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활동하던 시절의 머디 워터스(왼쪽)와 보 디들리(오른쪽)

1950년 시카고에서 체스 형제가 창립한 체스 레코드(Chess Records)는 블루스와 리듬앤블루스 장르에 특화되었고, 특히 남부의 델타 블루스(Delta Blues)가 도회적으로 발전한 시카고 블루스(Chicago Blues) 음악의 산실로 자리잡았다. 이 레이블과 함께 1946년부터 음반을 내며 성장한 머디 워터스(Muddy Waters)는 미시시피 출신으로 1943년에 시카고로 이주하여 ‘현대 시카고 블루스의 아버지’라 불릴 정도로 장르를 대표하는 뮤지션으로 각광받았다. 그의 전성기에 냈던 블루스 스탠더드 중에는 박자를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스톱타임(Stop-time) 형식의 곡이 있는데, 특히 같은 소속사의 보 디들리(Bo Diddley)와 비슷한 스타일로 리메이크를 주고받으며 대중에게 깊이 자리잡은 블루스 스탠더드가 세 곡이 있었다.

 

Muddy Waters ‘Hoochie Coochie Man’(1954)

체스 레코드의 베이시스트였던 윌리 딕슨(Willie Dixon)이 만들고 머디 워터스가 처음 1954년에 녹음한 이 노래는, 주크박스 차트 3위에 오르면서 머디 워터스의 오리지널로 깊이 각인된 노래가 되었다. ‘Hoochie Coochie’(후치 쿠치)는 토속적인 부두교에서 유래된 용어로 한때 유행했던, 골반을 흔드는 야한 댄스 동작을 의미했으며, 노래를 출반하던 당시에는 ‘섹시한 사내’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했다. 이 곡은 박자가 일시 정지하는 스톱타임(Stop-time) 블루스 형식을 유행시킨 곡으로 유명하다. 앞 세 소절의 가사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The Gypsy woman told my mother before I was born
I got a boy child comin’, he’s gonna be a son of a gun
He gonna make pretty woman’ jump and shout

내가 태어나기 전에 집시 여자가 우리 엄마에게 말했어
사내 아이가 태어날 것인데, 그는 골치 덩어리가 될 거라고
그는 예쁜 여자 애들을 날뛰고 소리치게 만들 거야

 

Bo Diddley ‘I’m a Man’(1955)

체스 레코드의 계열이던 체커 레코드(Checker Records) 소속으로 리듬앤블루스와 로큰롤 뮤지션이었던 보 디들리가 리메이크하였다. 그는 원초적인 아프리카 토속 리듬에서 착안한 ‘보 디들리 비트’(Bo Diddley Beat)로 인기를 끌고 있었다. 첫 싱글의 A면에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Bo Diddley’를 넣고, B면에 이 곡을 삽입하여 빌보드 R&B 차트 톱에 올랐다. 이 곡의 가사에는 성적인 대담함을 통해 남성임을 강조하는 거드름이 잔뜩 들어가 있다. 영국의 록 밴드 야드버즈(Yardbirds)가 이 곡을 록 비트로 리메이크하여 인기를 얻은 바 있으며, 보 디들리의 원곡은 롤링스톤지의 역대 최고의 500곡 중 369위에 올랐고 그래미 명예의 전당에도 추서되었다.

 

Muddy Waters ‘Mannish Boy’(1955)

보 디들리의 ‘I’m a Man’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발표된 곡으로, 음반에는 머디 워터스와 보 디들리 두 사람에게 다 크레딧이 주어졌다. 이 곡 역시 스톱타임 형식의 노래로, 하나의 박자가 노래 끝까지 똑같이 이어진다. 이 곡은 흑인 남자가 소년에서 성인으로 성장하여 남성임을 강변하며, 정치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해석도 주어진다. 이 곡의 단순한 리프는 롤링스톤즈와 같은 록 그룹들이 공연에서 자주 채용할 만큼 전통적인 록 레퍼토리가 되었다. 빌보드 R&B 차트 5위에 올랐고,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추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