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주인공 ‘리스’가 길가에 버려져 있는 의자를 집에 가져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때 멀찌감치 흐릿하게 보이는 사람이 있는데, 그가 바로 의자에 깃든 기이한 존재 ‘올드맨 프랭클린’(Old Man Franklin). 의자 주위에 불쑥 나타나 오싹하고 불가사의한 현상을 일으킨다. 낡은 의자에 깃든 존재가 모든 현상을 일으키는지, 연인 ‘줄리’가 귀신에 들렸는지, 리스가 원초적으로 안고 있는 정신적인 문제에서 파생되었는지는 명확치 않다. 후반으로 가면 욕실의 시체가 나오고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들도 등장하면서 사태는 더욱 꼬이고 논리적 설명은 모호해진다. 여기에는 알츠하이머병에서 오는 기억 상실이나 이상 행동이 근원에 있음을 어렴풋이 알 수 있게 된다. 러닝타임 22분으로 다소 길지만, 처음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 전개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지루하지 않게 감상할 수 있다.

단편 호러 <The Chair>(2023)

고향 앨라배마에서 로스앤젤레스로 건너와 배우로 활동하면서 감독 데뷔를 준비 중인 커리 바커 감독이 제작하였다. 그는 코미디와 호러를 결합한 단편 영상을 제작하여 유튜브 채널 <that’s a bad idea>에 올리고 있는데, 올해 제작한 <The Chair>가 버뱅크 국제영화제, 로스앤젤레스 단편영화제 등에서 후보작에 오르고 온라인에서 바이럴을 타면서 유망 감독으로 부상했다. 이제는 <라이트 아웃>(2016)이나 <스마일>(2022)처럼 단편에서 파생한 장편영화 제작을 위해 영화에 풀어놓은 공포 요소들을 잘 결합한 장편영화 제작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