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제멋대로 원하는 그대로 진짜 니 모습 그대로 Don't care anymore!” – ‘Don't Care Anymore’ 중에서

2000년대 전후, 홍대 앞 ‘놀이터’는 펑크 록커와 키드들로 붐볐다. 주위로는 여러 라이브 클럽이 있었고, 매일같이 버스킹 공연이 열렸다. 이제 놀이터는 공원으로 변했고, 홍대 거리도 예전의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지만 여전히 변함없는 이들이 존재한다.

2005년 결성한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데뷔 이래 밴드 신의 라이브 강자로 손꼽히며, 첫 앨범 <Noise On Fire>(2007)를 선보였고, 그 뒤로 쉼 없는 연주 활동을 이어왔다. 박종현(기타, 보컬)과 이주현(베이스, 보컬)은 여전히 굉음 사이에서 날뛰며 치기어린 가사를 뱉고, 새롭게 영입한 드러머 전용현은 힘 넘치는 연주로 무대의 온도를 높인다. 항상 뜨거운 로큰롤 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지난달 26일 새 ‘싱글 Don't Care Anymore’로 돌아왔다.

이번 싱글은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2018년 미니앨범 <Electric Jungle>에 수록했던 1분짜리 곡을 새롭게 편곡한 버전이다. 갤럭시익스프레스는 올 여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을 비롯한 대형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는 한 편, 데뷔 때부터 연주하던 로컬 클럽과 동료 뮤지션들의 기획 공연까지 어떤 무대든 가리지 않고 말그대로 우주로 질주하는 기차처럼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곡은 2021년 발매한 싱글 ‘넌 또 그렇게’ 이후 오랜만에 발매하는 신곡인데 곡 전체를 감도는 무게감 있는 스트레이트한 사운드가 여전하다. 또한 더빙을 최소화한 원테이크 녹음 방식을 통해 라이브 공연의 현장감을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뮤직비디오는 1990년대 MTV 시대의 록 밴드들을 연상시키는 연출로, 기타를 부수거나 카메라를 쓰러뜨리는 장면 등이 등장한다. 록의 이미지와 태도를 잘 담아낸 장면이다. 이들은 오랜만에 발표하는 신곡에서 진화된 방식의 레코딩과 뮤직비디오 외에도 유튜브에 리믹스 버전을 공개하는 등 전보다 다양한 요소에 신경 쓰며 치열하게 작업한 결과물을 선보였다. 여전하지만, 또 새롭게 변화 중인 갤럭시 익스프레스를 인터뷰를 통해 알아가 보자.

‘Don’t’ Care Anymore’ 뮤직비디오

“그 누가 뭐래도 달라질 건 없어” – ‘Don’t Care Anymore’ 중에서

Q 인터뷰를 보실 독자에게 인사 부탁드려요.

갤럭시 익스프레스 안녕하세요. 우리는 갤럭시 익스프레스입니다! 최근에 새로운 싱글 ‘Don’t Care Anymore’를 발표했습니다.

 

Q 오랜만에 발표한 신곡입니다. 기존의 짧은 노래에 구성 변화와 편곡을 더해 완성했는데요. 어떻게 작업하게 됐나요? 또 누구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인가요?

종현 2018년 미니앨범 <Electric jungle>의 1분 버젼을 이미 라이브에서 좀 더 긴 버전으로 연주하곤 했지만, 여전히 뭔가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드럼 멤버가 들어오고 나서 이 곡을 완성도 있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매주 함께 모여 연주를 하면서 새로운 멜로디와 구성을 덧붙여 지금의 곡을 만들었습니다.

주현 만드는 입장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이 곡을 듣게 될지 잘 알 수 없지만, 나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며 가사를 써갔던 것 같습니다.

용현 단순한 곡 구성이지만 완성하기까지 정말 많은 아이디어들이 오갔고 서로가 서로의 의견을 모두 반대하며 끝까지 대립했던 기억이 나요. (웃음)

 

Q 새로 영입한 드러머 전용현은 잔나비(‘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나이트오프 (‘잠’) 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감독이자 DJ로, 직접 작업한 시티팝 리믹스(나미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로 알려져 있어요. 갑자기 17년차 로큰롤밴드의 막내로 녹아 드는 데 어려움은 없었을까요?

용현 어려운 건 하나도 없어요. 아마 형들이 좀 피곤하지 않으려나? 내가 너무 열심히 하니까. (웃음) 어렸을 때부터 꼭 록밴드를 하고 싶었는데 계속 다른 작업만 하다가 한 번도 제대로 해보질 못했어요. 지금도 다른 작업들을 쉬고 있는 건 아니지만 요즘 가장 재밌는 것은 아마 밴드 활동인 것 같습니다.

 

Q 멋진 뮤직비디오가 완성됐어요. 드러머인 전용현 님이 감독으로 이번 영상 또한 직접 연출했다고 들었는데 현장에서 어려움은 없었을까요? 멤버별로 촬영장에서의 고생담 하나씩 들려주세요.

종현 뮤직비디오의 공간이 좁은 공간이다 보니 휴식공간도 마땅치 않고 너무 더워서 힘들었지만 도와준 친구들 덕분에 재밌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주현 지치지 않고 열광적인 모습을 보여준 모두에게 굉장한 에너지를 느꼈습니다.

용현 지나고나서 그런지 힘들었던 기억은 별로 나지 않아요. 촬영 현장이 즐겁고 신났던 기억만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에너지 넘치는 관객들의 돌발 행동들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겨서 사실 부끄럽지만, 연출하는 입장에서는 판을 벌린 것 외엔 별로 한 게 없다고 느껴집니다. (웃음) 기타와 앰프를 부수는 등 파괴적인 연출이 있던 장면에서 특히 출연했던 친구들이 정말 즐거워했고 서로 하겠다고 나섰던 기억이 납니다.

 

Q 뮤직비디오 출연진의 면면이 화려합니다. 멤버들의 친구와 지인이 대부분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분들인가요?

종현, 주현 공연을 오가며 만나는 클럽 ‘스컹크’ 중심의 펑크 친구들과 ‘채널 1969’, ‘해피히피’ 그 외에도 많은 멋쟁이 친구들을 모셨습니다.

용현 뮤직비디오를 구상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영상에서 누군가 스스로 자신의 긴 머리를 다 밀어버리는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하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는데 선뜻 누군가에게 부탁하기가 쉽지 않은 이야기 죠. 제 친동생은 전에 제 다른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한 경험이 있어서 혹시나 제안해봤더니 흔쾌히 하겠다고 했어요. 고맙고 기뻤죠. 동생 덕분에 구상했던 멋진 장면을 찍을 수 있었어요. 3초 밖에 나오지 않지만.

 

Q 사운드의 퀄리티 또한 향상된 것 같아요. 날것의 로큰롤 느낌보다 녹음과 믹싱 과정에서 잘 다듬어진 사운드라고 느껴져요. 녹음 과정에서 특별히 신경 쓴 점은 무엇인가요?

주현 ‘Don't Care Anymore’의 미니앨범 버전의 경우 합주실에서 우리끼리 직접 녹음했고, 이번에는 러브 엑스 스테레오의 녹음실에서 러브엑스테레오 멤버이자 레코딩 엔지니어 황정익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정익이가 다양한 이펙터 페달을 가지고 있어서 여러 퍼즈와 드라이브 이펙터를 사용해보고 고를 수 있었는데 덕분에 좋은 사운드가 나온 것 같아요. 연주 면에서는 서로의 있는 그대로의 날 것의 느낌을 담으려 노력했다고 생각합니다.

종현 4집 작업을 함께 했던 영국 엔지니어 Adrian Hall이 믹스와 마스터링을 맡아 주었습니다. 과도한 오버 더빙을 하지 않고, 실제 셋이서 연주하는 라이브에서의 느낌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녹음하였습니다.

용현 저는 정식으로 드럼을 레코딩 해보는 게 처음이라 모든 것이 재밌었습니다. 이번 싱글에서는 3D 음향 기술인 Dolby Atmos 버젼의 믹스도 몇몇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지원하고 있는데 해당 기술을 지원하는 음향 기기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멤버들 중엔 없어서 아직도 우리 중에 들어본 사람이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Q 쉬지 않고 로큰롤 우주를 향해 달려가는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인가요?

주현 최종 목적지를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서로 공감하고 서로의 표현을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을, 그리고 서로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우리 노래를 통해 전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종현 많은 분들과 함께 우리 음악을 즐기며 항상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용현 가다 보면 어딘가 와있겠지. 감사합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 x 2 Unlimited ‘Don't Tribal Dance Anymore’ (전용현 Edit)

 

갤럭시익스프레스 인스타그램

 

Writer

원맨밴드 후추스, 덕콘 기획자

김정웅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