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휩쓴 팬데믹 이후 갈수록 뮤지션에게 더욱 각박해지는 국내 인디음악 환경이지만, 이와 상관없이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재능 있는 뮤지션, 숨은 명곡이 세상에 많다. 저마다의 이유로 미처 제작조차 하지 못했거나,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해 발굴을 기다리고 있는 노래들이다.

올 여름,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은 ‘더 넥스트 빅 송’(THE NEXT BIG SONG; NBS)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더 넥스트 빅 송’이라는 이름처럼, 내일의 주인공이 될 만한 멋진 곡을 보유했으나 이를 아직 음원으로 제작 및 발매하지 못한 뮤지션들을 대상으로, 곡 제작 및 제반 과정을 지원한 사업이다. 경기도에 거주하거나, 경기 소재 직장, 학교에 몸을 담은 뮤지션에 기회가 주어졌다. 모집 및 선정 과정을 거쳐 총 100곡이 음원 제작과 유통을 지원받았고, 전문가 심사를 통해 보다 집중적인 홍보와 도움을 받을 상위 20곡, ‘NBS HOT 20’도 결정되었다.

이번 더 넥스트 빅 송 프로젝트는, 거리상 가깝다는 이유로 기능과 관심이 서울에 쏠린 경기 음악인들의 활동과 매력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홍대 주변과 서울을 넘어, 현재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경기도 지역을 대표할 숨은 명곡, ‘더 넥스트 빅 송’의 주요 20곡 ‘NBS HOT 20’을 지금 여기 공개한다. 

 

 

cotoba ‘coii’

이름에 붙은 ‘수학’이 주는 이미지처럼, 한 곡 안에서 수시로 변화하는 박자와 화성이 특징인 ‘매스 록’(Math rock). cotoba(코토바)는 우리 음악신에 드문 매스록을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멋지게 소화하는 밴드다. 장르 미학과 특징대로 변칙적인 리듬과 악곡으로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하면서도, 격정적인 무대 퍼포먼스와 문학적인 가사로 깊은 몰입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2023 펜타 슈퍼루키’에서 은상을 받았고, 독일 리퍼반 페스티벌(Reeperbahn Festival)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투어 공연이 이어지기도 했다.

의정부, 동두천, 수원 등 경기도의 다양한 지역에서 공연 활동을 펼쳐온 코토바가 더 넥스트 빅 송을 통해 발매한 노래는 ‘coii’. 불현듯 찾아오는 사랑의 감정, 저항할 수 없이 이끌리는 강렬한 애정을 박진감 넘치는 리듬과 강렬한 록 사운드에 담았다. 예측 불가능하게 바짝 다가서고 밀려드는 사랑의 파도와 감정이 매스 록의 변화무쌍한 표정으로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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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토바 인스타그램

 

 

Low Hanging Fruits ‘Heavy Going’

Low Hanging Fruits(로우행잉프루츠)는 김성준, 문하연, 박한범으로 이루어진 3인조 신스팝 밴드다. ‘낮은 곳에 달린 과일’처럼 누구나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뜻하는 영어 표현에서 밴드 이름이 유래해, 누구나 쉽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지향한다. 이들의 다채롭게 활용한 신시사이저 위로 청량한 기타와 혼성 보컬 사운드가 때로는 댄서블하게, 때로는 평화롭게 장르와 분위기를 넘나들며 절묘한 조화를 들려준다. 지난해 ‘EBS 올해의 헬로루키’ TOP10에 선정되었으며, 최근 EP <Bitter Sweet>를 발매하며 점차 활동 궤도를 높이고 있다.

“I know, there is nothing I can say to change your mind.” 로우행잉프루츠가 직접 싱글 소개에 담은 문장처럼, 세상에는 “노력으로 바꾸지 못하는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경쾌하고 규칙적으로 튀어 오르는 비트와 건반, 몽환적으로 반복되는 리프 속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무력한 사랑의 감정이 부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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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행잉프루츠 인스타그램

 

 

김제형 ‘랑데뷰’

지난해 인디포스트가 인터뷰한 김제형(인터뷰)은 당시도 ‘무경계 아티스트’로 불린 바 있다. 포크 싱어송라이터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모던 포크, 팝, 레트로 분위기의 가요, 뉴 잭 스윙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2021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음반, 노래 두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데 이어, <띄 움>(2022)의 수록곡 ‘않는 슬픔’은 애플뮤직 선정 ‘2022년 최고의 음악 100선’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제형에게 경기도는 자신의 시간과 공간이 녹아 든 지역이다. 경기도에 살면서 서울을 오가며 활동을 이어 왔다. 신곡 ‘랑데뷰’는 현재의 포크와 과거의 가요를 한 데 중첩하곤 했던 김제형 특유의 처연한 감성이 잘 녹아 있는 노래다. “오늘의 즐거웠던 우리를” 간직한 채 떠나보내는 순간을, “그 사람의 모습을 그리며 기다리는 것도 만남(랑데뷰)”이라는 역설적인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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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형 인스타그램

 

 

신유미 ‘Beautiful Stranger’

신유미는 여러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가수다. 대표적으로 <보이스 코리아 2>(2013)와 <싱어게인 2>(2021)의 주요 참가자로, <프로듀스 101 시즌2>(2017) 보컬 트레이너로 활약했다. 그는 ‘도심 속의 히피, 자유를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보컬리스트’라는 범주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게 음악을 만들기 위해 셀프 프로듀싱 EP <Laid Back Like Hippie>(2021)를 발표하며 새롭게 도약했다.

“낯선 공기가 싫어 괜히 잡고 있던 기타를 치곤 해.” ‘Beautiful Stranger’는 낯설기만 한, 하지만 너무도 아름답기만 한 짝사랑 상대에 대한 마음을 묘사한 노래다. 짧고 단순하면서도, 차마 상대 앞에서 내뱉을 수 없는 절실하고 솔직한 심정이, 소중한 감정만큼이나 조심스러운 보컬과 부드러운 기타 연주, 금방이라도 깨질 듯 신선하고 연약한 사운드로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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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미 인스타그램

 

 

수윤 ‘그렇더라도’

짧은 순간 전달되는 보컬의 음색과 분위기는, 순간 이상의 많은 인상과 감상을 내포한다. 싱어송라이터 수윤의 여성 보컬로서 꽤 낮은 중저음의 차분하고 따스한 음색이 전하는 위로와 편안함이 대표적이다. 2018년 데뷔 싱글 ‘Darling’을 발표한 후 꾸준히 사람과 사람 사이 일렁이는 마음을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와 연주하는 보컬, 기타로 전하고 있다.

기이하게 꼬인 원기둥 도형이 인상적인 싱글 아트워크처럼 ‘그렇더라도’는 겉으로도, 마음 한 구석으로도 어딘가 잘 풀리지 않는 관계의 아픔을 그린 노래다. 관심과 좋은 감정을 지닌 상대가 내 앞에서 미동도 하지 않는 먹먹하면서도 초조한 마음이, 다소 고삐를 당긴 리듬과 쓸쓸한 선율, 평소보다 조금 높은 데 부유하는 보컬로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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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브 ‘그대로 있어줘’

TRIBE(트라이브)는 멤버 전원 동아방송예술대, 서울예술대 실용음악과 출신으로 이루어진, 젊은 패기와 유려한 테크닉이 두루 돋보이는 R&B, 힙합 그룹이다. 범키가 참여한 싱글 ‘가식’(2020)으로 앞서 데뷔한 R&B 싱어송라이터 NONE이 함께하며 본격적인 그룹 활동을 시작했다.

다양한 매력의 신진 뮤지션이 함께한 만큼 트라이브는 얼터너티브 R&B, 재즈 힙합, 일렉트로닉 등 특정한 장르에 매이지 않는 트렌디하고 다채로운 음악성이 무기다. 이 가운데 더 넥스트 빅 송에 공개된 ‘그대로 있어줘’는 지금보다 더 나은 상황을 바라보는, 그야말로 오롯이 미래를 바라보는 청춘의, 청춘에 의한, 청춘을 위한 R&B 트랙. 재지한 그루브와 풍성한 사운드가 마치 이 꿈과 희망이 깨지 않길 바라는 지금의 순간을 개성 이게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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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브 인스타그램

 

 

Vanillare ‘Bye’

70년 역사를 지닌 록은 20세기에 찬란한 전성기를 누렸지만, 지금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하는 중이다. 바닐레어(Vanillare)는 싱어송라이터이자 기타리스트인 고히(Gohi)를 중심으로 결성한 록 밴드다. 팝 록(pop rock)과 팝 펑크(pop punk)를 기조로, 템포와 분위기, 구체적인 장르에 매이지 않은 채 록 음악이 지닌 에너지와 록 음악 너머 최근의 경향성을 아우른 채 ‘무심한 듯 따뜻한 위로’를 전달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Bye’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이별의 순간 느끼는 감정을 자장가처럼 표현한 곡이다. 사랑과 관계, 감정만이 아니라 모든 일의 끝 뒤에 또 다른 시작이 있는 것처럼 헤어짐의 슬픔과 아쉬움을 겪은 이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잠재우고 다시 새로운 아침을 맞이해 각자의 자리에서 빛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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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레어 인스타그램

 

 

SKIPJACK ‘소하로’

2018년 처음 데뷔한 SKIPJACK(스킵잭)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소년의 모습처럼, 삶에서 접하는 다양한 경험을 넘치는 에너지와 상상력의 세계로 바꾸어 가는 밴드다. 교체 한 번 없었던 멤버 전원이 경기도에 살고 있으며, 중학교 시절부터 친구이기도 해 유난히 팀워크가 돋보이기도 한다.

스킵잭은 신곡 ‘소하로’를 통해 모두 함께 살고 학창 시절을 보냈던 동네 ‘광명시 소하동’을 소환한다. 20세기 중반, 10대의 놀이터가 된 차고에서 탄생해 모던록의 가치와 태도를 빛냈던 개러지 록처럼, 같은 세계를 바라보고, 같은 추억을 공유했던 밴드 멤버들의 끈끈한 호흡과 고유한 이야기가 탄탄한 연주로 드러난다. 과거와 현재에 대한 반항보다는 수용을, 불안과 방황보다는 믿음과 도전을 택한 긍정적인 이들의 팝 펑크는 긍정성을 앞세운 가사의 소년다운 매력과 잘 맞아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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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킵잭 인스타그램

 

 

Iris Kymm ‘My playlist’

미국 시애틀 출신의 일렉트로닉, 얼터너티브 팝 싱어송라이터 Iris Kymm(아이리스 킴). 그의 음악과 목소리는, 마치 시애틀이라는 도시가 풍기는 인상처럼 우울하고 쓸쓸한 감성, 때때로 해외 팝과 같은 사운드 감각, 감성을 선보인다.

“Check out my fit of the day.” 그날의 음악 감상과 기분이 오롯이 특정한 ‘플레이리스트’에 의해 주로 결정되는 요즘. 아이리스 킴의 ‘My Playlist’는 오늘 내가 어떤 플레이리스트를 입을지, 그날의 선곡이 어떤 옷이 되고 표정이 될지 경쾌하게 자문한다. 투스텝(2 Step Garage)에서 하우스로 전환되는 신나는 비트가, 어느덧 덕지덕지 애착이 붙은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마주하는 두근거림, 다른 데 비할 수 없는 익숙한 기분 좋음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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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킴 인스타그램

 

 

후하 ‘Nobody’

후하는 이환희(베이스)와 지고(보컬, 일렉기타), 성진영(보컬, 일렉기타)로 구성된 3인조 인디 팝 밴드다. 2020 년 싱글 <Fall>로 데뷔한 후 이듬해 5곡을 수록한 EP <Spring>, 2022년 더블 싱글 <Purple Hawaiian Shirts>를 발매하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조급함이나 과도한 불안이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이들의 음악에는, 주로 계절에 대한, 또는 계절에서 느끼는 감정이 여유로운 태도와 섬세한 사유의 결과로 드러난다.

후하는 아무도 없는 작업실에서 혼자 빗소리를 듣다가, 비가 다 내리고 난 뒤 텅 빈 구름을 떠올렸다. “The clouds are probably saying that come back to me. But nothing comes back.” 혼자가 되는 순간, 아무리 불러도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의미로 쓰인 영어 가사처럼, 모든 존재가 처한 자주 쓸쓸하고 영원히 외로운 감정을 낭만적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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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하 인스타그램

 

 

취향상점 ‘네 생각이 나를 괴롭히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한자 취향(趣向)은 ‘뜻이 향한다’라는 의미다. 이는 곧 ‘머물러 있는 상태’가 아니라 ‘어디로든 움직일 수 있는 상태’다. 취향상점(Tasty Shop)은 청자의 취향을 담겠다는 뜻을 갖춘 밴드다. 음악은 재즈 그루브를 기반에 두지만, 자연히 내면의 어떤 감정이든, 일상의 어떠한 이야기든 각기 다른 그 모양에 가까이 다가서겠다는 진심 어린 지향이 잘 느껴지곤 한다.

구구절절 심경 고백을 적어 놓은 듯한 긴 제목의 노래 ‘네 생각이 나를 괴롭히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역시 다르지 않다. 연인과 헤어진 친구를 놀리는, 친근함과 유머가 뒤섞인 일상의 풍경이, 이와 같은 순간들을 통해 ‘너’를 잊으려 하면서도 결국 너를 잊지 못하는 화자의 모순적인 감정이, 한 편의 귀여운 에피소드처럼 나긋나긋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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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해풍’

시도(XIIDO)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한국 전통음악 브라스 밴드다. 색소폰(최성윤), 트롬본(김민승), 수자폰(남택윤), 드럼(박원진), 꽹과리(우성희), 장구(최은영), 태평소(정신혜) 등 동서양의 관악기와 타악기가 이채롭게 어우러진 구성이 특징이다. 선보이는 음악과 무대 하나하나가 새로운 도전이나 다름없는 이들은, ‘길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나아간다’라는 모토로 시도만의 장르와 소리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척하고 있다.

평소 밴드의 정체성과 태도를 앞세워, 신곡 ‘해풍’은 바다의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가며 새로운 모험을 떠난다는 주제로 만들어졌다. 같은 박자의 구성 안에서도 각 파트가 세부 리듬의 형태를 변형하여 각기 색다른 연주를 선보이는 매력이 특징인 연주곡이다. 싱글 재킷 속 바다를 상징하는 푸른 배경 위 금색의 물결을 이루는 여러 악기와 자연이 이들의 진취적인 기상과 조화로운 감성을 두루 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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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GO ‘If You’

밴드 이름 ‘REGO’는 ‘READY? GO!’의 줄임말이다. 보컬과 기타, 프로듀싱을 맡은 박건우를 중심으로 박민혁, 박정인, 이범희로 구성된 4인조 밴드다. 각각 기타와 신시사이저 사운드, 몽환적인 분위기와 리드미컬한 감각 어느 한쪽도 놓지 않은 채 다채롭게 변화, 교차하는 신스 팝, 팝 록을 들려주고 있다.

‘If You’는 2019년 데뷔 EP <How About You?>, 2021년 5곡을 수록한 <MOMENTS OF US>를 발표하며 EP 위주로 활동했던 REGO(레고)가 단독 싱글로는 처음 공개하는 곡이다. “네가 우울해질 때면 내가 너의 곁에 있을게.”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어할 때마다 그를 위해 같이 있어줄 수밖에 없는 단단하고 포근한 동행의 메시지와 이미지, 아득하고 아련하게 밀려드는 작은 슬픔과 무력감이 아름다운 트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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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ozy ‘Don't Look Back! But..’

2019년 데뷔 싱글 발표 후 일렉트로닉 팝, 인디 팝을 주로 소화 중인 프로듀서이자 싱어송라이터 sucozy. 그의 음악은 단출하면서도 풍성하게 들어찬 사운드와 ‘아늑함’을 뜻하는 이름의 ‘cozy’처럼, 어떤 상황에서든 분위기를 한껏 누그러뜨리는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특징이다.

올해 첫 EP <! Interjection>을 발표하고 이태원 ‘Bloc Party Festival’에 참가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낸 그가 더 넥스트 빅 송과 함께 발매한 노래는 ‘Don’t Look Back! But..’. 오아시스의 ‘Don’t Look Back In Anger’(1995)를 연상하게 하는 제목의 앞 문장처럼 지난 일에 미련을 갖지 않으려는 태도와 그런데도 변하지 않는 현재와 미래에 자꾸만 뒤돌아보게 되는 현실적 마음을 양가적이고도 흥미롭게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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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기다려 (Stay)’

사라(Sara)는 지난해 12월 데뷔 EP를 내놓은 따끈따끈한 신인이다. K-Pop 코러스 세션에 참여한 이력이 있을 만큼 가요와 인디 포크, 발라드와 R&B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청아한 보컬 매력을 들려준다.

새 싱글 ‘기다려(Stay)’는 사라가 보컬만이 아니라 직접 작사에 참여한 첫 노래. 지난 기억, 끝나버린 나날이라고 해서 그저 한편에 눌러 두고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그리워하며 소중하고 귀하게 추억하는 마음을 담았다. 깊은 원망이나 괴로움 없이 떠나는 자동차를 바라보며 순수하게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를 상상하며 가사를 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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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호수 ‘눅눅한 날’

싱어송라이터 은호수(47hosu)는 베이시스트(장욱), 드러머(김동욱) 두 멤버와 함께 신곡 ‘눅눅한 날’을 발표했다. 싱글 재킷 속 어스름한 푸른 빛의 어둠이 깔린 도로에 축축하게 고인 빗물, 그 위에 부분부분 비치는 색색의 조명이 노래의 감성을 앞서 대변한다.

“비도 오지 않는데 눅눅한 날. 이제껏 쏟지 못해서 마음속에만 고여 있어요.” 아트워크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풍경과 다르게, 노래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 그런데 왠지 주변 공기는 축축하고, 밖으로 다 쏟아내지 못한 감정이 ‘눅눅하게’ 고여 있다. 느린 춤을 추듯 흘러가는 밴드 사운드와 흐느끼는 것처럼 들리는 은호수의 보컬이 짙은 여운을 남기는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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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dd ‘나는 너의 얼굴을 모른다’

Yedd(예드)는 일렉트로닉 사운드, 힙합 비트를 기반으로 기이하고 독특한 매력의 얼터너티브 팝을 만드는 싱어송라이터다. 직접 작사와 작곡, 노래와 악기 연주는 물론, 편곡과 프로듀싱까지 겸하고 있다.

제목이 다소 철학적인 뉘앙스를 띄는 ‘나는 너의 얼굴을 모른다’는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강렬한 욕망에의 추구 탓에 늘 좌절을 가르치는 내 안의 또 다른 나에게, 침묵과 외면을 남길 수밖에 없는 내면의 갑갑함을 표하는 노래. 재지한 리듬과 강렬한 록 사운드, 복잡한 속내를 뮤지컬의 한 장면처럼 폭발하는 극적인 구성이 마음 한 구석을 깊이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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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데이 올드 스니커즈 ‘Cherokee’

2018년 4곡짜리 데뷔 EP <사기꾼>으로 등장해 2년 후 요즘 펑크 록, 개러지 록 밴드로는 드물게 무려 11곡을 수록한 정규앨범 <신발장>을 내놓으며 기대를 모은 밴드 투 데이 올드 스니커즈. 강렬하고 중독성 있는 기타 리프와 에너지 넘치는 리듬 파트, 몽환과 변덕을 덧대는 사이키델릭 사운드와 흔치 않은 소재를 가사에 끌어오는 감각이 이들의 매력을 대표한다.

2023년 새 멤버 가영, 지호가 합류하며 전과 다른 시각과 사운드를 선보일 수 있게 된 투 데이 올드 스니커즈가 내놓은 새 마음, 새 노래는 내면의 마음이 복잡한 순간에 마주하는 내면의 투쟁에 관한 곡. “너의 마음 속에는 두 마리 늑대가 싸우고 있단다. 하나는 선함을 위해 하나는 악함을 위해 싸우고 있지.” “누가 이기나요?” “너가 먹이를 주는 쪽” 보다 성숙한 고민과 다채로운 면모를 갖추게 된 이들이지만 스스로 여전히 사랑에 먹이를 주고 있길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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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종 ‘머리를 질끈 묶으며 너는’

얼터너티브 R&B, 솔 음악가로 데뷔했지만 비단종이 구사하는 언어는 일반적인 흑인음악 계열과 다르다. 화려하고 실험적인 얼터너티브 팝부터 어딘지 모르게 구수한 모던 포크, 블루지한 발라드까지 누구보다 다양한 색을 선보인다.

이번 더 넥스트 빅 송을 통해서는 간절하면 해질수록 더 어둡고 비참해지는 마음을 표현했다. 성별을 가늠할 수 없을 만치 중성적이고 오묘한 비단종의 보컬과 한껏 흐느끼며 쓸쓸함을 배가하는 스트링 사운드, 예측 불가능한 진행의 편곡 속에서, 원망스러운 상대 앞 갈팡질팡하는 화자의 괴로움이 처절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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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레 ‘해열’

아도레(adore)는 몽환적인 사운드와 서정적인 가사, 아련한 음색이 특징인 R&B 싱어송라이터다. 2016년 더블 싱글 <Pictions>를 발매한 후 지금까지 3장의 EP 포함 총 42곡을 공식 발매하고, 최근 ‘2023 CJ 튠업’과 ‘2023 인디스땅스’에서 선전하는 등 조금씩 자신을 알려가는 중이다.

사랑의 관계가 주는 아픔을, 마치 실제 열병처럼 표현한 대화체 가사와 아프고 괴로운 사람처럼 리듬을 자유자재로 변주해 연기하는 멜로디와 보컬 연출이 신선한 매력을 선사하는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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