침에)
Won’t be very long.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거야.)
They will look for me. (그들은 나를 찾겠지.)
I’ll be gone. (나는 이미 가버렸을 거야.)

이 음악은 형사 역의 콜린 패럴과 범죄자 역의 공리 사이에 사랑이 싹틀 무렵을 그린 초고속 보트 드라이빙 신의 배경음악으로 나온다.

<Miami Vice> Boat Scene

 

<클로버필드>(2008) "Disco Lies"

<Cloverfield>의 'Disco Lies'

J.J. 에이브럼스가 다소 적은 예산으로 제작하여 대성공을 거둔 영화로, 100% 핸드헬드 카메라로 촬영한 흔들리는 영상이 특징이다. 영화에 삽입된 모비 음악의 오리지널 뮤직비디오를 보자. 채식주의자, 동물애호가로도 유명한 그의 육식에 대한 혐오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모비는 사진가, 저술가로도 활동하고, 패션 스토어, 티 카페 같은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동물 보호, 정치 개혁 등과 관련한 다양한 비영리 단체에 꾸준히 기부하는 한편, 홈페이지(MobyGratis.com)를 통해 그의 음악을 무료로 다운로드해 비영리 단체나 독립영화가 사용할 수 있도록 열어놓았다. 정말 많은 일, 그리고 정말 좋은 일을 하는 모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