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더욱 화려하게 돌아온 <월레스와 그로밋>을 소개한다. 시리즈 최초로 제작한 장편부터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은 에피소드까지. 원작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지만, 보고 또 봐도 재미있는 월레스와 강아지의 모험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거대 토끼의 저주(The Curse Of The Were-Rabbit)>(2005)

훨씬 더 선명하고 다채로워진 월레스와 그로밋

무려 5년에 걸쳐 제작한 최초의 장편 <월레스와 그로밋> 시리즈. 전작보다 길어진 상영 시간만큼 무수한 정성과 노력이 들어간 덕에 클레이 애니메이션에서 느낄 수 있는 ‘손맛’이 더욱 생생하고 화려하게 표현됐다. 마을의 채소를 전부 먹어 치우는 수상한 ‘거대 토끼’를 잡기 위해 월레스와 그로밋이 최첨단 발명기기를 사용해 포획에 나선다는 내용이지만, 그 과정에 월레스는 꼭 아찔한 사고를 치고 만다. 아드만 스튜디오와 영화제작사 드림웍스가 <치킨 런>(2000) 다음 두 번째로 협력한 작품으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유령 신부> 같은 쟁쟁한 작품들을 제치고 제78회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았다. <거대 토끼의 저주>는 다운로드 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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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죽음의 문제(A Matter Of Loaf And Death)>(2008)

자신의 발명품으로 매번 다양한 직업을 선보인 윌레스가 이번에는 제빵사가 되어 보기만해도 군침도는 점토 빵을 굽는다. 하지만 정작 빵 만드는 일은 대부분 그로밋의 몫이다

영국 BBC TV 방영용으로만 공개되어 국내에는 정식으로 소개되지 않은 <월레스와 그로밋> 다섯 번째 시리즈다. 제빵사에게만 일어나는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위험하고도 귀여운 추리극이 펼쳐진다. 특히 이번 작품은 종종 시시하게만 끝나던 월레스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전개하는 가운데 늘 혼자였던 그로밋의 로맨스까지 챙긴다. 시스템이 날로 기발해지는 월레스의 전자동 발명품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빵과 죽음의 문제> 예고편

 

월레스와 그로밋을 더 즐기는 TIP

<거대 토끼의 저주> 제작 현장. 한 땀 한 땀의 수고가 느껴진다

1. 위 작품 외에도 <월레스와 그로밋> 시리즈는 더 있다. 1분짜리 짧은 에피소드 10편을 묶은 <Cracking Contraptions>(2002)와, 가장 최신작으로 꼽히는 <World of invention>(2010)이다. 두 작품은 온라인 및 영국 BBC를 통해 공개됐다. 그중 <Cracking Contraptions>은 ‘요절복통 발명품들’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더욱 기발하고 엉뚱한 발명품으로 잔재미를 선사한다.  

월레스와 그로밋의 <Cracking Contraptions>(2002)

 

2. <월레스와 그로밋>에서는 대부분 월레스만 대사가 있다. 초기작부터 월레스의 목소리를 연기해온 영국 배우 피터 샐리스(Peter Sallis)는 현재 96세다. <빵과 죽음의 문제> 녹음 당시만해도 87 세였다고.

피터 샐리스와 닉 파크 감독. 피터 샐리스의 87번째 생일을 맞아 월레스와 그로밋으로 꾸민 케이크를 선물 받은 모습 (출처 (c)BBC news site)

 

3. 그로밋은 월레스의 조수이자 ‘강아지’다. 때문에 대사 한 마디 없지만, 왠만한 사람보다 더 현명한 지능으로 매 에피소드마다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취미는 독서와 뜨개질. 특기는 창문 닦기뿐 아니라 로켓, 자동차, 비행기 조종과 요리 등 셀 수가 없다.

<거대토끼의 저주> 스틸컷. 비행기를 자유롭게 조종하는 그로밋

 

월레스와 그로밋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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