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음악 축제가 다시 고개를 든다. 서울이나 수도권 아닌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윤이상의 고향, 20년 가까이 통영 국제음악제가 열려온 예술 도시 통영에서는 이번주 <2022 통영 사운즈 쇼케이스>를 개최한다. “지금 현재의 경남 음악, 새로운 관객과 만나다.”라는 슬로건으로 경남과 부산 출신의 인디 밴드 네 팀이 출연한다. 지역밀착형 행사를 지향하는 이벤트인 만큼 통영 지역 내 카페, 브루어리 등과 협업해 관객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일 예정이며, ‘지역에서 음악을 하는 것’을 주제로 기관 관계자, 기획자, 평론가, 뮤지션이 함께하는 토론회도 열릴 예정이다.

알고 보면 홍대가 아닌 곳에서도 뛰어나고 신선한 인디 뮤지션들이 좋은 음악을 부지런히 만들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번 통영 사운드 쇼케이스 역시 오로지 서울 홍대 인근을 중심으로 집중된 인디 음악신을 물리적으로 확장함과 동시에 지역의 숨은 뮤지션들을 재조명하고 도민과 지역 관광객에게 새로운 공연 문화를 소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여기 우리가 잘 알지 못했을 참여팀들을 소개한다.

 

 

그린빌라

그린빌라, 이미지 제공 – 튜나레이블

‘그린빌라’(GREENVILLA)는 부산과 함께 경남을 대표하는 도시, ‘따뜻한 남쪽바다’의 특성을 두루 갖춘 창원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밴드다. 스스로 “1980년대 남쪽나라의 따뜻하고 나른한 문화적 분위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하는 소개처럼 전통적인 밴드 편성을 앞세운 멜로디 중심의 여유로운 진행, 한치의 공격성 없이 차분하게 곡을 감싸 안는 보컬, 가볍게 펑키한 그루브 등이 격동의 시기보다는 낭만의 시대를, 노골적인 레트로보다는 아른한 향수를 훨씬 더 가깝게 연상하게 한다.

마찬가지로 지역 밴드인 엉클밥과 페이퍼 리버(Paper River) 출신의 멤버들과 보컬 배우미가 만나 결성했으며, 2021년에 EP <GREENVILLA>를 발매하고 경남음악창작소 음반 제작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등, 경남을 대표하는 밴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EP 동명의 타이틀 ‘Green Villa’, 음악의 향수 어린 분위기와 멋이 창원과 일상의 풍광과 잘 어우러진 ‘Venus’의 뮤직비디오가 인상적이다.

그린빌라 ‘Venus’ 뮤직비디오

그린빌라 인스타그램

 

 

유라시아

유라시아, 이미지 제공 – 튜나레이블

먼 과거와 오늘, 창원과 지리와 역사를 공유해온 마산에서는 대표 밴드로 ‘유라시아’(eurasia)가 무대에 오른다. 2016년 겨울, 마산 창동에서 결성해 일상과 친구, 환경에 관해 노래해온 이들이다. 결성 5주년 지난해 6월 첫 싱글 ‘U’ 발매 이후 12월에 정규앨범 <ø>(파이)를 발매했고, 마창진 록 페스티벌을 비롯해 다양한 무대에서 서울과 창원을 오가며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기타의 디스토션과 다양한 이펙트, 소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운드, 일상과 자연의 소재들을 관조적이고 낙관적으로 바라본 가사, 한국인과 일본인이 함께한 멤버 구성 등이 밴드 이름의 의미를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 앨범의 전체 주제와 콘셉트 역시 세계를 의미하는 듯한 ‘O’와 자아를 투영한 듯한 ‘I’가 합쳐져 무한 소수인 ø를 완성하는 구조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유라시아 ‘I’ 뮤직비디오

유라시아 인스타그램

 

 

밴드 기린

밴드 기린, 이미지 제공 – 튜나레이블

‘밴드 기린’은 2017년 부산에서 결성된 4인조 밴드다. 캐치한 멜로디와 중독성 있는 리프, 청량함과 로맨틱한 분위기를 동시에 머금은 완성도 높은 보컬 윤혜린의 존재감이 돋보이는 팀으로, 팝록 계열의 여러 시도를 병행해오다 최근에는 밴드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팝펑크 장르에 정착했다.

안정된 연주력과 부지런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사무실 이어폰서트’ ‘꽃별천지’ 콘서트 등을 이어왔으며, 싱글 5곡과 데뷔 EP <Beautiful Days>(2020)를 발매한 바 있다. 최근에는 무려 127개 팀이 참여한 제1회 ‘부산 버스킹 페스타’에서 대상을 받은 바 있다.

밴드 기린 ‘Beautiful Days’ 뮤직비디오

밴드 기린 인스타그램

 

 

그루잠

그루잠, 이미지 제공 – 튜나레이블

‘그루잠’은 특별하게도 이번 공연의 개최지인 통영 출신의 밴드이자 동원고등학교 재학생들이 결성한 밴드다. ‘깼다가 다시 든 잠’을 뜻하는 밴드 이름처럼 “현실에서 벗어나 다시 꿈 속으로 여행하자.”라는 모토로 멤버들이 좋아하는 얼터너티브, 슬래커 록 중심의 커버 및 자작곡을 만들어오며 활동 중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5명 체제로 재편성해 아마추어답지 않은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2022 통영 사운즈 케이스>

일시 2022년 8월 6일 (토) 오후 5시
장소 리스타트플랫폼 아트홀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 46, 스튜디오 빌딩 지하)
티켓 예매 15,000원, 청소년 할인가 10,000원
네이버예약 링크
튜나레이블 홈페이지